[덕암 칼럼] 권불십년이요 화무십일홍이라
[덕암 칼럼] 권불십년이요 화무십일홍이라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12.0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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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균식 회장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십년 가는 권세 없고 열흘 가는 꽃이 없다’는 뜻인데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6년 12월 9일은 대한민국 국회에서 18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찬성 234표 반대 56표로 가결되던 날이었다.

이날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직 권한 대행을 시작했다.

역대 대통령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18대 박근혜 전 대통령, 17대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나란히 철창신세를 지고 있으며 16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살, 13대 노태우, 12대와 11대 전두환도 나란히 교도소 동기가 됐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의 절반 이상은 오욕의 흔적을 남기며 하나 둘씩 권력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대통령이 재임 당시 알아서 기는 사람들의 동선을 보면 아부와 아첨과 간언으로 닭살이 돋을 만큼 살살거리다가 권력 말기 레임덕 시기에 도달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간혹 끝까지 남아 충성하면 세간의 입에도 대단하다고 오를 만큼 한국 정계의 의리는 동네 골목길 불량배들보다 더 형편없는 수준이다.

특히 5년 전 오늘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이듬해 2017년 3월 10일 파면까지 의원수 300명 중 122석이 여당이었음에도 찬성 234표로 탄핵당한 것이다.

한마디로 공천 때는 박근혜의 아들을 자청하며 함께 찍은 대형사진을 집안 거실은 물론 집무실과 선거 현수막에도 대문짝만하게 실었던 인물들이 민심에 찍히는 게 두려워 배신에 동참한 것이다.

상황에 따라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는 선례를 들어준 것이며 이번 대선 경선에서도 목숨 걸고 충성할 것을 다짐하던 그 많은 인물들이 후보자가 떨어지자 하루 아침에 다 어디론가 사라졌다.

지금 대선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 윤석열 후보라고 다를 건 없겠지만 어느 한쪽이든 낙선하면 권력을 지향하던 참모진들은 어디로 갈까.

자고로 선거판에 뛰어든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업무의 특성상 일정한 틀이 아니라 한정된 기간에 맞춰 움직이는 한시적인 참여자들이다.

당연히 평소 하던 일이 없거나 있더라도 빠져도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다 후보자가 당선되면 원님보다 이방의 나팔 소리가 더 크다.

이른바 대통령을 만든 장본인이라며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너도나도 깜냥도 안 되는 인물들이 요직을 기대하며 줄을 선다.

제아무리 당선자라지만 신세 진걸 외면하면 사냥이 끝나 개를 잡는 거냐며 아우성칠 터이고 들어주자니 이미 소신인사나 인재등용의 의지는 강 건너 간지 오래다.

지금까지 중앙선거도 그러하거니와 지방으로 갈수록 이 같은 폐단은 심한 편이다. 그러니 정작 자리에 앉자야 할 인재들은 구경만 하거나 아예 마음도 먹지 못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물론 자질부족의 한량들이 요직을 차지하니 온갖 비리와 폐단은 물론 관리의 허점과 조직의 기능 저하는 당연한 것이다.

사실 지방의 군수부터 시장, 도지사, 장관, 대통령까지 업무상 주어진 권한은 인사권과 결재권인데 승진과 이직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인사권자에게 누가 덤빌 것인가.

당초 인사권은 적시적소에 알맞은 인물을 기용하라고 주어진 것일진대 이리저리 신세진 자들에게 보은인사를 하다 보니 엉망이 되는 것이다.

하루 아침에 요직을 차지한 한량들의 하는 행태를 보면 임기동안 재주껏 빼먹어야 하니 들러리 업체를 내세워서 관급자재 납품과 각종 인력채용에 마수를 뻗는 것이며 이를 채용하기 위해 맞춤형 공개채용 방식에또 들러리 응시자들이 물만 먹고 가는 것이다.

합법을 가장한 불법, 짜맞추기식 심사와 심지어 각종 용역과 환경교통영향평가까지 모두 지인들로 구성되어 편법으로 통과시키는가 하면 건축심의와 각종 인·허가 내용도 원하는 대로 맞출 수 있으니 누가 단체장에 대한 욕심을 내지 않으며 재임동안 본전 생각을 아니할까.

성실히 일하는 공직자보다 단체장 입맛에 맞게 알아서 기다보면 연공서열을 떠나 승진도 하는 것이고 이러한 인사권자에게 누구 하나 직언으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하고 공직자의 자존심일랑 출근할 때 현관위에 걸어두고 나와야 그나마 가족들 목구멍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으니 어쩌면 좋을까.

그래도 희망이 있는 건 참다보면 다음 단체장이나 대통령은 좀 나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견뎌보는 것이다. ‘상탁수 하부정’이라 했다.

대통령부터 인사에 대한 철학과 소신과 안목이 부족하여 동네 친구들 떡 나눠 주듯 입법구성원과 행정의 국무위원을 겸직하니 나라꼴이 허구한 날 이 모양 이 꼴이다.

입법, 행정, 사법의 3권 분립은 사회 구성의 기본임에도 이를 간과하고 야당은 청문회조차 자신의 입담 자랑의 기회로 삼고 있으니 인사독주의 제동장치는 있으나 마나다.

이제 임기 반 년 남았는데 과연 다음 대통령이 현재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떤 형태로 정부를 이양 받을지 두고 볼 일이다.

하마평부터 정치보복이 있네없네 하니 청와대가 가시방석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방으로 갈수록 토착세력과의 결탁은 부패의 연속이 되는 것이고 정상적으로 경쟁해야 할 업체간의 노력이나 과정은 무색해지는 것이다.

무던한 건지 무식한 건지 순진한 건지 우매한 국민들은 같은 꼴을 수 십년 반복하고도 요즘처럼 대선캠프의 인사들을 보면서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 싶다.

권력을 믿고 너무 나대지 말아야 한다. 십년 전 태산을 옮길 것 같던 인물들이 자리에서 밀려나자 지나던 개도 쳐다보지 않더라.

누구나 살아온 흔적은 지울 수도 번복할 수도 없으니 매사에 허욕을 버리고 훗날 돌아볼 때를 생각해야 한다.

권력도 그러하거니와 사람의 젊음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열정적으로 일하고 보람을 느끼며 미래를 꿈꾸는 것도 한때다.

복지라는 미명하에 청년들이 안일함에 익숙해진다면, 여성의 인권존중이라는 미명하에 평범하던 여성들까지 극성이 된다면 그렇게 얻은 표심으로 잠시 권력을 잡을 수 있을지라도 뒷감당은 누가 할 것인가.

기껏 하는 일이라고는 국민들끼리 서로 신고하고 미워하며 갈등을 조장하여 이간질시키는 등 나라를 말아먹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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