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역지사지 분열 조장은 이제 그만
[덕암 칼럼] 역지사지 분열 조장은 이제 그만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12.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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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사자성어 중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라는 의미인데 가령 소비자와 판매자, 시비가 벌어졌을 때 상대방의 입장은 어떨까를 고려한다면 화해와 용서의 분위기가 더 넓게 퍼지지 않을까.

언제부터인가 국민들 사이에 분열과 대립의 분위기가 생겨났다. 물론 이 같은 과정의 속내를 파보면 누군가는 사전에 교묘한 이간질을 조장했으며 그로 인한 득이 있기에 그러했을 것이란 예측이다.

대표적인 예로 영·호남간의 지역감정이다. 이미 광복 이후 7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투표함을 열어보면 호남은 푸른색, 영남은 붉은색의 색깔로 드러난다.

색깔 하니 또 생각나는 게 종북세력이니 좌파·우파니 하며 빨갱이 운운하는 정치적 색깔로 구분 짓는다. 이미 조선시대부터 동인·서인, 남인·북인, 이파·저파 온통 파 밭이다.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계파간의 위화감과 그로인한 갈등의 폐단은 고스란히 죄도 힘도 없는 백성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하루아침에 호남인들이 유권자를 대량 생산해 표를 잡을 수도 없다보니 자연스레 막강한 단합이 생기고 어디가나 호남인들의 단결력은 정평이 나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우리가 남이가”라며 멍하니 구경만 하다가 권력을 놓치고 나니 그 허전함이란 예상보다 컸고 뒤늦게 좌불안석 정권교체를 외치며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오두방정을 떨지만 그게 그리 쉽게 될 일인가.

이제 대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자 후보들은 물론 신문·방송이 온갖 프레임작업을 벌이고 민간 여론조사 회사들도 대목인 것처럼 시도때도 없이 코끼리 코만 만져보고 긴 짐승이라며 발표를 남발한다.

이 또한 순진한 국민들이 그러려니 하며 18명의 후보들은 존재 자체도 모른 채 이재명·윤석열만 쳐다보게 된다.

정치도 그렇지만 그동안 사회 각 분야를 보면 어떤 이슈가 있을 때마다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종결 때까지 으르렁거리며 발톱을 세운다.

찬반문제는 각자의 입장이 있겠지만 고용주와 고용인, 남성과 여성은 물론 대통령 후보는 물론 어제 발표한 코로나 백신에 대한 견해도 다르니 이 얼마나 우매한 백성이며 무책임한 정부인가.

당초 정부가 우한발 중국인 입국을 막은 의사협회의 입을 막은 것도 모자라 이제 백신은 안전하지 않다며 수많은 의사들이 입을 모아 양심선언을 했음에도 정부의 막강한 정책 앞에 모기소리만도 못한 독백으로 그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자영업자들의 대규모 폐업은 예정됐다. 방역정책이 조금만 잘 되면 대통령이 잽싸게 마이크 잡고 일상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생색냈다가 확산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꼬리를 내리고 대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의연한 발표를 이어간다.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자 위드 코로나를 발표하고 이제 상황은 영업시간 풀린 자영업자들과 방역확산을 우려하는 국민들 사이에서 건강여부를 두고 대립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백신접종을 강력하게 강조하고 아직 미접종자들은 거부하는 분위기가 급속히 늘고 있다.

물론 백신 접종의 후유증으로 사망자나 중증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런 공포분위기가 조성된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미접종자들로 인해 접종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처럼 비춰지는 분위기다.

이제 사태는 미접종과 접종에 대한 구별로 나눠지면서 공공장소는 물론 일반 식당까지 미접종자는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미 비현실적인 방역지침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신고 포상금을 수령하려는 코파라치가 극성을 부리는가 하면 거미줄 같은 법망에 위법사항이 발생하면 서로 신고하고 처벌받은 당사자 또한 보복성 신고를 해대니 이 무슨 선의의 이웃사랑과 배려가 생겨날까.

이렇듯 민심이 갈라지고 서로 대립양상을 띠면 누군가는 상대적인 득이 있는 것이다. 당장은 지역감정을 조성하여 머리 숫자로 권력을 차지할 수 있는 영남권 정치 인사들이 그러하고 보란 듯이 한번 잡은 권력으로 국물이 멀겋도록 우려먹는 호남 정치인들이 그러하다.

그리고 국민들이 역병의 창궐로 온갖 고통을 겪는 와중에 서로 신고해대니 굳이 현장 나가지 않고 책상머리에 앉아 위법사항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공직자들이 그러하다.

남과 북이 통일 되지 않아야 살 수 있는 자들이 있고 도덕과 예절이 붕괴되어야 이를 빌미로 예산을 편성하여 곶감 빼먹듯 빼먹을 수 있는 자들이 도처에 즐비하다.

뿐인가 이념과 체제가 다르다며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순진하고 착한 국민들에게 박수와 동참을 강요하며 연신 홍보에 열을 올린다.

언제까지 이 같은 악순환이 계속될 것인가. 대체 이 나라의 현실과 미래가 어찌 이리 암담한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온갖 비리와 의혹으로 서로 생채기를 내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돌이키기엔 너무 얼룩진 바닥을 드러내 보였다.

백신후유증으로 사망한 장례식장을 찾아 함께 울어줄 발상이나 구름인파의 군중 대신 방역지침을 지키는 척이라도 할 기본적인 예의는 생각지 못하는 모양새다.

당선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에 아연실색이다. 군소 후보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한 채 국민에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종용하는 형국이니 어쩌란 말인가.

필자가 짚어본 일반 국민들의 의견 중 상당수가 둘 다 아니라 한다. 차라리 투표를 포기하겠다거나 이리도 인물이 없냐는 불만들이다.

과연 없을까. 있겠지만 누가 감히 이 살벌한 싸움판에 뛰어들 용기나 자질이 있을까. 근처만 와도 벌거벗기고 뼈도 못 추리는 권력의 전쟁터에 나설 수 있을까.

원고가 없으면 몇 마디 말도 못하는 후보들, 둘 다 군 복무도 안 해 봤으면서 60만 대군의 사열을 받을 꿈을 꾸는 후보들, 온갖 인맥과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원들로 당선 후에는 보은인사의 빚을 갚아야 하는 후보들, 막대한 자금과 정치보복의 방정식에서 자유롭지 못한 후보들이 2022년부터 2027년 까지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그래서 국민의 손으로, 뜻으로, 현명한 판단으로,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분열보다 화합으로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지도자가 선출됨으로써 위대한 대한민국의 찬란한 미래는 프레임 작업이나 언론의 선동이 아닌 오직 국민의 뜻으로 선택할 수 있는 확실한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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