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예산확보는 차기 총선의 교두보
[덕암칼럼] 예산확보는 차기 총선의 교두보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1.10 0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오는 2024년 4월 10일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1년 3개월 앞두고 서서히 정계의 판도가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당선이후 2년은 시간상으로 여유 있는 행보를 걸을 수 있지만 지금처럼 1년 남짓 남으면 제아무리 대단한 정치인이라도 지역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공천도 문제지만 선거 당시의 국민 여론에 따라 하루아침에 배지를 떼야 하는 선출직이라 조직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어찌하든 연임이 되어야 기존에 하던 일을 연장할 수 있으며 4년을 더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당 대표 선출에 대한 초미의 관심이 그러하고 현직 대통령의 권력 유지에 대한 발판을 다질 수 있는 뒷받침이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운영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입법부의 선거와 별개 문제 같지만, 내면적으로는 탄탄한 여당 구도가 받쳐 주어야 안정적인 정치가 가능하다.

작년 연말 여야 대치 상황속에 다수 야당의 예산안 통과에 대한 찬반이 증명했고 이태원참사 이후 벌어진 야당 의원들의 탄핵바람이 여간 세찬 게 아니었다. 어쨌거나 언제 어떤식으로 다시 뒤집어질지 모르는 선거, 5년 만에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선택 해준 180석의 의석으로 지난 3년 동안 뭘 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소야대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의 성추행 문제는 도지사, 광역시장들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렸고 대선과 지방선거의 패배에 이어 위안부 관련 금품문제로 현역 의원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더욱 이미지 추락을 가중했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대통령 5년 임기 중 2년이 지나는 시점이라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차기 총선과 연관성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해야 본전인 경기에 야당이 어부지리로 덕을 볼는지, 여당이 이번처럼 국민의 선택을 받을지가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국회 입성의 시기지만 여차하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 있으면 여당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누가 이번 총선을 잘 이끌고 가느냐에 따라 차기 대선주자까지 넘볼 수 있다.

국내 경제나 국방, 복지 등 여러 분야의 돌아가는 판도를 보면 현재 여당도 그리 여유 부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또다시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분다면 그래서 한번 더 뒤집힌다면 국민의힘은 힘이 빠지는 대신 더불어민주당은 다수당을 유지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권불십년이라 했던가.

더불어민주당의 전성시대에 모든 권력을 독점했던 그 봄날 이해찬 前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20년 장기집권도 문제없다고 했었지만, 말이 씨가 되었는지 십 년을 가지 못했다. 지난 대선과 지선도 국민의힘이 잘해서 이겼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훌륭한 대통령을 선출해야 할 민주주의 선거에서 후보들의 말을 취합해 보면 누가 덜 나쁜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선거였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국민들의 반쪽짜리 선택을 승리로 착각하는 순간 판도는 뒤집힌다. 국민의힘에 나경원, 안철수, 오세훈과 몇몇 주자들이 레이스에 출발 준비를 하는 동안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김동연, 이낙연, 이재명도 그냥 있지는 않을 것이다.

대선을 승리로 이끈 이준석 前 대표 또한 3월 전당대회를 놓고 보수의 아이돌 같던 박근혜 前 대통령도 원하는 대로 당 대표를 만들지 못했다며 대통령의 의중대로 될지 여지를 뒀다. 때마침 황교안 前 대표가 이준석 前 대표에게 바른미래당 출신 암 덩어리는 깨끗이 도려내야 한다는 문자를 전송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래서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집권 여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오는 3월 8일 서울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다. 2월초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예비경선을 거쳐 2월 중순부터 본선에 돌입한다. 또 다른 판은 국민의힘 42명의 당협 위원장 선임이다.

조강특위가 공석으로 둔 사고 당협 26곳을 포함 전체 물갈이를 벌이자 내부적인 소음이 당연히 뒤따랐다. 검사 출신들의 대거 진출, 이준석 계열의 탈락이 이를 증명했다. 끝으로 누가 지역구의 민심을 사기 위해 예산을 많이 확보했느냐에 따라 총선의 교두보가 제대로 세워질지 가늠이 간다. 정치는 세금을 걷어서 나눠 쓰는 시스템의 최상층부에 있다.

돈 많은 것을 해결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돈을 많이 챙겨 와야 지역이 발전하는 것이고 확보한 예산을 사용하려면 건설, 복지 등 어떤 분야든 지역경제가 활기를 찾는 것이지, 제아무리 잘난 척해도 국비 확보에 빈손으로 해를 넘긴 국회의원을 어떤 유권자가 다시 찍어줄 것이며 상대 후보가 이를 그냥 넘길 리 없기 때문이다.

막대한 돈이 지역에 풀리면 건설업자든, 관련 사업의 누군가는 득을 보는 것이고 그만큼 인심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쯤되니 다음 총선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2023년 예산안은 638조7,000억 원이다. 당초 예산안 처리 시한보다 3주 이상 넘긴 늑장 처리지만 다행히 해를 넘기지는 않았다.

여당은 새 정부의 내년도 나라 살림이 의석수를 앞세운 야당의 몽니로 시기도 늦어지고 내용도 다소 아쉽다고 소회를 남겼고, 대통령실에서도 민생 예산의 상당 부분이 윤석열 정부의 예산이 아니라 수적 우위에 앞서는 야당의 예산으로 활용되는 면이 없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야당도 초 부자 감세도 목표 달성했고 국민 감세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고로 정치란 평범한 국민들이 삼시세끼 밥 잘 먹고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집과 돈 때문에 생목숨 끊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다. 세금을 거둘 때는 적시적소에 쓰기 위함이지 특정 개인의 출세를 위해 생색내기로 확보해서 낭비하는 뇌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무리하게 예산 따오는 사람이나 다시 찍어주는 유권자나 모두 공범이다.

새해 들어 여의도의 바람이 더욱 차가운 것은 날씨도 이유겠지만 꿈틀거리는 한국 정치사를 어떤 기록으로 수놓아야 할지 기대 반 우려 반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