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서울시청광장 합동분향소 철거 D-1, 과연 솔로몬의 지혜가 주어질 것인가?
이태원참사 서울시청광장 합동분향소 철거 D-1, 과연 솔로몬의 지혜가 주어질 것인가?
  • 이익돈 기자 mickeylee@naver.com
  • 승인 2023.02.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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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참사 유가족 측과 서울시, 분향소 철거 행정대집행 놓고 서로 팽팽히 맞서
- ‘망신창이’가 된 유가족들의 슬픔과 아픔을 서울시가 외면하지 않기를 바라
이태원 참사 현장 골목길 담벼락에 붙은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유인물 (사진=이익돈기자)
이태원 참사 현장 골목길 담벼락에 붙은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유인물 (사진=이익돈기자)

[경인매일=이익돈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내일까지 합동분향소를 자진 철거하라는 서울시의 요구를 재차 거부하였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다른 추모공간으로 옮길 계획이 아직 없다며, 서울시가 제시한 자진 철거 시한인 15일 오후 1시 이후에도 합동분향소를 서울시청광장에 계속 유지할 뜻을 밝혔다.

유가족측은 지난 12일 오후 1시까지 새로운 추모공간을 제안해 달라는 서울시의 요청을 거부하였다. 현재의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를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여러 차례 공개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도 당차원에서 이를 지원하고 있어 합동분향소를 존폐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에도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서울시 역시 서울광장 분향소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적(조례) 근거가 없는 '불법시설물'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세월호 추모공간처럼 정치적인 쟁점이 되는 것을 미리 막겠다는 의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소통을 거듭 요청하고 나섰으나 유가족들은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를 고수하며 모든 대화를 단절한 상태다. 자진철거 시점인 내일 오후 1시까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태원참사 합동분향소에 향이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애도의 마음을 담아 타 들어 가고 있다. (사진= 이익돈 기자)
이태원참사 합동분향소에 향이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애도의 마음을 담아 타 들어 가고 있다. (사진=이익돈기자)

시는 지난 7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광화문광장이나 서울광장은 규정상 분향소를 설치할 수 없음을 재확인하며 유가족에게 기 제안한 녹사평역 지하 4층 외 다른 공간에 추모공간 설치를 원할 경우 이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유가족측은 현 서울광장 분향소를 철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서울시가 행정대집행(강제철거)에 나설 경우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가족협의회는 성명서에서 “유가족들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통지하는 서울시가 소통 의지가 없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서울시와 더는 직접 소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유가족에게 자진철거 기한 이후에는 강제철거가 불가피함을 재차 강조했으나 서울광장 분향소 설치가 과연 불법이냐 아니냐 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민변과 민주당 측에서 반론을 제기하고 있어 사태 해결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듯 보인다.

또 대화를 강조하던 서울시가 서울광장 분향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부각시키는 여론조사 내용을 최근 공개한 것을 놓고 스스로 이중적인 행태라는 비판도 들끓고 있어 원만한 사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시는 이태원 참사로 인한 유가족의 슬픔과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고 애도한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유가족의 대화를 거듭 요청한다"고 유가족들에게 새로운 분향소 설치 장소에 응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경찰은 분향소 철거에 시가 협조 요청하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시가 직원과 용역을 동원해 천막을 철거하면 경찰은 충돌과 공무집행방해 행위 방지, 서울광장으로 시위대 유입 차단 등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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