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반드시 오고야 말 2050년
[덕암칼럼] 반드시 오고야 말 2050년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2.1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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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오늘은 그리 멀지 않은 27년 이후로 가보자. 최근 국회에서 독거노인들의 공동체 주거 공간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노인복지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2025년에는 국민 5명 중 1명인 20% 2050년에는 40%로 두 배 늘어난다.

이중 절반 이상이 홀로 남는 독거노인으로 전락하게 되는데 남녀가 따로 없다. 독거노인의 경우, 심리·사회·신체·경제적으로 어려운 문제에 노출돼 있어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고독사 중 43%가 65세 이상 노인이었으며, 고독사 한 독거노인의 약 80%가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이 그 증거라 하겠다.

아직은 그리 심각성을 체감하지 않겠지만 자고 일어나면 하루에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사체가 알아볼 수도 없을 만큼 부패해있는 상황을 맞이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현상이 무감각해질 만큼 만연하다면 과연 추모의 장례는 누가 치러줄 것이며 망자에 대한 유족은 기대 조차 못한 미래가 찾아올 것이다.

급증하는 독거노인 고독사는 통계상 당연하다. 베이비부머 시대 5남매·8남매의 다산시대 주역들이 노령에 도달하기 때문인데 예방은 물론 일상적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챙길 수 있는 공동 주거용 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우선 급한 대로 마을회관·경로당 등을 개조하여 공동생활을 준비하고 있지만 공공시설 특성상 주거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 정부도 노인형 공동주택을 도입하여 식사·문화생활을 같이 하실 수 있도록 개발한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민연금은 고갈되고 환경보호 정책의 강화로 주워 팔 파지도 없는 세상이 오면 어르신들은 머리채를 잡고 싸워야 살 수 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지진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 오면 유일한 대안이 윤리의 부활인데 가능할까.

물질적 대안이 없다면 정신적 자산이라도 남겨놔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견뎌 나갈 것이다. 지금처럼 10대 청소년들 중 여자 아이는 인터넷에 잠잘 곳이 없다고 올리기만 해도 수많은 구원자(?)들이 등장하고 남자 아이들이 40대를 구타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성매매 덫을 놓고 걸린 성인 남성을 집단 폭행해 돈을 갈취하는 일은 이제 그리 낯선 뉴스가 아니다. 미성년자 성매매라는 주홍글씨만으로 짹소리 못 하고 당하는 현실은 갈수록 미래 세대들의 어두운 그림자다.

아이들은 거미줄에 걸린 먹이를 무차별 폭행하며 영상을 촬영하는가 하면 범행에 가담한 무리엔 초등학생 등 촉법 소년 3명이 있었다. 지난 5년간 전국 법원의 촉법 소년 사건 접수 건수는 2018년 9,051건에서 2022년 1만6,836건으로 매년 늘었다.

이렇게 아이들의 인구는 줄었는데 사건은 늘어났다는 통계를 보면 1인당 범죄 건수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죄 형태 또한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살인, 강도, 강간·추행, 방화, 절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촉법 소년은 1만1,677명이었다.

강력범죄 유형은 절도가 5,733명으로 가장 많았고 폭력 강간·추행에 이어 불을 지르고 달아나는 방화범까지 다양했다. 부모 세대의 실업과 가출 청소년 문제, 학교 교육의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불러온 미래의 암울한 예고편이다.

일부 탈선 청소년들의 현주소가 이럴진대 집안에서 직접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또한 윤리의 붕괴 도미노 현상 앞에 망연자실 할수 밖에 없다. 잔소리하는 부모를 경찰에 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초·중학생 연령층에서 부모와 갈등을 겪다 의사소통이 원하는 대로 안 되면 112에 문자메시지로 부모를 신고하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부모는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범죄자가 될 것이고 이때부터 가족이라는 구성 자체는 벼랑끝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성인들은 걸핏하면 파파라치 형태의 신고가 마른 들판에 불붙듯 서로 미워하고 분노하며 아이들은 흉포해지고 어린이는 부모를 신고하는 나라, 이게 맞는 것일까. 학교에서는 부모가 학대하면 곧장 신고하라고 가르친다.

부모의 훈육 이유가 어떤 것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학대의 범위나 형태를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신고하라고만 하면 뒷감당은 누가 할 것인가. 과거에는 체벌을 당해도 학대인지 인식을 못 하고 넘어갔다면 요즘에는 학대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해 경찰 신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학생으로부터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 경찰이 즉시 출동하고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하면 구청에 알려 공동 대응하는데 여기까지 오면 가족간의 불신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게 된다. 잔소리만 해도 맞았다고 신고하는 경우도 속출했다.

이렇게 자립적 정서조차 미성숙한 상태에서 성장한 어린이들이 훈육과 교육의 그늘에서 벗어난다면 가치관에 대한 중요성도 모른 채 청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어 사회에 진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왜,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렇다면 지금 어째야 하는 것일까.

학교에서 가정폭력을 방관하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기준점은 알려주고 부모 훈육의 중요성도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닐까. 눈만 뜨면 사람 죽이는 스마트폰 게임과 선정적인 음란물이 손쉽게 노출되는 환경, 10대 혼숙장소가 버젓이 카페라는 이름으로 성업하는 환경, 이러고도 지금의 어린이, 학생들이 성장해서 사회의 주역이 되었을 때 제대로 대우해 주길 바란다면 어불성설이다.

이런 아이들이 앞으로 27년쯤 지난 뒤 2050년에는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그런데 지금 젊은이들은 결혼을 안 하고 여자는 아이를 낳지 않으며 약과 의술이 좋아 안 죽고 버티는 사람만 들어나니 평균수명은 늘어난다.

현 상태라면 1987년생이 27년 지난 2050년 65세 이상이 되고 그 숫자가 전 국민의 40%를 넘는다. 지금 여야 국회의원을 대략 60세 전후로 추정할 때 87세가 될 것이고 필자 또한 86세가 될 터인데 나라를 이렇게 망쳐놓고 그 대가를 어찌 치를지 참담하기 그지없다.

그때 가서도 싸울 것인가. 물론 전국민이 다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연못 속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일으키면 연못 전체가 흐려지는 것이며 악마의 유혹이 속도가 빠른 것이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했다. 정부가 가장 급선무로 만들어야 할 부서는 국민윤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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