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2023 상반기를 보내며
[덕암칼럼] 2023 상반기를 보내며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6.30 0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새해를 맞이한 지 엊그제 같은데 1년의 절반이 지났다.

돌아보면 전반기 남은 것이라고는 170건의 칼럼과 180장의 일기장이 전부이지만 세상사를 적다 보면 부득이 온갖 정보를 다 찾아야 하고 독자들의 알권리 충족에 일조하려는 욕심에 남은 후반기도 같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차곡차곡 벽돌 쌓듯 쌓아온 글들이 이제 만리장성처럼 제법 높은 담벼락을 쌓은듯 하다.

어찌하다 보니 한국인터넷지역언론협회 대상도 받았고 (사)대한생활체육회 총재로서 전국을 누비며 시상도 하고 축사도 했던 기록들이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일조했을 것이라는 자의적 만족감에 젖었던 시간이었다.

지난 상반기는 필자 개인도 그렇지만 국내외적으로 참 다사다난했다. 인기 연예인들이 팬들의 함성 속에 큰 기쁨을 준 반면 일부 정치인들로 인해 짜증이 났던 일들도 끊이지 않았고, 자신의 장점을 활용하여 공익에 이바지하기보다는 상대방 탓을 부각시키며 그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고 있는 현장을 자주 본 바 있다.

정계는 석 달 남은 사고지역 지구당협의회 위원장 자리를 두고 지원서를 마감했고 현역 의원들도 이제는 서서히 지역구 관리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2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지방선거와 총선거 중 내년 총선은 여당 입장에서 볼 때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고, 야당 입장에서는 前 정권 이후 너도나도 바람을 타고 당선되었던 봄날이 그리울 것이다.

이제 여름이 지나고 추석이 다가오면 대충 정계의 풍향을 가늠할 여론이 형성될 것이며 언론에서도 어느 쪽이 유리할지 저울질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누구 탓할 일도 없이 정치인을 잘못 선택하면 그 피해는 유권자들이 고스란히 받을 것이고 그런 오류는 광복이후 지금까지 되풀이되어도 자각하지 않는 한 달라질 것도 없을 것이다.

정계는 그렇다 치고 내년 최저임금을 두고 재계는 어떨까. 고용인과 피고용인이 인건비를 두고 서로 샅바싸움을 하고 있는데, 그 내막을 살펴보면 어제 작성한 칼럼에서 강조하였듯 악순환의 고리를 알면서도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험한 일에 걸맞는 인건비 상승을 요구했다가 편한 일도 험한 일에 준하여 같이 받아야 하고 줄 사람은 재정건전성 마지노선이라며 버티는 형국이니 이대로 가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는 경제난국에 직면할 것이다.

처음부터 우리나라에 적합한 근로기준법을 설정해야 함에도 마구 퍼준다고 표를 구걸하는 정치인이나 놀아도 먹고산다는 포퓰리즘에 덥석 무는 유권자들 모두가 공범인 셈이다. 사회적 갈등 또한 심각하다.

같은 참사를 두고 여야 간 견해가 다르니 이 또 무슨 해괴한 상황일까. 세월호 참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지와는 달리 국민의힘은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였다. 문재인 前 정부가 탄생하는 기폭제였고 촛불은 횃불이 되어 특별법이 제정되었으며 경기도 안산의 도심 한복판에 215기의 유골들을 다시 모아 추모공원을 조성하게 됐다.

‘416생명안전공원’이라는 명칭으로 조성되지만, 홍보하는 모든 내용 중 그 어디에도 흩어졌던 유골을 다시 모아 안치한다는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前 안산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아무 결정권 없는 추진위원회의 토론을  안산시민 모두 찬성한 것처럼 허위로 보고하고 정부는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국민의힘 소속의 시장이 당선되었지만, 감히 이 부분에 대해 손댈 엄두도 내지 못한다. 안산시의 행정적 수장이라면 시민에게 사실을 알려야 함에도 필자를 필두로 시민단체들이 160회나 안산시청 청사 앞에서 집회 시위를 했음에도 여전히 재검토에 대한 생각을 외면하고 있다.

어쨌거나 최근 ‘이태원특별법’이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20명과 유가족들이 도심행진을 하며 여당을 향해 논의를 압박하고 농성장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명백한 정부 잘못이라며 당연히 제정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태원특별법’의 신속처리안건, 일명 패스트트랙 지정을 앞두고 오늘 안건을 처리하게 된다. 국민이 선출한 입법기관의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특권을 두고 내려놓느니 마느니 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같은 참사에 대해 견해가 다른 것도 앞 뒤가 안 맞는 일이다.

‘이태원특별법’을 정하는 게 정당의 입장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정할 명분과 가치가 있다면 초당적인 의견이 일치되어야 하지만 아니라면 왜 아닌지가 밝혀져야 한다.

특별법이 제정되어 세월호와 같은 일들이 진행된다면 그래서 서울시민들 대부분이 알지 못하는 사이 이태원 상가 중심지에 세월호처럼 유골이 합장되어 추모공원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그럴만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설치해야 한다.

세월호 ‘세’자만 거론해도 여론의 뭇매를 맞던 시절도 있었고, 막대한 정부의 지원이 셀 수 없을 만큼 방대한 규모로 안전한 나라를 추구했다. 가짜뉴스가 판치고 일국의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주범이 되어 촛불에 밀려났다.

다시 이태원 참사가 정부 탓이라고 주장하는 방향의 끝자락이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를 표적으로 한다면 국민들이 얼마나 공감할까. 죽음을 애도하고 촛불을 켜는 것이 추모 그 자체여야 한다.

정권의 유불리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서도 안 되고 혹여 그런 일들이 희생자들을 두 번 상처 주는 일이 되어서도 안 된다. 나라 밖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미국의 간접 개입으로 제3차 세계대전을 우려할 만큼 확산하고 있다.

오죽하면 교황청에서 중재에 나섰을까. 최근 한일 간에 물꼬가 트이는가 싶더니만 반대로 한중 간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현지 교민들의 전언에 의하면 국가 간의 한파에 많은 국민들이 추위를 탄다는 것인데, 지도자를 보좌하는 측근들의 판단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문명보다 운명이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전반기였다. 우연일까 음력 5월 13일 죽취일인 오늘, 1년 전 500그루나 심었던 술에 취한 대나무들이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 춤을 춘다. 세상이 어찌 되든 말든 밤바람에 잎사귀 바스락거리며 고운 소리로 합창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