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재보궐선거 위해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사퇴 요구해”
추미애, “재보궐선거 위해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사퇴 요구해”
  • 이익돈 기자 mickeylee@naver.com
  • 승인 2023.06.30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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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나달라는 대통령의 이야기를 전달받았다”고 밝혀
- (고난 이겨 내며 있는 힘 다해 싸우는) 간고분투(艱苦奮鬪) 자세로 더욱 단단해져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사진=뉴스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사진=뉴스핌)

[경인매일=이익돈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6월 29일 오후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해 사퇴 이유와 관련된 숨은 이야기와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결정문 이야기를 밝혀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추미애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1월, 1년만에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나게 된 당시의 상황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다. 출연한 추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나달라는 대통령의 이야기를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전달받았다"면서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고, 중간에서 농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전 장관은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자리에서 "당시 민주당에서 재보궐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검찰개혁 이슈가 퇴장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낙연 대표가 저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장관은 "저도 (그동안) 진실을 말할 수 없는 것이 좀 답답했어요. (문재인) 대통령께서 저한테 '물러 나달라'고 말씀하셨어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의결을 준비하느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몇 달을 버텨왔는데, 그 결론이 제가 물러나는 거라고 하니까 '이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는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먹먹하고 무척 힘들었습니다.”라며 당시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저를 물러나게 하면) 밖으로 나가는 시그널이 무엇이겠어요? 그 후폭풍이 너무나 겁이 나는 거예요. (윤석열) 검찰총장이 쾌도난마처럼 달리는 것만 남은 거지요. '내 앞에는 어떤 장애물도 없다'고 생각할 거 아니겠어요. 그러면 검찰 국가의 탄생을 아무도 못 막아요. 거의 촛불 국민에 대한 역모가 일어난 거예요." 라고 말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의결) 사안의 심각성을 말씀드리고, 최종 결재권자인 대통령의 재가 사인도 받기 위해서 청와대에 찾아가 대통령과 한 시간 가량 보고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대통령께서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오는데 추 장관이 없었다면 가능했겠느냐며 덕담을 해줬다" 면서도 "저를 유임시켜야 윤 총장 징계 건이나 검찰개혁 등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법무부 장관직에서 물러나달라는) 결론은 똑같았다"고 말했다.

"장관직 사의를 표명하면서 '나는 왜 물러나는가' 같은 퇴임의 변을 보통 언론에 발표하는데, 추 전 장관은 물러나면서 별다른 얘기가 없었던 것 같다"는 물음에 그는 "타의에 의해 물러나는 거였고, 당시 상황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감정이나 표정 등을) 수습하기 어려웠다"면서 "당시 민주당에서 재보궐 선거를 잘 치르기 위해서는 검찰개혁 이슈가 퇴장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낙연 당시 민주당 대표가 저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거듭 밝혔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뿐만 아니라 윤석열 검찰총장도 곧 물러나게 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추 전 장관은 "그러나 저는 (윤석열 총장) 핸들링이 쉽지 않다고 느꼈다"라고 답했다. "그때 제가 절망감을 느꼈던 것은 대통령도 검찰총장을 핸들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이미 느꼈다는 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를 물러나게 하면 어떤 시그널이 되겠냐"라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잘못한 게 없는데 (추미애) 장관이 무리수를 뒀다'는 게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고 전해졌다.

추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첫 단추가 인사 실패,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하면서 (검찰의) 인사권을 모두 줘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윤석열 검찰의 적폐 수사 효능과 성과를 우선순위에 두고 ‘무소불위’의 힘을 실어줬다"면서 "너무 신임한 나머지 어두운 면, 부정적인 면을 간과했다"고 안타까워했다.    

2020년 11월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하고, 징계를 청구해 같은 해 12월 16일 윤석열 총장 정직 2개월을 결정했다. 2021년 10월 14일 서울행정법원이 1심에서 윤석열 총장의 정직 징계 처분이 정당한 결정이었다는 판결을 내렸다. 

한편 이날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추미애 전 장관은 120쪽에 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결정문'을 공개하면서 그 의미를 되짚었다. 당시 윤석열 총장 직무정지 및 징계 사유의 핵심 내용은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사법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사찰, 채널A 사건과 한명숙 총리 사건 등에서 측근을 비호하기 위한 감찰·수사 방해, 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검찰총장 조사 관련 협조 의무 위반 및 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총장으로서 위엄과 신망 손상 등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총장 징계 결정문'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추 전 장관은 "(징계 결정문 안에 윤석열 총장의) 범죄 혐의가 다 들어있지 않냐"고 답했다. 이어 그는 "재판부가 1심에서는 판사 사찰 문건, 채널A 감찰·수사 방해가 굉장히 심각하고, 검찰 사무의 공정성과 적법성을 침해했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렇다면 그게 무엇인가? 범죄자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끝으로 추 전 장관은 "낙관이냐, 비관이냐는 사치"라며 "(고난과 시련을 이겨 내면서 있는 힘을 다하여 싸우는) 간고분투(艱苦奮鬪)의 자세로 더욱 단단해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추 전 장관은 "시민 정신이 살아있으면 우리는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면서 "역사는 한 분 한 분이 주인공이니까, 주체의식이 살아 있으면 그 나라의 역사는 궤도 이탈을 했더라도 다시 올라오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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