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시 승격 50년' 첨단 자족도시로 대전환 박차
부천시, '시 승격 50년' 첨단 자족도시로 대전환 박차
  • 김도윤 기자 mostnews@kmaeil.com
  • 승인 2023.07.0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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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3년 7월 1일 소사읍에서 부천시로 승격…50주년 맞아 미래 대전환 시동
- 복숭아 산지에서 첨단·문화산업의 산지로 도약 도모…‘자족도시’로 대전환
- 조용익 시장 “역동성과 도전성 동력 삼아 미래 100년의 문을 활짝 열 것”
조용익 부천시장이 2023년 새해 기자회견을 통해 부천시의 비전인 ‘공간복지’와 ‘경제도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부천시)

[부천=김도윤기자] 부천시는 올해 시 승격 50주년을 기점으로 미래 100년을 향한 첨단 자족도시로의 대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부천시는 시 승격 50주년 슬로건으로 ‘부천 50년의 두드림, 미래 100년의 큰 열림’을 내걸었다. 이 슬로건은 지난 50년간의 힘찬 두드림으로 시민과 함께 밝은 미래 100년을 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현대적 시각에 맞춘 새로운 도시브랜드를 통한 도시 정체성 재확립과 브랜드 경쟁력 제고도 준비하고 있다.

부천은 지난 50년 동안 탄탄한 역량과 성과를 쌓으며 인구 80만 규모의 수도권 서부 주요도시로 거듭났다. 미래를 선도할 첨단기업과 문화산업이 움트고 있는 현재의 부천이지만 50년 전 모습은 지금과는 매우 달랐다.

- ‘부천’의 탄생

50년 전 부천은 ‘부천군 소사읍’이었다. 부천군은 지금의 부천시보다 넓었다. 부천군은 소사읍과 더불어 시흥군 소래면, 김포군 오정·계양 2면, 옹진군 영종·덕적·대부 등 6개면을 포괄했다.

‘부천’이라는 지명도 부천군과 연관이 깊다. 지난 1914년 행정 체제 개편에 따라 경기도 부평군이 폐지되고 부천군이 탄생하면서 등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부평의 부(富)와 인천의 천(川)을 따와 이름을 만들었다.

1973년 7월 1일 법률 제2597호 ‘시 설치와 군의 폐지 분합에 관한 법률’의 제정·공포로 기존의 부천군이 폐지되고, 그 안에 속해있던 소사읍이 부천시로 승격했다. 같은 부천군 울타리에 모여있던 나머지 지역은 다른 행정구역으로 넘어갔다.

1975년 10월 김포군 오정면(대장·도당·약대·삼정·내리·오정·원종·고강·작리·여월)을, 1983년에는 시흥군 소래읍 일부(지금의 옥길동·계수동)를 각각 편입하며, 현재 부천시의 경계가 만들어졌다.

1988년 1월 지방자치제 실시에 대비해 구(區)를 나눴다. 특별시·광역시로 승격된 도시를 제외한 일반 시 가운데 전국 최초였다. 이때 만든 구의 이름은 남구·중구였다. 중동신도시 개발에 따른 중구의 인구 증가로 1993년 오정구를 만들면서 종전의 남구는 소사구로, 중구는 원미구로 각각 개칭했다.

1970년대 경인국도 옆에서 판매되고 있는 소사 복숭아 모습 (사진=부천시)

- 부천의 상징이었던 ‘소사 복숭아’

부천은 1930년대 이후부터 1970년대 도시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복숭아 산지였다. 당시 지명을 따서 ‘소사 복숭아’로 불렸다. 대구의 사과, 나주의 배, 고성의 감과 더불어 우리나라 4대 과일 명산지로 꼽혔다.

부천의 복숭아는 성주산을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개량된 복숭아가 처음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00년대 초부터다. 일설에 따르면 인천역장을 지낸 일본인 다케하라가 지금의 심곡본동에서 개량된 복숭아를 처음으로 재배했다. 1925년부터 재배 면적이 크게 늘면서 소사 복숭아는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일본인들이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 복숭아 재배에 주력해 복숭아밭이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이후 부천이 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복숭아밭이던 소사 일대에 공장들이 들어섰고, 소사의 명물이었던 복숭아는 과거로 남게 됐다. 부천시의 상징물인 복숭아(시의 과일), 복숭아나무(시의 나무), 복숭아꽃(시의 꽃) 등을 통해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1970년대 경인고속도로 모습 (사진=부천시)

- 복숭아 마을, 도시가 되다

1967년 7월 경인고속도로 완공, 1974년 경인철도 전철화가 이뤄지자 사람들이 부천에 모이기 시작했다. 서울과 인천을 잇는 지리적 특징이 주거지로서의 장점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당시 부천 교통의 중심 역할을 하던 경인철도 소사역이 부천역(현재의 서울 지하철 1호선)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이 시기다. 역곡역·송내역·중동역이 연이어 신설되면서 부천은 수도권 주요 도시로서의 입지가 더 탄탄해진다.

경인고속도로 완공에 더해 내동 인터체인지(IC)가 생기자 생산품의 수송이 더욱 편리해졌다. 인천과의 지리적 접근성이 수출에 유리한 요인으로 여겨졌다. 주변보다 땅값이 낮고, 교통 여건이 갖춰진 부천에 대기업 계열공장과 중소기업체들이 유입됐다. 경인고속도로 주변의 신흥동·성곡동·오정동 등 부천 북부지역이 경인 지역 공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지난 1989년 노태우 정부의 개발계획에 따라 중동신도시, 상동지구가 개발되면서 사람들이 더욱 모여들었다. 부천의 인구 밀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도로·도서관·공원 등 주민 편의를 위한 기반 시설도 함께 늘어가면서 부천의 공간이 조밀하게 채워졌다. 부천의 인구 밀도는 지난해 기준 1㎢당 1만 5,768명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가장 높다.

하지만 이를 포용할 지역 내 일자리 창출이 뒤따르지 못했다. 수도권 규제에 묶이며 기업 유치와 산업 성장에 제동이 걸렸고, 설상가상으로 기존에 있던 기업들마저 부천을 떠났다. 삶을 일구는 터전이 돼야 할 도시가 ‘잠만 자는 쉼터’가 되며, 베드타운 이미지가 짙어졌다.

- 부천의 화두, 균형발전과 수도권 규제

이와 맞물려 신도시와 원도심 사이의 균형발전이 화두로 떠올랐다. 도시화 과정에서 개별사업들이 파편적으로 진행되며 불거진 문제였다. 민선 8기 조용익 부천시장은 이러한 고민을 풀기 위해 올해 초 ‘공간복지’와 ‘경제도약’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고, 해법 마련에 나섰다.

공간복지는 시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모든 세대와 계층에게 필요한 공간과 서비스를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천의 도시계획을 하나의 그림으로써 기획해 균형 잡힌 도시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과거 부천의 개발 방식이 낳은 병폐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민간전문가(총괄·공공건축가) 제도, 공간환경전략계획 등을 추진해 통합·체계적인 도시혁신을 꾀하고 있다. 경관 디자인 개선을 통한 도시 이미지 향상도 추진해 부천의 도시경쟁력도 한층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제도약을 함께 도모해 지역 균형발전과 자족기능을 실질적으로 이뤄내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원도심과 전통적인 제조업 산업단지가 쇠퇴하면서 주민들이 인천·시흥·김포와 같은 인접 지역 신도시로 이주하고, 부천 지역기업들이 다른 지역의 산업단지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부천은 지금도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돼 있고,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 법률에 따라 공장 신설 등에 규제를 받고 있다.

부천시를 비롯한 경기도, 온세미 등 3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온세미코리아 본사에서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분야 공장라인을 증설하기 위한 착공식을 지난해 7월 개최했다. 테이프 커팅식 진행 모습 (사진=부천시)

- 다시 뛰는 부천, 첨단산업 선도 도시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부천시의 성장 엔진은 계속 뛰고 있다. 특히 전력반도체·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를 이끌 첨단산업이 움트고 있다.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분야 유망기업을 끌어모으고, 도시 및 산업생태계 발전의 시너지를 키운다는 게 부천시의 청사진이다.

부천시는 SK그룹과 손잡고 3기 부천 대장신도시를 친환경 기술 첨단산업 도시로 만든다. SK그룹은 오는 2027년까지 산업단지 내(대장동 621-5번지 일원)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친환경 에너지 연구개발(R&D)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주), SK에너지(주), SK지오센트릭(주), SK온(주), SK E&S(주), SKC(주), SK(주) 머터리얼즈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SK그룹 핵심 계열사 7개 기업이 한곳에 모여 차세대 배터리·반도체 소재, 탄소 저감 및 포집,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친환경 기술개발 역량을 더욱 키운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 석·박사급 인력 3,000여 명이 이곳에서 근무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세계 2위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기업 온세미컨덕터가 부천 온세미코리아에 오는 2025년까지 1조 4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를 통해 부천 공장라인의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생산량을 현재보다 10배 이상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약 5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중소 협력업체 80여 곳의 1900억원 추가 매출도 기대된다.

온세미코리아의 공장 증설 계획의 경우, 수도권 규제에 막혀 좌초될 수도 있었다. 부천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빠르게 대처했다. 공장 증설 승인 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부천시 적극행정위원회에 의견 제시를 요청했고, 공장 증설이 가능하다는 의견 제시를 받아 공장 증설을 승인했다.

조용익 부천시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6월 29일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지영 BIFAN 조직위원장이 나란히 서 있다.(사진=부천시)

- 문화도시 부천, 이제는 산업으로

부천시는 지난 1990년대부터 문화를 가꿨다. 지난 2017년 유네스코(UNESCO)로부터 동아시아 최초로 문학창의도시로, 지난 2019년 정부로부터 국가지정 문화도시로 각각 선정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도 거뒀다. 부천시는 지금껏 꽃피운 문화 콘텐츠·인프라를 기반으로 ‘문화의 산업화’를 이룬다는 미래 계획을 그리고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부천세계비보이대회(BBIC), 부천국제애니매이션페스티벌(BIAF) 등 ‘부천 4대 국제문화축제’를 체류형 관광과 연계해 상품화할 예정이다. 의료관광과 같은 체류형 관광은 일반 관광보다 체류 기간이 길고, 소비 규모가 커서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 평가된다.

오는 9월 문을 여는 웹툰융합센터를 중심으로 창작자를 위한 거점을 마련하고, 모든 문화콘텐츠의 근원인 지식재산(IP) 산업을 부천의 미래먹거리로 삼을 방침이다. 부천의 랜드마크 ‘스카이 뮤지엄 49’ 추진, 부천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부천 8경’ 선정 등 부천의 도시경쟁력과 관광지로서의 새로운 매력을 더해줄 정책도 추진한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50년 전 복숭아가 자라던 부천에서 미래를 선도할 첨단산업과 문화산업이 성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역동성과 도전성을 동력으로 삼아 미래 100년의 문을 활짝 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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