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다
[덕암칼럼]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7.0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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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정당의 견해가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면 그 진실은 거짓보다 못하다.

이는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뿐만 아니라 이전에 있었던 모든 사건들에 대해 같은 사안이라도 견해 차이가 큰 여당·야당의 주장이 상반되면서 국민들 입장에서는 누구 말이 옳은지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단 최근 벌어진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미 필자가 이 사안에 대해 수집한 정보를 5월 23일자 덕암 칼럼 ‘의심을 방치하면 확신이 된다’라는 글에서 구구절절 나열한 바 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의 발생으로 2만 명이 사망했고 17만 명이 피난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앞으로 40년 정도 더 있어야 해당 원전이 완전 폐로 까지 갈 수 있다. 당시 해저 24km 지점에서 발생한 지진인데 진앙지였던 센다이시 앞바다의 남북 500km, 동서 200km 이상의 권역이 흔들린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발생한 오염수 132만톤을 야금야금 30년 동안 태평양에 방류한다는 것인데 이미 2021년 4월에 이를 발표했으며 2023년 올해 여름부터 방류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뭐하다가 개학날이 다가오니 과제물 베끼느라 정신없이 분주한 것이나 진배없다. 급하게 서두르며 난리법석을 떨면 안 그래도 의심이 가득했던 국민들이 생선을 외면한다면 그 다음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동안 뭐했을까. 알면서도 방치했다면 관련부처는 윗선부터 모두 날리는 것이 맞는 것이고 몰랐다면 직무유기 내지 무능력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소문이란 법적효력은 없지만 한번 불붙으면 요동치는 용광로의 굴뚝처럼 식을 줄 모른다.

내용이 어떠하든 생선 먹으면 방사능에 오염되어 기형아가 나오네 마네 하는 근거 없는 구설수를 어찌 막을 것인가. 무조건 막겠다는 어민들과 표심을 잃을까 눈치보다 뒤늦게 부화뇌동 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정치인들의 쇼맨십은 참으로 가관이다.

역사를 돌이켜 보건대 외국의 침략에 대해서도 항복하자, 싸워서 지키자는 의견으로 양분되었으며 임진왜란 이전에도 10만 양병설을 주장하는 측과 이를 트집 잡는 측이 있었으니 죄 없고 힘없는 백성들만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

일단 오염수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는 핵 폐수라고 낙인 찍어 표현하자 여당에서는 마셔도 된다며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내세웠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다. 국민건강이 달린 문제다.

같은 말이라도 야당 대표의 말에는 영향력이 실려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옳고 그른 게 문제지 관심을 끌기 위한 여론의 갈라치기라면 더욱 심각한 발언이다. 반대로 핵 폐수가 맞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

아니면 말고 식의 위험한 발언은 진짜 위험한 것이다. 정당의 입장이 이러다보니 거리마다 오염수를 두고 수 천 장의 현수막이 내걸리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누구 말이 맞는 것인지 의아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결론은 누구 말이 맞는지 전 세계 해수가 흐르는 국가들의 해양 전문가들이 합동조사단을 꾸려 유해성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다. 마침 한국을 찾은 과학 권위자들이 오염수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과학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1회 세계 한인 과학 기술인대회 참석차 방한한 이들은 한국을 포함한 11개국 전문가로 구성된 IAEA 모니터링 태스크포스가 지난 2년 간의 평가를 거쳐 엄밀한 과학적 결론을 낸 만큼 국민들의 불안감을 조장하는 근거 없는 괴담들이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7월 5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인 과학 기술인대회에는 전 세계 각국의 한인 과학기술인과 해외 석학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영국 모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때문에 수산물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괴담에 과학자로서 우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을 경험하고 싶어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는 러시아의 모 교수는 후쿠시마 괴담에 놀랐다며 러시아에선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이야기가 유독 한국에서만 이슈가 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는 의견이다.

이들의 한결같은 공통 견해는 미신이나 추측, 괴담보다는 과학적 근거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빨간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모든 천연색들이 적색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앞서 어필한 내용들에 대해 의심의 눈길로 보면 한도 끝도 없다.

그래서인가. 김기환 중국 칭화대 물리학과 교수는 국제기관이 2년간 검토한 내용들을 과학자들은 신뢰한다고 말했다. 유정하 독일 막스플랑크 플라즈마 물리연구소 책임연구원도 이번 종합보고서는 IAEA TF가 내놓은 것이기 때문에 더 객관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 주류들이 과학적, 객관적, 상식적 판단을 내려야 하기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공신력 있는 과학적 사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의심도 많았다.

저장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의 약 70%가 배출기준을 초과했다는 지적이 일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오염수는 방류 전 균질화 및 측정 단계를 거치고 배출 기준을 초과한 오염수는 다시 ALPS로 돌아가 재정화 된다는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 수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이제 시작이다. 7일 IAEA 사무총장까지 방한해 강도 높은 의논을 벌일 예정이라고 한다.

혹여 이 같은 국제적 움직임이 오염수에 대한 희석 분위기만 띄우는 건 아닌지 의심하는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그에 더해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는 한 그것을 정부가 수입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근거 없는 억측이나 무분별한 난동이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과학과 여론이 서로 간에 중심을 잡기도 전에 충돌한다면 그래서 어느 게 옳은 것인가를 떠나 바다에 생계를 의존하던 모든 관계자들이 삶의 기반을 잃어버린 다음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어떤 이슈든 공익에 부합하고 국민들의 삶을 우선 시하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물론 바란다고 될 일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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