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기획과 추진 그리고 성과
[덕암칼럼] 기획과 추진 그리고 성과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7.1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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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어떤 일이든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드물다. 어쩌다 쉽게 된다하더라도 난관에 봉착하면 쉽게 무너지기 마련이며 기반이 탄탄해야 바로 설 수 있는 것이다.

오늘은 모든 분야가 그러하듯 기획과 추진 그리고 성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돋보기로 들여다보기로 한다.

일단 기획이야 누구나 짤 수 있다. 개인적인 계획, 단체가 추진하는 프로젝트, 그리고 정부가 예비타당성, 이른바 예타를 거쳐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도 있고 이 같은 기획은 대형 국책사업일수록 더더욱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추진과정에는 어떤 일이든 돈이나 노력, 또는 시간이 투입되는데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실패할 줄 알고 시작하는 사람이나 단체는 없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일은 추진하는 당사자의 돈이 아니라 소중한 혈세가 투입되기에 실패한데 대한 책임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지금까지 방대한 실패이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을 본적은 없다. 물론 빼먹은 사람은 따로 있고 감옥 가는 사람은 따로 있기에 대통령 한 사람이 징역살이를 할 때마다 병풍 뒤에서 곶감 빼먹은 사람은 조용한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 야심찬 계획으로 덤비지만 경솔한 출발은 아니함만 못한 것이다. 가령 잠자리를 잡으려 다가서면 잡힐 것 같아도 날아가며 송사리를 잡으려 해도 내 마음처럼 그리 쉽게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군대, 교도소, 기타 모든 집단에 소속된 생활을 보면 그들 나름대로의 룰 이라는게 있다. 일반사병들의 세계는 바로 위 선임사병과의 관계라는것이 있다. 이게 어느 날 갑자기 해당 부대장이 삼촌 내지 지인이라며 내무반에 들어와 특정인을 잘 봐주라고 지시한다면 어떤 반응이 생길까.

물론 눈앞에서야 잘해 주겠지만 티 안 나게 조직적으로 갈구기 시작하면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과거 성매매집결지 철거한다고 성폭력특별법이 시행되고 나서 성매매가 근절되었던가.

오히려 주택이나 오피스텔로 풍선효과처럼 불거져 나가 집계나 관리도 되지 않을뿐더러 음성적인 성매매 과정에 성병환자만 늘고 유사성행위나 SNS를 통한 원조교제, 집단 성매매가 더욱 성행하니 실패한 것이나 진배없다.

이렇듯 그들만의 세계를 고려하지 못한 기획이나 추진과정에 얼마나 많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했던가. 법을 정하고 권력을 쥐었다고 해서 현실을 고려 안 한 정책들이 가져오는 폐단은 지금까지 선량한 국민들을 낭떠러지에 몰아넣은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건축법, 소방법, 식품위생법의 과도한 적용으로 어렵사리 출발하는 자영업자들의 발목을 잡은 것이 어디 한두 곳이며 멀쩡한 기업도 특별 세무조사가 시행되면 털어서 먼지내서 부도난 기업이 또 한둘이었던가.

물론 교묘히 탈세를 계획한 기업은 끝까지 추적하여 징수를 해야 하지만 그것도 권력이라고 지방으로 갈수록 어디 본 것은 있어서 세금징수에 드라마를 찍는 공직자들도 볼 수 있다. 걸핏하면 수색이니 압수니, 개인정보는 물론 모든 수단과 방법을 아끼지 않고 권력의 칼춤을 추는 공직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최근 들어 정부가 시행하는 섣부른 시도에 대해 조언을 던지고자 한다.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그러하고 간호조무사와 관련 분야의 종사자들에 대한 정치인들의 판단이 그러하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지키라고 정해진 법이지만 법대로 하면 될 일이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함에도 현실을 참고하지 않고 법대로 하다 보니 착오가 생기는 것인데, 가령 운전기사에게 운행과 관련된 작업 지시를 하려면 수익을 발생시키는 과정에 과속, 과적, 차량 관리에 필요한 각종 요령을 겸비해야 한다.

하지만 운전기사가 엿 먹으라는 마음으로 일명 FM대로 한다면 수익이 날 수 있을까. 물론 불가능한 일이다. 반항하지 않고 시키는 대로 일 시키려면 AI로봇이나 키오스크 설치처럼 기계만이 가능하지 생각을 가진 인간에게 동기부여나 격려 대신 어느 날 갑자기 법전 펼쳐놓고 바로 잡는다면 과연 바로잡아질까.

천만에 말씀이다. 몇 년 전인가 어느 단체장이 불법 사채업자들 단속하고 계곡에 무단 야영장 철거한답시고 난리를 친 적이 있었다. 현재 어찌 되었을까. 물론 일장일단은 있겠지만 저 혼자 잘난 척 하려는 과정에 그나마 사채마저 사라져 버리자 벼랑 끝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아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삶 자체를 포기한 극빈층들이 한둘이던가.

이게 바로 현실을 참작하지 못하고 우월감과 영웅심에 젖어 언론의 조명에 빛나는 과정이다. 최근 정부가 사교육계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일명 킬러문항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정계와 교육계가 정면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괜스레 돈 없고 그나마도 무료 강의에 의존하던 학생들마저 수강 의지가 실종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오랜 시간 자신들의 밥그릇을 만들어온 사교육시장이 그리 만만하지 않을 것일진대 어느 날 갑자기 내무반에 들어가 특정인을 잘 봐주란다고 해결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24시간 같이 있어주지 못할 것이면 함부로 그들만의 영역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사교육시장의 상층부가 고소득을 올린다고 벌집을 건드려 놓으면 지금처럼 유지되던 시스템의 붕괴로 그들만의 방어막이 처지고 결국 피해는 엉뚱한 곳에서 입게 된다.

개도 먹던 밥그릇 건드리면 으르렁 거리는데 하물며 모든 분야가 각자의 영역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있을진대 면밀한 파악도 없이 섣불리 덤비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현 정부에 조언하건대 지금까지 그랬더라도 앞으로는 뭘 하더라도 신중이 기획하고 추진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란다.

정책이란 현실을 고려해서 추진해야지 무조건 덤빈다고 잡히지 않는다. 하물며 잠자리도 송사리도 쉽게 잡히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책이란 가슴과 영혼을 결합해 정성껏 해도 부족하다. 머리와 법전으로 나댄다면 그 피해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다. 적어도 해당 분야를 경험해 보거나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고 추진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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