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축복받은 땅 대한민국
[덕암칼럼] 축복받은 땅 대한민국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7.1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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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지구촌 곳곳이 몸살이다. 태풍, 산불, 홍수, 지진 등 자연재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전쟁, 테러, 내란 등으로 인위적인 요소까지 더하면 나라별로 빈부격차도 심하고 복지, 인권, 의료 등 생존환경도 천차만별이다.

그러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짚어보면 지리적으로는 축복받은 땅인데, 그놈의 양당체계가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고 힘겹게 만들고 있으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런 정치인을 뽑아놓고 한숨 쉬고 분노에 치를 떨다가도 선거 때가 되면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니 어리석은 것인지 까마귀 고기를 먹은 것인지 구분이 어렵다.

각설하고, 최근 캐나다 산불화재가 환경문제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5월초 시작된 캐나다 산불은 남한 전체의 90%정도 면적을 태우고도 꺼지지 않고 있다. 캐나다는 3억4,700만㏊의 산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3위를 기록할만큼 광활한 산악지대가 포함되어 있다.

불이 불을 낳는 악순환 속에 이제 인력으로 진화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자책들이 현장에서 속속 전해지고 있다. 당국뿐만 아니라 미국, 한국,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스페인 등 세계 각국에서 합동 진화에 나섰지만 진화가 번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 긴급구호대 151명은 지난 2일 캐나다에 도착해 마니와키에서 훈련을 한 뒤 4일부터 퀘벡주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시작했다. 아무 감각도 없는 먼 나라 이야기를 굳이 꺼내는 것은 지구촌 환경오염이 오존층을 파괴하고 그 여파가 돌고 돌아 한반도에도 미치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탄소중립의 숲을 조성하느니 마니 해도 이렇듯 대형 산불이 몇 달째 산림을 태우고 그 산화물들이 공기를 오염시킨다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캐나다는 넓은 면적에 광활한 산악지형은 물론 침엽수림이 빼곡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한번 불붙기가 어렵지 발화되어 탄력 받으면 쉽게 꺼지지 않아 진화가 여렵다. 이뿐인가. 어렵사리 불을 꺼도 한번씩 불어 닥치는 돌풍이나 잿더미 속에 숨어있던 알불이 다시 타 오를때면 소방관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진행중인 522건의 산불 가운데 절반이 넘는 262건이 사실상 진화를 포기한 통제 불능 상태다. 바람이 있다면 현재 대한민국에 쏟아지는 장맛비를 옮겨 갈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참으로 불공평하다.

전문가들의 전언에 의하면 산불 원인 중 하나가 지구온난화라고 한다. 2020년 호주도 폭염이후 대형 산불이 났었고, 2021년 미국과 캐나다에서 섭씨 50도 이상의 폭염과 가뭄이 발생한 후 대형 산불이 잇따랐고 약 30억 마리의 곤충과 동물들이 함께 사라졌다.

2022년 유럽과 아프리카에도 매머드급 산불화재가 발생했으며 이제는 해마다 안 나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과학적으로 풀어보자면 기온이 1.5도 올라가면 산불지수가 8.6% 올라가고 2도 오르면 13.5%로 커진다고 한다.

앞으로 2030년까지 큰 산불이 계속 증가하면 산화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간접피해 비용까지 합산하면 2025년까지 약 25조6억 달러, 한국 돈으로 2경 7천조에 이른다. 산불로 인한 이재민 수는 10만 명이 넘는다.

연기 피해는 대서양을 넘어 아일랜드, 프랑스, 스페인까지 번지고 있다. 제 아무리 온실가스를 줄인다고 하지만 불이 번지면서 온도를 올리고 올라간 온도가 더 큰 불을 부르는 악순환은 막을 길이 없다는 게 문제다.

예방도 안 되고 대책도 없는 산불.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에서는 설마 하겠지만 강릉, 고성, 울진 산불은 명함도 내밀기 어려울 만큼 거대한 불길이 시뻘건 혀를 내밀며 지구 전체를 삼킬 듯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거의 6억t의 탄소가 발생했는데, 이는 2021년 국가 전체 탄소 배출량의 88%에 해당한다. 다량의 메탄이 지구 대기로 스며들어 향후 20년 동안 야기할 온난화는 이산화탄소보다 86배나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랫집 아파트에 불이나 윗집을 태워야만 실감이 날까. 좁은 안방에서 번개탄을 피우면 그 연기, 온 식구가 모두 마시게 된다. 폭 넓은 견해에서 보면 지구라는 거대한 땅덩어리가 점점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지구환경은 지형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어느 나라는 추워서 못 살고 어느 나라는 더워서 힘들다. 이웃 나라 일본만 해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을 머리맡에 두고 그저 운명에 맡길 뿐이다.

한번씩 쓰나미가 덮치고 지반이 갈라져 입을 벌릴 때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인간의 미약함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셈이다. 먼 나라 캐나다 산불은 직접 현장에 가보지 않았으니 각종 통계나 전문가들의 전언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 실상과 심각성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요즘 장마철이라 걸핏하면 물폭탄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며칠 전 중국에서는 계란만한 우박이 떨어져 농작물피해는 물론 인명피해까지 발생하는 기현상이 있었다. 이제 하늘이 행하는 일을 사람이 어쩌지 못하는 일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그저 변하는 대로 꼼짝없이 노출되어 당해야 인류의 미약함이 현실이다. 환경전문가들의 충고에 따르면 현재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거나 지구의 온난화가 심각하다고, 북극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고 이대로 가다간 얼마 못가 해안가 도시들은 수장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며 해수면의 온도상승으로 난류성 어종들이 점차 북쪽에서 잡히는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같은 소리라도 계속 들으면 잔소리가 된다. 지구가 각종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동안 한반도는 어떨까.

어제도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고각도로 발사되어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로 두며 대놓고 위협했다. 자연재해는 피할 수 없더라도 인재는 피해야 하지 않을까. 거대한 자연 앞에 인류가 나대는 꼴은 배가 불러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한반도가 아직은 살만하니 무슨 일이 생겨야 지금의 평화, 안정, 자유, 그리고 행복의 가치를 알게 되는 것일까. 거리마다 서로 헐뜯는 현수막을 보며 2023년 7월 14일 대한민국의 딱한 하루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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