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의원 ‘단식농성 9일만에 중단’, 다른 의원들이 단식 이어가
양평군 의원 ‘단식농성 9일만에 중단’, 다른 의원들이 단식 이어가
  • 이익돈 기자 mickeylee@naver.com
  • 승인 2023.07.19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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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평군의회 여현정·최영보 의원 9일만에 단식 중단, 119에 후송돼
- 박광온, “이재명 대표가 국정조사 하겠다고 선언했고, 정부·여당이 이를 수용하라”고
원희룡 국토부장관(사진=뉴스핌)
원희룡 국토부장관(사진=뉴스핌)

[경인매일=이익돈기자]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련 김건희 씨 일가의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과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철회를 주장하며 단식 농성을 해왔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평군의회 여현정·최영보 의원이 단식을 중단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요청에 따른 것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와서 상황을 보니까 단식을 더 지속하는 게 건강을 아주 위협할 수 있어서 단식을 중단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단식 농성이 9일째 진행되던 경기도 양평군청 앞 단식 농성장을 비공개로 방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 의원과 최 의원을 만나 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며 병원으로 갈 것을 설득했고, 두 의원도 동의했다. 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에 따르면 여 의원과 최 의원은 복통을 호소하고, 기력 쇠진으로 오래 서 있기도 힘든 상태로 전해졌다. 

이날 119 구급대원들이 도착했고, 농성장에 쓰려져 있던 두 의원의 혈압과 맥박 등을 확인한 뒤 들것으로 차량으로 옮겨 인근 양평읍 양평병원으로 후송했다. 박 원내대표와 당직자들은 후송 과정을 지켜봤다. 지역주민들은 두 의원이 후송되자 "여현정 힘내라, 최영보 힘내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농성장에는 민병덕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임종성 경기도당위원장, 정동균 전 양평군수, 최재관 여주시양평군지역위원장 등이 함께 하고 있었다. 여의원과 최의원이 119에 후송됐지만 단식 농성은 계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당 여주시양평군지역위원회 김연호 대변인은 "두 의원의 뜻을 이어받아 릴레이로 단식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고속도로의 종점을 변경하는 계획은 명백하게 새 정부 들어와서 잘못한 결정이고, 그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이고 양평군민, 서울시민, 또 이 길을 이용하는 모든 국민들의 바람"이라고 밝혔다.

또 "그것을 바로잡고 힘을 모으는 데 두 분 양평군 의원님들이 굉장히 많은 기여를 했다고 판단하고, 이 싸움은 계속해 나갈 테니까 우선 병원으로 가도록 말씀을 드렸고, 다행스럽게 두 분이 동의를 해 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에 대해 "이 사안에 대해서는 이미 이재명 대표가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선언을 했고, 저도 정부·여당이 이를 수용하라고 얘기를 했다. 내일 국토교통위원회가 열리면 그 문제도 같이 우리 의원들이 강하게 요구를 했을 텐데, 일단 수해 피해 때문에 국토위를 잠깐 미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그것과 무관하게 국정조사는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국정조사 의지를 밝혔다.

한편 양평군의회 여현정·최영보 군의원과 최재관 여주양평지역위원장 등과 함께 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 1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방문하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형법상 직권남용죄'혐의로 고발했었다.

고발장에서 "피고발인 원희룡 장관은 지난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발표 때부터 유지돼 오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양서면 노선을 윤석열 대통령 처가에 특혜를 줄 목적으로 대통령 처가 땅이 소재한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하도록 직무권한을 남용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로써 피고발인은 국가 및 지방 행정력을 대통령 처가의 사익을 위해 사용되게 하는 것은 물론 국토부와 양평군 공무원들이 의무에 없는 일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원희룡 국토부장관 고발 이유를 밝혔다.

여현정 양평군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약 1조800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지금까지 이를 추진하면서 이미 수십 억원의 세금이 소요됐다"면서 "원 장관은 이를 무시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한다는 이유로 독단적으로 사업을 백지화했다"고 지적했었다.

민주당 최재관 여주양평지역위원장은 "수년간 양서면을 종점으로하는 단일 노선이 추진돼 오다 올해 2023년 5월 8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 발표에서 갑자기 종점을 강상면 병산리를 종점으로 하는 노선안이 전격 발표됐다. 당시 노선 변경 과정에서 주민의견 수렴 등 공론 과정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은 2년 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고속도로 노선이 지난 5월 갑자기 변경되면서 불거졌다. '변경된 강상면 종점 부근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며 민주당이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원희룡 장관은 돌연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다. 국토부는 당초 노선 변경이 '양평군의 요구'라고 했다가 '용역업체'가 제시했다고 입장을 번복하며 해명하기에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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