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카르텔과 프레임의 천국
[덕암칼럼] 카르텔과 프레임의 천국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8.03 13: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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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국회를 출입하다보면 의원들도 만나지만 보좌진들이나 기타 공직자들도 자주 접하게 된다. 언론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일반인들처럼 속 시원히 말하기보다 한 템포 걸러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한결같은 공통점은 현실과 진실의 차이가 적나라하다는 것이다.

특히 현역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일국의 입법 구성원이 아무나 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체감하게 된다. 특히 재선이나 3선 4선 의원들은 나라살림을 보는 견해가 일반 국민들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똑똑한 선을 넘어 해박한 법률적 지식과 차원 높은 정보는 물론 피감기관으로부터 입수한 각종 자료를 통해 국고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는 편이다. 최근 국가정책의 문제점으로 손꼽히고 있는 여러 사건들이 갑자기 터진 일일까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 뒤 특정 사건을 시작으로 불거지는 것이지 수년 전 이나 수 십 년 전 일들이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는 당면한 문제점을 물 타기 하거나 시간이 약이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믿기 때문이다.

오늘은 진실과 현실이 왜 다른지 그런 방법에 통용되는 수단으로 카르텔과 프레임의 함수관계를 논하고자 한다. 먼저 이런 외래어가 통용되는 것은 일반분야에서도 있겠지만 국민들이 다 보고 있는 국회에서 자주 등장한다.

먼저 카르텔이란 의미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동일 업종의 기업들이 이윤의 증대를 노리고 사유경쟁을 피하기 위해 협정을 맺는 것으로서 시장을 독점하기 위한 연합을 뜻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한마디로 담합인데 모기업이 형식적인 자회사를 두고 기업의 분업을 사실상 독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외형이나 이론상 다른 회사 같지만 실제 모기업의 자회사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여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해먹는 경우를 뜻한다. 최근 국회에서 걸핏하면 등장하는 이권카르텔의 속 내용을 보면 정권을 통한 이권이 서로 짜고 치며 반사회적 범죄, 도덕상실증이 심각하다고 난리 법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 땅에 대한 야당의 빗발치는 호통이 그러하고 공기업의 퇴직인사들이 관련 자회사의 임원으로 낙하산타고 내려와 각종 특혜를 챙기는 선봉장 역할을 하는 것 또한 그러하다. 대표적으로 LH 퇴직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감리나 설계, 건축회사에 스카웃되는 이유도 밥 값하니 모셔오는 것이다.

그 뿐인가. 모 판사는 성범죄를 저질러 벌금형을 받고도 멀쩡히 로펌으로 고가에 초빙되는가 하면 일명 가진 자, 힘 있는 자들의 특권은 초법적인 안전장치에 삶을 영위하지만 그로 인해 반대급부에 있는 일반 서민들만 허탈감을 갖게 된다. 상 탁수 하 부정이라 했다.

선거 후보시절에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겠다고 큰소리 땅땅 치다가 당선되면 3년은 조용해지고 다시 선거철이 다가오면 같은 소리를 또 한다. 그렇게 앵무새 마냥 번복해도 과연 내려놓은 건 본 적이 없다. 이렇게 국회의원들끼리 서로 자신들의 특권을 곡 끌어안고 있는 것 또한 특권카르텔이라 할 수 있다.

윗물이 이러니 지방의원도 광역 의원도 마찬가지로 해외로 당연히 다녀오는 것이고 관용차 고급차로 뽑는 것이며 일부 공직자들은 수해 복구 명분 속에 초과 근무수당까지 챙기는 것이다. 더 내려가면 기업에서도 가격 담함을 하다가 적발되거나 사회 모든 분야에서도 기존의 기득권이 가진 무형의 텃세가 일반 카르텔이라 할 것이다.

당초 목적과는 달리 단합이 담합이 되고 우리가 남이냐며 조직을 꾸려가는 목적이 자신들만의 편익, 이권, 욕심을 채우는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산악회가 처음에는 등산을 하다가 인원이 많아지면 정치적 발판으로 변질되고 순수하게 음악, 미술, 체육을 하다가 종래에는 해당 분야의 장이 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또한 그러하다.

독자님은 혹시 순수한 마음으로 모임을 갖다가 본래의 목적과 달라 탈회한 적이 있는가. 그런 경우가 번복된다면 어떤 판단이 들까. 이 세상의 모든 모임에는 고참과 신입이 있기 마련이다. 유경험자가 무경험자를 무시하거나 눌러 보려는 심보보다는 친절하게 알려주고 배려하는 마음이 더 해질 때 세상은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텃세나 갑질을 굳이 영어로 표현하자면 카르텔이다. 욕심은 독식을 부르고 누군가는 배가 부를 때 누군가는 허기지게 마련이다. 다 함께 잘사는 사회를 꿈꾸는 영적 성장이 현제 대한민국에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문제는 그러한 카르텔의 달성목적으로 프레임이 악용된다는 점이다.

특정 물체를 두고 어떤 프레임을 씌우느냐에 따라 해당 물체의 본질마저 달라지는데 진실보다는 현실이 더 앞선다는 점이다. 같은 사안이라도 편견을 갖고 보면 끝이 없다. 긍정과 부정의 차이가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독자님들도 널리 알고 있으리라. 전해오는 말에 밉게 보면 안 미운 것이 없고 곱게 보면 안 고운 것이 없다했다.

최근 가상화폐로 논란을 빚은 김남국 국회의원과 김건희 여사가 해외에서 어린아이를 안고 있다가 빈곤 프레임이라며 언론에 대두된 적이 있었다. 실체에 대한 확인도 하기 전에 어떠한 틀에 넣었느냐에 따라 당사자의 의견과는 무관하게 대중에게 매도되거나 군중심리의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허물을 덮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죄를 뒤 집어 씌우는 경우를 가장 경멸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누구나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가 있기 마련인데 고의적인 살인죄가 아니고서야 용서의 여지가 있는 것이고 정 문제가 된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면 될 일이다.

각자의 다양한 사정과 입장이 있을진대 양쪽 당사자 중 자신은 티끌만한 잘못도 없고 상대방은 잘한 게 한 가지도 없는 프레임을 짠다. 앞서 어필한 것처럼 사람의 욕심은 이해 당사자들끼리 기득권을 형성하게마련이고 이걸 카르텔이라 한다면 목적달성을 위해 진실과는 전혀 다른 프레임을 짜는 것 또한 건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좀 먹는 악재중 하나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영원한 내 것은 없다. 권력도 조직도, 돈도, 건강도 그러하니 지나친 욕심은 버리고 헛된 소문이나 의도적인 계획으로 특정인에 대한 인식을 망쳐놓았다면 이를 반성하고 사죄하는 것도 시기가 있는 것이다. 사과는 용서를 낳고 용서는 새로운 인관관계와 원만한 사회를 구성하는 밑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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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2023-08-03 15:26:42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