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제7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
[덕암칼럼] 제7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9.1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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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마음은 청춘인데 몸은 늙어버렸다거나 60살이 넘었어도 아직은 청년이라며 허세를 부리는 노년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청년은 몇 살부터를 의미하는 것일까. 특히 정치권에서 걸핏하면 청년을 들먹이며 인터넷 세대들의 표를 구걸하기도 한다. 여기서 청년이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절정에 도달해 무르익은 연령대를 의미하는데 젊은 남성을 지칭하는 용어였다.

하지만 요즘 남성만 들먹였다가는 호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시대기에 남녀 모두 포함하는 젊은층이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남자는 청년, 여자는 처녀라고도 부르는데 처녀라면 남자를 다시 총각이라고 불러야 하기에 남녀 모두 묶어서 청년층이라고 부른다.

산술적으로도 과거에 결혼 적령기인 20대를 주로 떠올렸지만 지금은 30대도 청년층에 포함된다. 이대로 가다가는 40대도 청년이 안 된다는 법이 있을까. 필자의 판단에는 이미 40대 청년이 등장했다고 본다.

넓게 보면 15세부터 30대 후반까지 포함되는데 건강검진에서는 만 35세까지가 청년이다. 가령 정부의 청년 전용 창업자금 지원 대상은 39세 이하다. 실제로 전남 순천시청 모 관공서에서는 청년 꿈 찾기 도서 지원사업을 2018년부터 19세~39세로 확대했는데 1월 1일 기준 만 39세라 사실상 40살이고 한국 나이로 41살이니 서서히 40대 청년 시대가 됐다.

또한 강원도 춘천시청의 청년 농업인 영농 정착 지원사업은 신청 자격이 45세 이하 청년 농업인이니 이 또한 40대 청년이다. 이 밖에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주거복지사업 청년입주 자격은 대학생, 취업준비생, 만 19세 이상 만 39세 이하의 청년층이고 중위소득 50% 이하인 사람에게 목돈을 마련해 주는 청년저축계좌지원 대상도 만 39세 이하다.

안 그래도 대한민국 평균연령이 자꾸 높아지고 있는데 청년 나이도 함께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조선시대 성인의 기준은 16세였는데 30대는 중년, 40대 이상은 노년이었다.

어쩌다 청춘이 60부터 시작이라고 할까. 법적으로 따지자면 2020년 8월 5일 시행된 청년기본법에 따르면, 청년이란 19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을 말하는데 크게 3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먼저 청년 발전이란 청년의 권리보호 및 신장, 정책 결정 과정 참여 확대, 고용 촉진, 능력개발, 복지향상 등을 통하여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청년들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다.

다음 청년지원이란 청년 발전을 위하여 청년에게 제공되는 사회적ㆍ경제적 지원을 뜻하고 청년정책이란 청년발전을 주된 목표로 하는 것으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러한 기준치는 해당 지자체의 해석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다.

가령 서울의 경우 서울특별시 청년 기본 조례 제3조에서 청년이란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의 사람으로 규정했다.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시행령 제2조는 고용촉진의 대상이 되는 청년의 나이를 15세 이상 29세 이하인 사람에서 별도의 규칙으로 34세 이하인 사람까지 청년으로 단정했다.

하지만 구금된 수형자의 분류 처우에는 20세 이상 23세 미만을 청년 수형자로 분류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은 몇 살부터 지칭되는 법적 기준이 있을까. 법적으로는 9살에서 24살 미만까지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연령대인 13세~18세를 의미하니 18살 이상이면 청년대라 할 수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청년층의 공감대가 선거에서 표를 좌지우지하다 보니 정치권에서 그냥 둘리 있을까.

일명 MZ세대라 지칭하며 걸핏하면 청년 정치를 운운한다. 지역에서도 청년의 날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물론 예산이 편성되어 단체장이나 정치인들이 기념식에 참석하여 생색을 내지만 정작 자신들의 주머니에서는 한 푼도 나오지 않는 돈이다.

제4회 인천 청년의 날 기념행사가 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 열린다. 청년정책 홍보 부스는 청년 마음 건강 검진 및 상담, 맞춤형 취업 준비를 위한 개인의 신체 진단, 재직자 및 구직지원 정책 홍보, 청년을 위한 응원 메시지가 담긴 포토존 등으로 구성된다.

경북 영천시에서는 2023년 제3회 청년의 날 기념행사가 진행된다. 지방마다 횟수가 다른 것은 해당 지역에서 열린 순서이니 원칙과는 다를 수 있다. 당연히 멀쩡히 잘 있던 청년들이 하루아침에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연륜과 경륜은 다음이다.

필자의 모친이 간혹 하시던 말씀에 너는 늙어봤니, 나는 젊어 봤다며 연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청년은 청년의 특징을 살려야 하며 연륜이나 경륜은 살면서 쌓아지는 것이다. 표만 된다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마구 펌프질하는 정치권의 오두방정 때문에 청년들의 끼와 열정이 자칫 방향을 잘못 잡을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청년의 날’ 없던 명분 찾아서 예산을 배정하거나 청년의 날 당일만 요란한 이벤트와 잔치로 기념일을 축하하는 쇼를 한다면 이 또한 전시행정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차라리 청년의 날 은둔형 청년 수백 만 명을 구제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면 어떨까.

꿈도 희망도 잃어버린 청년들이 늘고 있다.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청년들에게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가 할 일도 아니고 집안에서 부모들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모두 청년 당사자에게 달린 문제이니 결자해지의 원칙에 따라 스스로 자립하여 독립심을 키우는게 중요하다.

행정기관을 방문하고 단체 활동이나 특정 집단의 구성원을 보더라도 중년이나 노년이 설 곳은 없다. 이제는 노년보다 청년이 이 나라의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고 청년들이 활기찬 끼와 열정을 발휘해야 국가가 젊고 역동적인 모습을 갖출 수 있다.

현재 모든 정책은 청년들을 포퓰리즘(대중주의) 정책으로 길들이고 있다. 일할 사람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인데 청년들이 일할 곳이 없어 이른바 방콕 처지가 됐다. 한번 근로의욕을 상실하면 다시 시작하기 힘들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더 늦지 않게 청년들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그것이 이 나라의 사는 것이며, 예의 바르고 무엇이라도 해 보려는 청년들에게 마중물이 되는 것이다. 놀고 있는 청년들에게 청년수당을 줄 게 아니라 무엇이라도 해보려는 청년들에게 수당을 몰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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