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생의 기적이 학대의 비극이 되지 않도록
[기고] 탄생의 기적이 학대의 비극이 되지 않도록
  • 일산동부서 여성청소넌과 여성청소년계 김지훈 경장 kmaeil@kmaeil.com
  • 승인 2023.09.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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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동부서 여성청소넌과 여성청소년계 경장 김지훈
▲일산동부서 여성청소넌과 여성청소년계 김지훈 경장

얼마 전 수원의 한 가정집 냉장고에서 ’18년과 ’19년에 태어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영아들은 생활고와 산후우울증을 이유로 친모가 살해 후 냉장고에 유기하였으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지금에서야 발견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보건복지부는 ’15년부터 ’23년 사이에 임시신생아 번호로 남아있는 아동 2,267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시행하여 병에 걸렸거나 범죄에 연루되어 사망한 아동 256명에 대해서 경찰 수사를 의뢰하였고, ‘출생통보제’, ‘보호출산제’등 출생등록 체계 개편에 대한 입법 추진이 논의되고 있다.

“내 아이는 내가 알아서 키워!”라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은 ‘훈육’이라는 핑계로 수많은 아동을 아동학대에 노출되도록 만들었다. ’22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22년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건 27,971건 중 23,119건(82.7%)이 부모에 의해 학대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해자들은 ‘훈육’을 가장 많은 학대 이유로 언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발달학에서 아동의 시기는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발달 과업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로, 이 시기에 발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후 보완이나 교정이 어려워 성인기에 접어들었을 때 여러 어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아동학대 피해를 당한 아이가 정상 발달 과업을 이루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 또 다른 범죄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하면 아동학대는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아이가 탄생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라서 우리는 이를 기적의 순간이라고 표현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듯이 이제는 아이 키우는 일을 부모의 일로만 여기지 않고 우리 사회의 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혹시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가 보이면 경찰 또는 지자체에 적극적으로 신고해주시길 바라며, 기적이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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