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개도 안 물어가는 돈
[덕암칼럼] 개도 안 물어가는 돈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10.17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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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돈에 대한 중요성은 갈수록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미 돈은 과거에도 대단한 것이었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 나아갈수록 점점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돈으로 물건이나 부동산과 인력을 사서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양심도 살 수 있고 인권과 사상과 철학까지도 살 수 있는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정작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돈의 형태는 달라졌지만 자본주의 생리상 돈의 위력은 감히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물물교환에서 지폐와 동전으로, 다시 온라인 거래에서 가상화폐까지 방법은 달라졌지만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빈부격차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오늘은 빈곤에 대해 현실적인 문제점과 대안을 찾아보자. 일단 요즘 젊은 세대들의 풍토가 심상치 않다. 결혼, 주택, 출산을 포기하면서 당사자 중심의 쾌락과 물질적 풍요, 이기적인 사회분위기가 결합되면서 월세를 살아도 외제 승용차를 타야 하고 신용등급이 하락하더라도 명품 핸드백은 들고 다녀야 사람 대접 받는 것이 아니라면 남의 눈도 그러하거니와 자신도 스스로 움츠러 드는 형국이다.

나중은 나중이고 일단 쓰고 보자는 소비패턴이 유행하면서 장기적인 저축이나 내집 마련에 대한 꿈과 희망은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가난하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성실할 자신이 없다면 현실을 감수해야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젊은 사람들이야 어떤 식으로든 부지런 떨면 밥은 먹겠지만 일하고 싶어도 받아주는 곳이 없거나 기력이 쇠약해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면 그때는 어쩔 것인가.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했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턴가 복지라는 명분으로 가난하고 힘든 국민들에게 다양한 명분으로 수당을 지급하자 너도나도 이러저러한 조건을 맞춰가며 손을 내밀고 있다. 복지란 반드시 필요하다.

장애인, 노약자 등 소외계층에 대한 보살핌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마냥 놀고먹게 해주겠다고 공약을 남발하면 그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일하지 않고 돈을 받는 것을 공짜라고 한다면 공짜니 양잿물도 먹는다는 것이다.

간혹 빈곤 프레임으로 아프리카 어린아이의 얼굴에 파리가 달라붙는 모습을 보여주며 화면 아래에 기부금 후원 계좌가 자막으로 지나간다. 어디서 얼마나 거둬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지도 알려야 하지만 수입과 지출에 대한 내역은 쉽게 찾을 수 없다.

간혹 모금액으로 직원들 상여금 잔치도 하고 업무추진비와 각종 활동비로 사용하는 비중이 적절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진심을 담은 성금들이 줄을 잇는 것이며 어느 정도 빈곤한 사람들의 목마름에 한 모금의 물이라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이와 엄마만 보여주는 화면을 보며 과연 부양의 책임자인 가장은 어디로 갔으며 그 무책임에 대한 여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굳이 남의 나라 가난을 외면하지 않더라도 현재 늙어가며 독방에서 홀로 버티는 우리나라의 어르신이라도 챙겨봄이 어떨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는 상태에서 사회적으로 방치되면 누구 하나 도와줄 리가 없다. 점차 식어가는 인심이나 약자에 대한 배려는 오지랖으로 취급되며 ‘너나 잘하라’는 핀잔으로 남게 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로또라도 구매하지만 가난한 나라일수록 복권열풍이 더 강풍이다. 물론 누군가는 당첨되겠지만 바랄 것을 바라야지 그 돈으로 붕어빵 하나라도 사 먹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우리나라 인구는 50년 뒤인 2073년 5150만 명에서 3765만 명으로 약 1400만 명이 줄어든다는 산술적 통계가 나왔다.

2018년 기준 66세 이상 빈곤율을 살펴보면 한국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으며 정년퇴직 후 65세까지 약 5년 동안 퇴직금을 모두 받고 나면 평균 기대수명인 83세까지 23년 동안 연금이나 노령연금 등 사회복지기금에 기대고 살아야 하는데 죽는 날까지 얼마나 구차하고 비참하게 살아야 할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는 것이다.

계산상 27년 뒤인 2050년이 되면 전체 인구는 4735만 명으로 약 400만 명이 줄어드는 반면 65세 이상 노령 인구는 현재 900만 명에서 1900만 명으로 늘어난다. 거리에는 늙은이들로 가득한 인파들이 메울 것이고 어쩌다 젊은이들을 보면 젊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존중받을 수 있는 시대에 봉착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전체 인구가 줄어들고 노령인구가 늘어나면 출생률의 저하와 의료발달로 인해 수명이 연장되면서 기형적 인구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국민연금이 해결해 줄까. 이미 2040년 국민연금 보험료가 최고점을 찍은 다음 15년 뒤에는 막대한 적자를 견디지 못하게 되어 있다.

연금이란 돈을 거둬야 주든 말든 할 것인데 내는 사람은 부족하고 받는 사람이 넘쳐나면 당연한 결과 아닐까. 오늘은 1987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인권과 자유의 광장에서 빈곤, 기아, 폭력의 희생자 10만 명이 모여 첫 번째 행사를 개최한 이래 1992년 10월 17일 유엔에 의해 ‘국제 빈곤 퇴치 날’로 공인된 바 있다.

사실 빈곤이라는 단어는 어디에 비교하느냐와 각자의 만족도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독자 들은 4인 가구의 가장이 한 달에 얼마를 벌어야 빈곤하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국제사회 기준으로 1인당 하루 생계비 1.9달러(한화 2200원)인데 우리나라에서 그 돈으로 뭘 먹을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전 세계적으로 이 돈도 못 버는 사람들이 약 8억 명이다. 필자가 초등학교 재학시절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가 교과서에 실려 있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은 개미와 나무 그늘에 누워 기타를 치며 노는 베짱이, 겨울이 되어 추위가 몰아치자 개미에게 구걸하는 모습이다.

우리 사회에서 지천에 널린 일자리를 이래저래 외면하고 쓰네다네 하는 것은 근로의욕을 상실하게 된 경제인구가 게을러진 탓이다. 뙤약볕에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필자 또한 온갖 잡일을 다 해보면서 느낀 것은 제일 무서운 사람이 작정하고 덤비는 경우다.

돈을 벌려고 작정하고 일을 하면 하루하루는 소액이지만 고정된 수입에 알뜰한 지출만이 답이다. 부자는 몰라도 빈곤하기 싫다면 현금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의 모친이 전하는 말씀에 의하면 ‘돈은 버는 자랑 말고 쓰는 자랑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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