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임대인 대신 준 HUG 보증금, 절반은 한 푼도 못돌려받았다
악성임대인 대신 준 HUG 보증금, 절반은 한 푼도 못돌려받았다
  • 윤성민 기자 yyssm@naver.com
  • 승인 2023.10.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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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윤성민기자]최근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며 주택시장이 함께 불안한 가운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악성임대인 대신 임차인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의 회수율이 채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단 한푼도 악성임대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해 회수율 0%를 기록한 경우도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이같은 '악성 임대인'은 2020년 83명 수준이었으나 2021년 157명, 2022년 233명으로 매년 적게는 70여명, 많게는 140여명이 늘어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이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집중관리다주택채무자 현황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기준 악성 임대인 수는 모두 37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악성 임대인은 올해 들어 매월 17명 이상씩 가파르게 추가되며 이달 말이면 4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악성 임대인 수가 가파르게 늘면서 HUG가 대신 보증금을 준 세대도 함께 늘었다. 지난 8월 기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악성 임대인 변제 세대수는 총 8천476세대로, 작년 말(4천924세대) 대비 3천552세대가 늘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세입자에게 대신 돌려준 변제액 역시 지난해 말 1조219억원에서 지난 8월 말 1조7천143억원으로 7천억원 가까이 증가했으나 회수액은 1천674억원으로 전체 변제액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회수율이 0%인 악성 임대인 수는 200명으로 전체의 53.4%를 차지했다. 

김학용 의원은 "변제액 회수는 대부분 악성 임대인이 보유한 주택 경매를 통해 이뤄지는 데 이들이 보유한 주택 대다수가 빌라여서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떨어지는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회수액이 늘어나면 HUG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해 보증 발급이 중단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김학용 의원은 경고했다.

김학용 의원은 "재무 건전성 악화로 보증 발급이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HUG가 경매 이외에 보유한 구상채권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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