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팔 전쟁의 종말, 신 민족‧종교전쟁에 따른 민-공의 일시적 봉합,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의 증발, 아라파트와 라빈의 헛 되어버린 꿈
[사설] 이-팔 전쟁의 종말, 신 민족‧종교전쟁에 따른 민-공의 일시적 봉합,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의 증발, 아라파트와 라빈의 헛 되어버린 꿈
  • 이찬엽 논설위원 pinetree0516@hanmail.net
  • 승인 2023.10.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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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엽 논설위원

처절한 살인행위가 가자지구에서 발생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팔 전쟁”은 무모한 전쟁이다. “이나 팔이나” 모두 이성을 잃은 상태다. 가짜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을 신봉하는 거짓 전쟁이다.

민간인을 방패막이로 한 조잡한 전쟁이며, 인명을 업신여기는 반 인류적 전쟁이다. 하마스나 이스라엘이나 가자지구 국민을 볼모 삼은 용서받지 못할 최악의 행동을 하고 있다. 민주진영이나 공산진영(민-공)은 오래간만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평화! 평화! 평화!

이-팔 전쟁은, 우-러 전쟁의 성격과 다르다. 전자는 민족주의(시오니즘: 아랍민족과 유대민족)전쟁이며 그에 따른 “원한(怨恨)의 전쟁”이다. 반면 후자는 누가 맹주인가에 대한 전쟁이다. 공통점은, 전쟁 실익이 없다는 점이다.

일반 국민의 희생만 초래한다는 점이다. 즉, 러시아나 하마스 그리고 이스라엘은 이기적 사고방식에 의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그릇된 사고 때문에 많은 희생자를 낼 수밖에 없는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가자지구 PLO와 요르단강의 웨스트뱅크(서안지구)의 PLO가 이스라엘의 허리를 끊을 수 있기 때문에 전쟁은 불가피했다. 다만, 서안지구는 이스라엘을 용인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다만, 미래를 어찌 알랴.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호전‧자기중심 국가인 러시아나 미국, 중국이 이번에는 평화의 기치를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9.11테러를 벌써 잊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다른 때 같았으면, 중동전쟁을 빌미 삼아 외교간섭과 온갖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바빴을 텐데, 이번엔 달랐다는 게 특이하다. 그러면 왜 강대국들은 그동안의 정책을 포기하고 “평화”를 부르짖을까.

그 이유는, (역사적으로는) 이스라엘 건국의 밑바탕이 된 근본세력이 동유럽 즉, 러시아 투쟁세력들이었고 물주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였기 때문이다. 머리는 자본주의고 몸통은 사회주의세력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바이든이나 푸틴이나 시진핑이나 이젠, “이-팔 청춘”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국의 사태가 급박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팔 전쟁에의 깊숙한 개입을 꺼려하고 있다. 즉, 한마디로, 자국의 정치 내지는 정세가 만만하지 않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가 신냉전과 다원주의로 향하고 있다.

언급한 대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숙명적으로 악연일 수밖에 없다. 허리가 잘리느냐 아니면 양쪽의 혹을 제거하느냐의 싸움인 것이다. 처음부터 묘한 지정학적 정치학적 “부조화 결합”으로 시작된 “미완성의 국가들”이기 때문이었다. “억지로 세운 국가”였고 “분할국가”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양쪽의 강경파의 말이, 이제는 더 이상 잘 통하지 않고 있다. 즉, 현실을 바로 알게 된 일반 국민과 젊은 세대들이 이스라엘의 정책은 물론 팔레스타인의 정책도 부정하고 있다. 부정을 떠나 증오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하마스는, 말 그대로, 가자지구의 국민을 “인간방패”로 삼으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지지를 못 받고, 오히려, 인질을 대하듯 행동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스라엘은 어떤가, 종전처럼 모든 계층이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즉, 다수의 온건파는 강경파의 자국민을 선동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강경파의 태도에 불만이 가득하다.

즉, 각자 자신의 국민을 통한 “인질극”을 더 이상 수용하지 않는다. 전국민의 무장화도 이젠 지쳤다. 이스라엘만 해도, 인질이 된 이스라엘 국민을 끝까지 보호해 줄 의사가 없다. 왜냐하면, 인질 때문에 자국민의 피해가 커진다면, 냉정하게 이를 포기할 자세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PLO의 자국민을 통한 인간방패도 인질극의 하나가 될 수밖에 없고, 이스라엘의 인질 역시 인질극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얼마나 “비참”한가. 얼마나 “신(神)의 의지”에 반하는가.

따라서, 인질들에게서 아주 극히 나타날 수 있는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인질들은 더 이상 자국의 정부가 자신을 적극적으로 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이 얼마나 “처참”한가. 따라서 양국의 국민은 일도양단의 생각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 이-팔 전쟁은 “이”가 완전히 사라지든 “팔”이 완전히 사라져야 만이 해결될 수 있다. 말릴수록 더 싸운다. (가정하여) “이와 팔이 없다”면 중동의 평화는 단숨에 올 것이다.

즉, 아무리 자신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사람(정부, 하마스든 이스라엘 강경파든)이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가해자(정부, 집단)에게 심리적으로 공감하거나 연민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현상은 이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인질들은 단지 독재자(하마스, 이스라엘 강경파)를 철저히 비난할 뿐이다. 그래서, 이 전쟁은 헛된 전쟁이 될 수밖에 없다. 원수가 원수를 살해하는 반복된 과정을 멈출 수 없다. 이(1000만)와 팔(500만)은 상대방의 말살을 기대한다.

그렇다면, 국제사회의 역할은 없는가. 하마스나 이스라엘은 서로의 이루지 못할 이익을 위해 어떠한 희생을 치를 각오가 되어 있는 “반(半) 전시국가(단체)”이다. 양국의 국민은 항상 전쟁을 걱정하고, 이에 따른 불안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2000년이라는 엄청난 기간이 그들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봉합책으로서는 “하나마나의 싸인”에 불과하다.

그러면, 과거, 상호간의 협상을 통한 즉, 아라파트와 라빈간의 폭력(공격)을 폐기한 승인과 같은 결과만 있으면 그것이 가능할까. 당시 아라파트나 라빈은 극우세력으로부터 배신자의 낙인을 감내해야만 했고 그들의 희생양이 되어야만 했다. 즉, 각각의 수반이 체포‧처형당하거나 암살당해야만 일시적으로나마 가능하다.

당시 구체적 상황은 이랬다. 이스라엘의 샤론에 의한 아라파트에 대한 감금이 있었고 부시 대통령의 막말까지 아라파트는 감수해야 했다. 이스라엘의 총리가 바뀔 때마다 PLO를 대하는 기조가 180도 변화하다 보니, 둘 간의 믿음은 제로 상태로 바뀌었다.

지금의 하마스 등은 그 때도 역시 아라파트 수반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좌익의 바라크는 지금의 요단강 서부의 다수 및 가자지구 전부를 PLO에게 공여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아라파트는 이를 거절한 바 있다. 그러니까, 협상테이블도 필요가 없는 지경에 이르곤 했으니 밝은 미래의 청사진은 아무 쓸모가 없어졌다. 그들에게는 “헌신짝”만도 못한 것이었다.  

하기사,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아라파트를 “평화의 장애물”로 판단했으니 초록은 동색 아니었던가. 아라파트와 라빈의 꿈은 헛된 꿈이었다. 그러나 변화의 태동은 있다. 동 PLO 및 서 PLO 대다수는 더 이상 하마스를 지지하지 않고, 이스라엘 정부도 다수의 온건파에 의하여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네타냐후”의 종말도 위험하다!

중동의 화약고가 터지고 주변국으로 전쟁의 화마가 번지는 양상은 더 이상 세계가 용납하지 않는다. 이기적인 이-팔 간의 전쟁에 대하여, 세계 각국은 “피로”를 느끼고 있다. “우-러 전쟁”의 피로감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이미 맛본 터라 더욱 그렇다. 

전쟁은 미개한 행동이다. 미개한 행동을 주도하고 있는 자(국가)는 누구인가. 빨리 본래 자리로 돌아가길 바랄 뿐이다. 다만 우리도 남의 집 불구경을 하듯 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닥칠 “장사정포를 포함한 2만 3000발의 포탄”을 막아줄 “K-아이언 돔”을 지나치게 맹신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에게도, 플랜 B의 작동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찬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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