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제65주년 112의 날
[덕암칼럼] 제65주년 112의 날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11.0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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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독자들은 급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어디인가. 여기서 급할 때란 모든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며 교통사고, 화재, 강도, 자연재난 등 모든 것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119는 화재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번호다.

반면 112는 범죄라고 여겨지는 현장에서 호출하는 번호다. 일단 112를 누르면 지방청 상황실로 연결되고 이는 곧 지자체의 관할 경찰서 상황실로 직결된다. 이후 해당 지역의 지구대로 연결돼 출동하게 되며 소요시간은 대략 3분에서 5분정도 걸리는 수준이다.

대한민국의 치안 수준은 세계 각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물론 좁은 국토에 뻔한 도로사정이니 치안이 좋은 것일수도 있지만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면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11월 2일 ‘112의 날’이다.

신고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신고상황의 수준은 정할 수가 없으니 사소한 협박이나 동네 아이들 말싸움까지 모두 일단 신고하고 본다면 정작 위험한 강력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어쩔 것인가.

이래서 아무리 많은 예산으로 출동 인력을 준비한다 해도 불필요한 공급까지 감당해야 한다면 불가항력인 것이다. 따라서 경찰 공무원이 공복이라면 하인을 부리는 주인이 격을 갖춰야 한다.

반드시 필요할 때만 부르고 불러서는 정중히 수고 많음을 인정하며 사태가 해결 되었을 때는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런 기본을 지키지 않고 너는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는 것이라며 당연한 듯 여기거나 심지어 조금만 시간이 늦어도 민원을 제기하겠다며 반협박식으로 경찰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물론 모든 직원들이 열심히 하겠지만 국민의 신뢰는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 양쪽 모두가 격을 높이고 인정할 때 더 성숙해지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허위신고다. 긴급하지 않은 신고도 문제이겠지만 허위신고는 명백한 범죄행위다.

공급과 수요의 원칙을 배제하더라도 허위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의 허탈감과 무력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자존심의 상처로 남는다. 마치 조롱당하는 기분이지만 마땅히 따지거나 항변 할수도 없는 실정이다.

신고한 사람은 재미로 하거나 아니면 말고 식이겠지만 입장을 바꿔보면 얼마나 심각한 행위인지 알게 된다. 비단 경찰만이 아니라 119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기자로 취재활동을 하는 동안 사이렌 소리만 나면 상황실로 연락해 현장 위치를 파악하고 때로는 소방차보다 더 빠르게 화재현장에 도착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소방대책도 전달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간혹 취재 욕심에 사진을 찍으러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연기를 마셔 응급실에 간적도 있었는데 112는 상황이 다르다. 문제가 발생해도 다음날 당직사건을 보고나서야 사태를 짐작할 수 있다.

밤새 발생한 사건·사고는 지구대에서 해결 못하고 본서까지 와서 가해자·피해자의 조사가 이뤄진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형사지원팀의 협조로 사건의 전말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112 신고 당시 긴박한 사건현장의 정황은 사람 사는 세상 잠시도 조용할 날이 없다는 점을 공감하게 된다.

이쯤에서 간혹 신고 오류를 줄이기 위해 긴급신고번호에 대한 상식을 전한다. 물론 인터넷을 검색하면 쉽게 알겠지만 그래도 덕암 칼럼을 통해 그런 수고도 줄였으면 한다. 먼저 112의 앞과 뒤에 있는 111이나 113은 간첩신고다.

118은 사이버 테러, 122는 해양긴급신고이며 해상사고 발생시 거는 번호다. 125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밀수’처럼 밀수사범 신고전화, 126은 탈세, 다음부터는 좀 복잡하다. 1301 마약신고, 1339 코로나 또는 감염신고, 1398은 부패신고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운전을 하다 도로변에 로드킬로 동물이 사망한 경우 국민권익위원회로 직결되는 110이다. 여기까지는 긴급 상황일 때 사용하는 것이고 118은 개인정보 침해 신고, 가스신고는 1544-4500이다.

어쨌거나 번호가 간단한 것은 긴급할 때 쉽게 암기하기 쉬우라고 정한 것이지 시도 때도 없이 재미삼아 장난하라고 정한 것은 아니다. 오래 전부터 기승을 부리던 보이스피싱은 돈이 급한 서민들에게 악용되던 각종 대출서비스의 유혹이 자칫 더 낭패를 겪는 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서민대출은 1644-1110가 아니면 받지도 걸지도 말아야 한다. 이번 112의 날에는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에서 허위신고 및 비 긴급신고의 자제를 당부하고, 범죄·위기상황에서 망설임 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공모전을 개최했다.

공모기간은 이미 지났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했기에 많은 지원자들이 응모했다. 심사 결과는 1차 심사, 대국민 투표, 2차 심사를 거쳐 10월 27일 경찰청 홈페이지에 발표됐다. 시상식은 11월 2일 기념식과 동시에 진행된다.

총 상금만 1,630만원, 올해 몰랐으면 내년에는 응모해 수상의 기쁨과 상금까지 받는 기회를 권한다. 112,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정황상 강도에게 협박당하는 중이거나 말을 할 수 없을 때 112에 전화 후, 안내에 따라 숫자 버튼을 ‘똑똑’ 눌러 말하기 힘든 상황을 전달하면 경찰은 ‘말없는 112신고’인지 확인후 신고자에게 ‘보이는 112’ 접속 링크를 전송하고 이를 신고자가 클릭하면 신고자의 휴대전화를 통해 실시간 영상을 전달받게 된다.

위치 확인은 물론 비밀채팅이 가능한 ‘보이는 112’를 통해 경찰에게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평소 알아두면 급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했던가. 일단 살아남아야 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지 막상 무력 앞에 무능해지는 바보가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위급한 상황에서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 사람은 평상시에 각자의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위급한 상황이 되면 충분히 대처할 능력이 있음에도 무력해진다. 오늘만큼이라도 경찰에 종사하는 직원들에게 격려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 글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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