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당뇨의 전성시대
[덕암칼럼] 당뇨의 전성시대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11.15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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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5,200만 대한민국 국민 중에 당뇨에 걸렸거나 초기 진입단계에 들어선 인구가 얼마나 될까. 설마 하는 동안 소리 없는 자객, 당뇨가 서서히 그리고 평생 헤어지지 않을 친구가 되었다면 어쩔 것인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당뇨로 고생하며 약 복용은 물론 당뇨에 좋다는 온갖 건강식품을 찾아 섭취한다. 이미 돼지감자와 여주 등 건강식품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현미 식사까지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필자는 1년 전 당뇨 예방의 날을 맞이해 구구절절 관리와 예방에 대해 논한 적이 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환자 발병률은 높아만 가고 있다. 당뇨라는 단어 안에 포함된 병리적 현상을 해석해 보면 일종의 면역성 부족에 체질이 변하는 것이다.

다만 당뇨라는 선입견보다 합병증이 무서운 것이다. 시신경 파손으로 실명이 되거나 수족구병으로 신체의 끝부분이 상하면 상처가 낫지 않아 조금씩 절단하다 결국에 사망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발기부전은 당연하고 잇몸이 약해져 치아가 빠지거나 쉽게 피로감을 느껴 항상 힘들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게 된다.

초기에는 소갈 병이라 하여 냉수를 계속 들이키는데 이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임금들의 갈증 증세를 적힌 부분들이 증명하고 있다. 실제 운동량이 적고 기름진 음식 섭취만 하다 보니 조선시대 왕들의 평균 연령은 43세에 국한된다.

이제 당뇨라는 못된 친구를 어찌하면 만나지 않겠는지, 걸렸다면 어찌해야 옳은 것인지, 현실적인 대안부터 찾아보자. 필자가 평소 칼럼을 통해 경험담을 적는 것은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겪은 나머지를 표현하는바 오늘은 당뇨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병은 알리라고 했던가. 약 20년을 앓아온 당뇨환자로서 각종 합병증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수치를 관리해도 늘 상한가와 바닥세를 등락하는 그래프를 안정되게 하기에는 쉽지 않다. 당뇨약을 복용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는다 해도 더 확실한 것은 걷기 실천이다.

매일 아침 씩씩한 발걸음으로 약 30분만 걸으면 약을 복용한 것보다 훨씬 더 수치가 낮아진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필자 개인의 경험담일 뿐 개인적 상태에 따라 모두 다를 수 있으며 아무런 의학적 근거도 없으니 정설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온갖 좋다는 식품과 약, 체험행사를 다 해본 결과 걷기가 가장 수치 하락에 도움이 됐다는 뜻이다.

지난 14일은 ‘당뇨예방의 날‘이었다.

당뇨병에 걸리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혈당계에서 120을 넘기면 절대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 설마 하는 여유와 방만함은 필자 또한 가져보았던 오만함이었다. 한번 시작되면 아차 하는 순간 당뇨환자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발에 사소한 상처가 낫지 않아 조금씩 절제하던 친구가 얼마 전 사망했다. 처음에 발가락, 발목, 무릎, 한쪽다리를 차례로 절단하고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또 다른 후배는 40대 나이에 시신경이 망가져 시각장애인 마을로 거처를 옮겼다. 주변의 병세들을 지켜보며 당연히 모든 일상이 조심스럽고 신중히 처리하게 된다.

필자와 같은 두려움에 떠는 당뇨환자들이 전국에 약 300만 명을 넘으니 언제 어디서든 예방관리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터지기 전에 진료하면 터져서 치료하는 것의 절반도 안 들어가는 것이 의료비 재테크다.

자동차는 단골 카센터에 은행은 주거래 은행에, 반려견 조차 동물병원에 등록해 정기 관리를 하면서 이 모든 것의 중심인 자신의 건강은 거래처나 관리소가 따로 없다. 어느날 갑자기 이상이 생기거나 사고가 발생 시 119로 신고하고 그다음은 발만 동동 구르지 아무런 대안이 없다.

뒤늦게 대형 병원에 지인이 없는지 살펴보지만 평소 아무런 대책없이 살던 사람들이 갑자기 뾰족한 수가 생길리 만무다. 타이어도 엔진오일도 모두 바닥을 치기 전에 관리하면서 정작 자기 신체에 대한 아무런 데이터가 없다. 주치의를 부를만큼 잘살지 못했다면 주치 병원이라도 있어야 평소 자신의 각종 검진 결과 데이터를 관리했다가 즉각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비단 당뇨뿐만 아니라 인간의 신체는 언제 어떤 경로로 질병이나 사고에 직면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말로는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다고 건강할 때 잘 지켜야 한다고 온갖 미사여구가 동원되지만, 막상 예방이나 사전진료를 권하면 다음에 한다고 한다.

다음에 권해도 또 다음에 한다고 하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야단법석을 떨면서 연락을 한다. 적어도 한 달에 몇 번씩은 해결사가 아닌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화장실 갈 때와 올 때가 다르다. 처음 급할 때는 의사 선생님, 조금 살만하면 담당 의사, 원무과에 계산할 때는 뭐가 이리 비싸냐며 투덜거리는 게 통상의 사람들이다.

자기 몸은 자기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며 임의적 자가 진단으로 의료진의 말을 불신한다거나 듣도 보도 못한 건강식품과 약물 과다 복용으로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현대 의학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당뇨는 물론 이제 암까지 정복할 수 있는 첨단 의료기기가 국내에 하나둘씩 수입, 설치되고 있다.

산불도 그렇지만 병도 초기에 잡아야 한다. 병은 회복하려는 환자와 의료진을 믿는 환자의 믿음이 하나 될 때 회복이 빨라진다. 그리고 병원을 위한 병원이 아닌 환자를 위한 병원이 자리매김할 때 환자도 의료진을 신뢰하고 건강을 맡길 수 있는 것이다.

선진 국가란 모든 분야에서 서로 믿고 애쓰는 나라일 때 가능한 것이다. 걸핏하면 의료사고라고 확인이나 합법적인 절차도 없이 무례하게 행동하는 경우 의료진 또한 환자를 색안경 끼고 볼 수 밖에 없고 결국 환자 개인이 아닌 환자들과 의료진들 간의 불신이 쌓이는 것이다.

의료기관도 공공성을 띠고 있는 분야로 모두가 아끼고 배려할 때 안 하던 서비스도 하게 되는 것이고 가족처럼 돌볼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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