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경 기자수첩] 지방, 지역언론인들의 직책 이대로 괜찮은가?
[권태경 기자수첩] 지방, 지역언론인들의 직책 이대로 괜찮은가?
  • 권태경 기자 tk3317@kmaeil.com
  • 승인 2023.11.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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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경 기자

[경인매일=권태경기자] 최근 지방 언론사들의 지역 담당자들의 직책 남발이 심각한 수준이다. 수습기자에서 차장, 부장, 국장은 물론 편집국장대우, 본부장, 대기자까지 이름도 생소한 직책들이 가득하다.

특히 몇 년 새 언론사의 이같은 직책 남발은 더욱 심해짐을 느낀다. 특별한 기준이나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이 대기자니 본부장이니 적힌 명함을 받을 때면 의아함만 가득하다.

미국의 제22대, 24대 대통령을 지낸 그로버 클리블랜드는 "명예는 정직한 수고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비교하고 돌아보면 과연 그 명예들이 '정직한 수고' 앞에 붙을 수 있는 단어인지는 의문이다. 대기자, 본부장이라는 명예를 얻기 위해 정직했는가? 수고했는가? 그렇지 않다면 기자들이 들고 온 그 직책은 우쭐대거나 남의 위에 군림하고자 함인가?

언론사들과 기자 스스로의 성찰, 스스로의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사회에서 언론에 요구하는 가치는 분명하다. 정직할 것이며, 투명할 것이며, 믿음직해야 한다.

그러나 언론의 현재 행태는 분명 부끄럽다. 낮은 직책이 부끄러울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기준도, 이유도 없이 책정되는 직책이 부끄럽다. 

판타지 소설 속 기사들의 작위조차 이러하지 않았다. 드래곤을 무찌르지 못 한다면 하다못해 마왕에게 사로잡힌 공주님이라도 구해와야 했다. 

그러나 지역에서 군림하기 위해, 광고영업의 수월함을 위해 내려지는 직책이라면 재고해야 한다. 언론사는 물론, 스스로가 그 명함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인지 기자 자신도 되돌아보아야 한다.

기자가 근무하는 이곳에만도 자칭 타칭 대기자, 본부장, 부사장등이 수두룩하다. 오히려 '기자'가 귀한 시대다.

시정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최소한의 명분이나 사명도 희미해진지 오래다. 가끔은 따끔한 회초리로, 또 가끔은 따뜻한 응원으로 시정에 동행하는 것이 지역담당 주재기자라면, 그에 걸맞는 행위가 선행될 때 그 명함이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남들보다 더 높은 직위를 받았다 착각하고, 오만하여 결국은 시정에 대한 건전한 비판이 아닌 무조건적인 비난으로 동행한다면 시(市)와 스스로에 무슨 득이 있겠는가.

나아가 언론 직위를 이용 관계공무원을 고소해 혐의 없음과 광고등의 불만을 욕설과 SNS에 올려 개인의 명예 실추는 물론 근무회사로 까지 출입거절 통보를 받고있는 현실이다. 이외에도 많은 내용의 부끄러운 일들이 있지만 무슨 득이 되겠는가?

언론은 조금 더 겸손해야 한다. 특히 높은 지위에 있다면 더 많이 겸손해야 한다. 내가 높은 직위에 있다고, 출입처와 담당관계자에게 오만하면 안된다. 

작금 기자들이 사회로부터 듣는 ‘대기자’는 식당에서 번호표 받고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멸시와 '기레기'라는 멸칭은 결국 언론과 기자 스스로가 만들어낸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이에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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