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창] 사박사박
[동심의창] 사박사박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kmaeil86@naver.com
  • 승인 2023.12.08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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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박사박

                     이준관

두 그루 나무가 외따로
떨어져 서 있습니다.

한 아이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까지
눈길을
만들며 가고 있습니다.

얘야, 뭘 하니?

눈길을 만들어 주는 거에요.
사박사박…….
두 나무가 서로 만날 수 있도록요.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이준관(李準冠, 1949~ )은 1949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전주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초중등학교 교사를 지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초록색 크레용 하나로」, 1973년 제1회 창주아동문학상에 「대추나무 대추 열매 속에는」이 당선되고  1974년 <심상>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크레파스화』, 『씀바귀꽃』, 『우리나라 아이들이 좋아서』,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쑥쑥』, 시집 『황야』, 『가을 떡갈나무 숲』, 『열 손가락에 달을 달고』, 『부엌의 불빛』, 장편동화 『눈이 딱 마주쳤어요』 등이 있다.

대한민국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박홍근아동문학상, 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을 받았다.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부회장과 한국동시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이준관의 동시에는 새와 나무, 아이, 길 등이 소재로 많이 등장한다. 새와 나무는 자연을 상징한다. 이준관은 길을 가다 만나는 아기새에게 사랑스런 눈길을 보내고, 곧은 길보자 구부러진 길을 더좋아한다.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나무가 더 멋지다. 새들도 곧은 가지보다 굽은 가지에 더 많이 날아와 앉고, 함박눈도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이는 법이다. 이준관은 이런 자연의이치를 누구보다도 잘 발견한다.  

아이가 오따로 떨어져 외로운 두 나무 사이에 눈길을 내며 걷는 것을 두 나무가 만날 수 있게 길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표현했다. 랭보의 말대로 시인은 발견하는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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