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인터뷰] 이충우 여주시장,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한다.”
[송년 인터뷰] 이충우 여주시장,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한다.”
  • 이상익 기자 sangiksajang@daum.net
  • 승인 2023.12.1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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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시,희망 여주”의 슬로건을 가지고 출발한 민선8기 이충우 여주시장의  2023년을 경인매일이 함께 해 보았다

이충우 여주시장

-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용수공급과 관련해 SK하이닉스와의 상생 협약을 둘러싸고 감사원이 주의 조치를 하는 등 호의적인 지역 민심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어떤 소회를 가지고 있는지”

여주시민들은 학창 시절부터 해온 터라 하천 정화 활동에 익숙하다. 그만큼 남한강 살리기는 여주시민에게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남한강이 주는 혜택은 늘 수도권 주민들의 몫이었다.

반면에 여주는 물로 인한 규제가 넘쳐나 제집 지붕 하나 담장 하나 고치는 일도 까다로운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곳이 많다. 물로 인해 40년간 규제만 받아온 여주시민을 위해 시장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다한 것으로 저는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한다.

- “왜 중앙정부와 지방 간에 시각차가 생겼다고 보는지…”

제가 민선 8기 시장에 당선되면서 여러 민원이 접수되었는데 용수공급과 관련한 사업이 여주시민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인근 지역과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많았다.

정부 역시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에 인근 지역과의 상생협력을 강조해 온 터라 용수공급과 관련된 인허가는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중앙정부와 국회까지 중재에 나서 3개월 만에 SK하이닉스와 상생 협약을 맺으면서 마무리되었다.

이번 일의 교훈은 지방행정권의 남용 여부가 아니라 정부가 국가 기간산업을 추진할 때 국가 균형발전 측면에서 소외된 지역은 없는지 형평에 맞게 조정하고 안배하는 종합적인 협의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그동안 여주시는 각종 규제로 지역 개발이 쉽지 않았다. 어떤 규제를 받아 왔는지…”

여주시는 1982년 수도권정비계획과 시행 법률 제정으로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된 이후 1991년에는 환경정책기본법 제정에 따라 12개 읍면동 중 5개 면이 특별대책지역에 포함되었다.

1999년에는 「한강수계상수원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여주시 전 지역이 수변구역으로 규제 대상에 속해 ‘자연보전권역’, ‘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이라는 중첩규제를 받아왔다.

여주시의 정부에 대한 요구는 지난 40년간 여주시의 발전을 제한해온 중첩규제를 법의 취지나 현실에 맞게 완화해달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용수공급 문제로 정부와의 창구가 다양해지면서 여주시의 규제개선 건의도 조금씩 설득력을 얻고 있다.

- “규제개선 노력에 대한 성과는….”

그동안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에 위치한 도시형 공장의 신설 및 증설 면적을 1,000㎡로 제한해 여주시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지난 4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2,000㎡까지 가능해졌다.

또한 자연보전권역 내 6만~10만㎡ 규모 도시개발사업 시 ‘국토부 협의’ 조항이 있는데 국토부가 이를 적극 협력해 주기로 해 지난 5월, 9만㎡ 규모의 여주 창동지구 도시개발사업의 설계용역에 착수할 수 있었다.

또 하수도정비기본계획을 변경해 기본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 2025년부터 재정비하도록 한 것도, 공공하수처리시설 확충에 국비 등 120억을 추가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여주시가 처한 불균형하고 불합리한 규제에 공감한 결과로 보인다.

- “올 한해 SK하이닉스와의 상생 협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가장 먼저 이행한 것은 SK하이닉스가 여주 쌀 소비증진과 지역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한 매년 여주 쌀 200톤 구매 약속으로 올해 1월에 계약을 마쳤다. 핵심은 기업 유치다. SK하이닉스(주)는 여주시가 산업단지를 만들면 20개 이상의 반도체 기업이 유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했고 이는 성실히 지켜지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여주시는 이미 조성 중인 2곳에 더해 신규로 13곳의 산업단지 동시 조성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가남, 점동, 북내, 강천 일원에 조성 중인 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최소 1,5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대부분의 협약 내용은 기업과 경기도, 중앙정부가 협력해야 하는 사업들이다 보니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 한다. 분명한 것은 이 상생 협약의 방향이나 이행이 앞으로 10년 여주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여주시청 전경

- “기업들이 여주에 이전이나 증설을 해야 할 여주시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여주시의 산업단지 동시 조성은 규모를 앞세운 단순 기업의 군집이 아닌 혁신 클러스터로 역량을 강화해 산업 집적지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총규모가 무려 90만㎡에 이른다. 입주 예상 기업들의 관심과 호응도 너무 좋다. 상대적으로 지가가 낮아 분양가도 저렴하고,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인 용인과는 30~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로 교통에도 이점이 있다.

또한 안정적인 전력과 풍부한 공업용수도 강점이다. 현재 70여 개 업체가 호감을 보이고 있는데 기업들의 요구를 실시 설계에 반영하기 위해 내년 1월에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남은 문제는 중앙정부의 인허가인데 그 시간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관련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고 있다.

- “올 한해 여러 기업과 투자의향서를 체결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성과가 있었는가?”

올해 이차전지 신소재 기업인 ㈜그리너지와 국내 비닐랩 시장 1위 ㈜크린랲을 유치했다. ㈜그리너지는 기존 이차전지에 사용되던 흑연을 LTO(리튬탄산화물)로 대체한 LTO 배터리를 연구 생산하는 기업으로 지난 9월에 점동면에 본격 대량 양산체계 구축을 위한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경기도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힘이 됐다.

국내 식품 포장랩 분야 1위 기업인 ㈜크린랲과는 500억 원 규모의 제조설비 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완공이 되면 약 150여 명의 일자리가 생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또 지난 8월에는 전기차 기반의 캠핑카와 구급차를 생산하는 기업인 성우모터스와 투자의향서를 체결하였다.

성우모터스는 여주시에 전기차 기반 구급차와 캠핑카 제조시설 건립 및 레저복합문화공간(뮤지엄) 조성을 위해 1,500억 원 상당을 투자할 의향을 표명해 관광 산업 활성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 “올해 진행된 주요 사업을 소개한다면?”

여주시는 역세권 개발과 함께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옛 경기실크 부지는 ‘2023년 경기도형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으며, 2025년 완료가 목표인 시민회관 재생 사업과, 중앙동 1,2 지역의 도시재생사업도 동시에 진행해 구도심의 정주 환경개선은 물론 침체된 도시 경제를 되살리는 계기로 만들어 갈 것이다.

지난 9월에 여주도시관리공단의 공사 전환 조례안과 조직변경·출자 동의안이 의결되어 10월에 공사로 전환되었다. 수익 창출이 가능한 여주도시공사의 출범으로 경영수지 개선은 물론 지역주민의 의견이 반영된 도시개발 사업 추진과 개발 이익의 관내 재투자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복리 증진 등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 “여주시의 내년도 예산 규모와 형편은 어떤가?”

여주시의 재정자립도는 약 20%로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재정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재정구조다. 여주시의 경우 다행히도 역세권 및 교동지역의 적극적인 개발 상황 속에 재산세 등 지방세는 전년 수준으로 추계되었으나, 지방교부세와 조정교부금이 약 266억 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어 내년도 예산 편성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일반회계와 기타 특별회계, 공기업 특별회계를 더한 2024년도 본예산(안)의 총규모는 1조 354억 원이다. 통상적으로 시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예산인 일반회계를 기준으로 보면, 2023년도 8,070억 원보다 26억 원이 증가된 8,096억 원을 편성하였다. 재원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민과 약속한 역점사업에 필요한 예산과 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민생예산만큼은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가용재원을 총동원하였다.

한정된 재정 상황 속에서 시급성과 중요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은 불가피해 보인다. 큰 액수는 아니지만 고통 분담의 일환으로 여주시 운영경비 중 업무추진비와 부서별 사무관리비를 5% 긴축하였고, 공무원 초과근무수당 예산편성 기준시간을 축소 조정하기도 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민생경제는 더 꼼꼼히 살피고 복지는 더 촘촘히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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