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계묘년 송년사
[덕암칼럼] 계묘년 송년사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12.2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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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참으로 고마운 독자 여러분. 지난 계묘년 한 해 동안 부족한 덕암 칼럼을 살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의 분량도 길지만 별 재미도 없고 이미 다 아시는 내용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독자들의 견해와는 다른 내용도 있었을 것이고 글자의 오타나 문맥의 오류도 있었을 것입니다.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글이 되어 한 분 두 분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부족한 필자가 살아가는 삶의 가치이자 행복이며 목표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글로 인해 사람의 박해도 많았고 몇 번이나 중단해야 할 위기도 많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법의 심판대에서 항소 이유서를 작성하며 시련을 훈련으로 여기고 있지만 수십 년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직도 연마가 필요함이 아닐지 여겨집니다.

마치 황량한 사막에 홀로 서서 모래바람이 온몸을 파고드는 것을 버티는 심경이지만 아닌 걸 맞는다고 할 수 없고 어둠의 빛과 부패하는 생선의 소금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미력한 사명감으로 이 글을 적어 올립니다.

존경하는 독자들. 지난 1년 동안 전해 드렸던 265건의 덕암 칼럼을 지켜 주셔서 고맙습니다. 독자들이 계셨기에 그 어떤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 사회가 때로는 혼탁하고 살벌하고 이기적이더라도 모두가 그렇지 않기에 유지되듯이 저는 이 땅의 많은 선과 정의와 질서를 믿고 있습니다.

세상 사는 이야기를 적다 보면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게 없는 것이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촘촘한 약육강식과 먹이사슬은 필수불가결하다 할 것입니다. 뱀이 개구리를,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는다고 어느 한쪽에 서서 편을 든다면 먹이사슬은 무너질 것입니다.

인간 세상도 대동소이 합니다. 강한 자와 가진 자와 배운 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전제로 먹이사슬을 형성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가운데서도 약한 자와 가난한 자와 못 배운 자들도 함께 공생하며 살 수 있어야 동물과 다른 만물의 영장일 것입니다.

덕암 칼럼은 정치, 종교는 물론 그 어떤 명예욕이나 욕심이 없는 글입니다. 글이기에 앞서 많은 대중이 함께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향하는 나침판이자 이정표이길 바랍니다.

누구는 한우 먹고 누구는 라면 먹어도 최소한 사람이 굶지는 말아야 할 것이며 이 추운 겨울 단전·단수로 고통받는 사람은 구제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1998년 기자수첩부터 지속적인 글로 현실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지 25년이 지났습니다.

수천 건의 글을 쓰면서 두 배 세 배의 정보를 취합하고 이를 정리해 다시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언젠가 세월이 흘러 후손들이 살펴본다면 기관·단체에서 남발한 보도자료 보다 창작이고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한 글들이 사회구성의 티끌만 한 참고서가 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덕암 칼럼은 창간 35주년을 맞이하는 경기도 일간신문 경인매일과 경기 서남부권 광역주간신문 서부뉴스, 그리고 2006년 개국해 18년째 안산지역의 정보를 제공하는 안산인터넷뉴스, 17년째 운영 중인 시흥인터넷뉴스는 물론 지역생활정보신문, 안산가로수와 시흥알림방을 통해 다양한 매체와 전달 방법으로 유포되고 있습니다.

포털 사이트 뉴스 검색란에도 연결되어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는 글입니다. 매년 260건씩 25년 동안 세상사를 기록하면서 권불십년의 허무함은 물론 사람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와 향후 10년 뒤 20년 뒤의 미래가 가늠됩니다.

글 한 건에 원고 분량 15매씩 약 8만 장을 작성하려면 3배나 많은 20만 장의 분량을 공부해야 하는 대장정이었습니다. 분량이나 수량을 자랑하자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세상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일종의 흐름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함입니다.

물방울이 모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 여러분들의 의식과 판단과 열정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감히 말씀드립니다. 독자들 삶의 이정표가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히 신발끈을 매시면 어떠한 강풍에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세금 모아 생색내고 복지에 길들어 주인이 주는 햄만 먹는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본디 고양이는 날쌘 동작과 발톱과 이빨로 쥐를 먹고 살아야 합니다. 이제 살이 찌고 운동신경이 둔해져서 햄값이 아무리 상승해도, 상한 햄을 주어도, 햄으로 주인이 어떤 요구를 해와도, 시키는 대로 응해야 하는 고양이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 수긍의 영역에는 신성한 선거권도, 근로의욕이나 대를 이을 자손 번창에도 자아의식 없이 정해진 카르텔의 프로그램대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이대로 간다면 어렵사리 되찾은 나라가 다시 타국에 종속돼 겉만 멀쩡하지 영적으로 피폐한 나라, 경제적으로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나라.

군사적으로 자주권도 없이 막대한 국방비를 낭비하고 학생들이 사라진 학교에서 교육예산만 넘쳐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특히 아이와 어른의 예절이 사라지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지난 계묘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받았던 수혜가 중단되고 이제 갑진년에는 되갚아야 할 시점입니다.

자본주의 생리상 아파트 문 안에서 굶어 죽어도 도와주는 사람 없고 설령 배는 불러도 외로움이 극에 달해 텔레비전 전원과 스마트폰만 끄면 적막함에 우울증 환자들이 속출할 것입니다. 굳이 대안을 제시하자면 크든 작든 목표를 정해 실천하시기를 권해 봅니다.

성취감이 형성되면 조금씩 더 욕심내어 미래를 지향하는 진취적 삶의 주인공이 되길 권해 봅니다. 지난 한 해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