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국제결혼 저출산의 대안
[덕암칼럼] 국제결혼 저출산의 대안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4.02.2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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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국제결혼이 대세를 이루며 국내 여성과 외국인 남성,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들의 결혼이 점차 증가추세를 보인다. 이제 외국인과의 결혼이 주변인들의 눈치를 보거나 어색한 경우는 드물어졌다.

결혼이란 이성 간의 공감대를 통해 도덕적, 법적 절차를 거치며 부부라는 이름으로 가정을 꾸리지만 교제 중인 이성 관계는 만남과 이별이 자유로워 미래까지 염려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처음에는 이성 간에 설렘도 있고 교제에서 오는 행복감이 충족되겠지만 연애 감정은 수년이 지나면 식어가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로 남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또 다른 연인을 만나게 되면 헤어질 수도 있고 현대사회가 그러한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어지다 보니 굳이 특정인에게 얽매여 구속당하지 않으려 하고 결혼과 출산까지 생각하는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

연애의 식상함. 매사에 황금만능주의고 경제력과 결부되는 기준 잣대가 사람을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되다 보니 결혼 그 자체가 어려워진다. 오래전 결혼할 대상자를 인사시키러 오면 고향이 어디냐며 물었다가 지역감정에 불허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성평등의 목소리가 높아져 아들이 남자를 데려와 결혼하겠다거나 딸이 여자를 데려와 결혼하겠다는 것도 점차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결혼문화가 국제결혼이다.

특히 베트남 여성들의 한국 진출은 더욱 두드러진다. 농촌 출신의 여성들이 조혼풍습에 익숙하다 보니 한국 남성과 맺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고 한국의 유교 사상과 가부장적 문화와도 유사한 점이 많다.

한국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가 상승되어 음주, 흡연, 운전, 군인, 경찰, 소방 등 남성들의 전유 분야와 직장까지 모두 공평하게 나누다 보니 이제 가정에서 남편이 주는 생활비로 살림만 할 전업주부들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당연히 갑자기 달라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다. 마음 같아서야 전업주부를 원하지만 물가 상승과 수입, 유아 등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이제 불가피한 필수조건이 됐다.

어쩌다 결혼해도 출산에 대한 기대는 더더욱 어렵다. 과거처럼 자식이 이혼할 때 보물이 아니라 애물이고 육아 부담에 대한 책임전가로 다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국통계청이 2022년 약 5천167만 명인 인구가 50년 뒤 3천652만 명으로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통계치를 내놓았다.

한국의 외국인 비율은 현재 약 5%로 일본 2.4%의 2배이고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민자 수용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출입국이민관리청의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저출산이 불러오는 재앙 수준의 사회적 공동화는 도미노로 이어진다. 단순히 병력이 부족하거나 경제인구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슬럼화가 연쇄적으로 진행된다. 2023년 12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의 인구감소 상황을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감소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인구는 갑자기 늘어날 수도 없고 그 어떤 경제적 재화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다만 현재 상태의 한국여성들이 각자의 가치 존중 척도가 높아지고 현실적으로 출산을 기피한다면 대안으로 국제결혼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 기타 동남아시아, 중국 등 외국인 여성들의 국내 유입이 인종차별도 적고 생활풍습과 도덕 개념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한국남성이 외국 여성들에게 비춰지는 전반적인 이미지는 비교적 우수한 편이다.

다만 일부에 국한되지만 외국 여성이라고 차별하거나 학대, 폭력 등 불행한 환경이 주어질 경우 다시 이혼하고 본국인 베트남 남성과 재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22년 한국 여성이 재혼한 외국인 남편 국적 1위는 556명을 기록한 베트남이었다.

중국이나 미국, 필리핀, 일본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서 베트남에서 입국한 남성들이 많고 이혼한 베트남 출신 한국 여성이 많다 보니 본국에서 입국한 베트남 남성들과의 결합도 많아지는 것이다.

국제결혼 전문가의 전언에 따르면 대부분의 베트남 출신 여성들은 원래 한국에서 태어난 여성보다 결혼 생활에서 어려움을 참는 경향이 강해 이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다고 평가했다.

물론 한국 여성과 비교해 볼 때 다른 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큰 문제가 말과 글이고 양가 집안의 거리감, 문화의 차이가 있는데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남녀 모두에게 있다. 무엇보다 상호간에 배려가 있어야 하며 낯선 타국으로 시집와서 감내해야 할 주변인들의 편견, 고의성은 없지만 생활 속의 실수.

이를 이해하고 감싸주어야 할 남편의 정성이 고루 복합적으로 갖춰줘야 한다. 결혼 상대를 성적 욕구 해소의 방법으로 생각하거나 외국 여성이라는 선입견으로 비하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피부 색깔만 다소 다르며 먼 곳까지 남편이라는 사람만 보고 따라온 만큼 한국 여성보다 더 자상하고 친절한 남편이 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평생 기대고 사는 사람이겠지만 국가적으로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베트남에서 어떻게 평가될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저출산의 대안이 국제결혼은 아니지만 우리 민족의 대를 잇는 방법 중 매우 현실적이고 실현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실제로 한국남성들이 공개 구혼과 결혼중매 대행업체들이 요구하는 조건을 들어보면 대기업, 고위공직자, 막대한 자산소유자가 아니면 명함도 내밀기 어렵다는 전언이다.

필자가 취재 과정에서 만나본 27년 차 베트남 결혼 중개전문가의 조언을 빌리면 그동안 성사한 부부만 해도 천여 건 이상이고 처음 시작할 때 대부분 겪어야 했던 어려움들도 충분히 해소할 방법도 다양하다. 선택의 폭을 넓히려면 이해의 폭도 넓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