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홍보와 정보 두 마리 토끼
[덕암칼럼] 홍보와 정보 두 마리 토끼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4.03.1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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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이제 22대 총선의 예선전이 거의 마무리 되어 간다. 거대 정당의 공천 여부가 모든 후보들에게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배제된 후보들의 아우성과 비명도 기력을 잃어가고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들은 본선에 돌입하기 위해 운동화 끈을 고쳐 맨다.

양 당 대표들은 이번 총선에서 1석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전쟁(?)준비에 돌입했으나 정작 선거를 좌지우지 하는 유권자들은 어떤 후보가 더 탁월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이러한 한국정치의 폐단은 쉽게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정치의 추진과정이며 어떻게하든 선택된 입법기관의 구성원들은 임기 4년 동안 대한민국의 예산, 법, 국정 방향까지 좌지우지 하며 내려놓겠다던 특권을 유지할 것이다.

오늘 글은 후보로 나선 당사자는 물론 선택권을 가진 유권자 모두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며 또 알릴 의무를 가진 언론인으로서 후보에게는 홍보를 유권자에게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작성한다.

2년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지방선거와 총선거에서 선거날짜가 임박하면 추진해 오던 일이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보다 획기적인 방법으로 정보와 홍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자 한다.

먼저 후보들은 한 표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자신의 장점과 선거공약,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이다. 이를 알리기 위해 영상으로 대담을 나누는 장면을 촬영하고 진행된 내용을 정리해 언론보도로 지면에 게재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홍보의 기회를 마련한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82조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에 의하면 2024년 2월 10일부터 3월 27일까지 대담이나 토론회 개최가 가능하며 편집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하도록 정해져 있다.

물론 개최일 전까지 관할 선관위에 통보하는 것으로 절차가 마무리되면 모든 비용은 언론사가 부담하는 조건이다. 또한 선거홍보는 3월 28일부터 4월 9일까지는 별도의 개최 통보없이 합동토론회까지 가능하다.

반면 선거의 주인공이면서도 소중한 한 표를 가진 유권자 입장에서는 정치권의 공천이나 경선 등 전반전을 통과한 후보들의 면면을 알 길이 없다. 투표도 후보에 대해 무엇을 알아야 찍든지 말든지 할 것인데 기껏해야 전반전을 통과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 현실이다.

먼저 후보를 선택하는 배경 자체를 모든 언론매체나 판짜기로 승리를 다짐하다 보니 어떤 기준으로 국회의원을 뽑아야 할지가 문제다. 일단 모든 후보들을 초청 대상으로 삼아 공평하고 동등하게 대담 초대 공문을 발송하고 먼저 신청하는 후보 순서로 진행하게 된다.

먼저 장소는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직선거리 300m에 있는 서울 사무실에서 진행하고 내용은 기본적인 공통질문과 지역구에 맞는 맞춤형 질문, 보충 질문, 유권자에게 전하는 말로 마무리된다.

총 소요시간은 25분에서 30분 사이로 진행되며 모든 내용은 동영상으로 편집없이 제작, 하단에 자막처리까지 겸해 유권자들의 이해를 돕기로 했다. 후보들은 촬영된 영상으로 선거홍보에 사용할 수 있으며 지면에 보도된 내용은 PDF 파일로 자신을 알리는 홍보물이 될 수 있다.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후보들의 면면이나 프로필, 사진, 내면에 담긴 인성, 목소리, 외모, 정치적 철학과 국가에 대한 개념, 자신만의 장점 등을 자세히 알릴 방법이 전무하다. 중앙언론에서 모든 후보들을 알리기도 지면이 부족할 것이고 지방일간 신문 또한 기관·단체 중심으로 제작, 배포되다보니 알릴 방법도 한계가 있다.

실제로 대통령선거를 빼고 지방선거나 총선거는 지역신문에서 자세히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투표일자가 임박해 우편으로 배송되는 공식 홍보물이 전부다. 그리고 3월 28일부터 선거유세 차량들이 선거 로고송으로 거리를 누빌 것이고 정당에 가입한 당원들은 광장 유세때마다 몰려다니며 후보자의 이름을 연호할 것이다.

유니폼을 입은 운동원들의 율동과 출, 퇴근길 피켓은 당연한 것이고 4월 9일 자정까지 대한민국 전역은 총선열기로 가득할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이 신성한 민주주의축제라면 이제 부동표나 지역감정이 드러나는 몰표는 중단되어야 한다.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의 투표율을 보면 호남지역은 더불어민주당, 영남지역은 국민의힘이 강세다. 심지어 경상북도 모 후보 선거홍보 담당자에게 대담 초청을 의뢰한바 공천이 당선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괜히 어설픈 대담으로 표를 깎아먹을 수도 있다는 답변이다.

한시가 급한 선거 일정에 서울까지 오라는 것도 무리겠지만 선거의 본질인 자신에 대한 소개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당선만이 목표라는 본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국회의 지난 모습은 짚어보면 각자의 소신이나 정치적 철학보다는 당리당략에 의한 거수기 역할이 상당했다.

심지어 여당에서는 의원과 장관을 겸직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견제기관의 양다리 걸치기로 무슨 청문회를 할 수 있을 것이며, 정작 해당 부처에 전문가들을 발도 못들이고 한시적인 임기로 이력을 남겨 두고두고 집안의 영광, 평생연금을 타 먹는 돈줄을 만들기도 했다.

필자의 이러한 일침은 22대 국회의원이라도 되새겨 같은 오류를 되풀이 하지 말아 줄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선진국처럼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며 국민과 함께 선진정치를 추구하지는 못하더라도 지금까지의 폐단을 스스로 자정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정치인들이 되길 바란다.

이번 선거에서는 부동층을 확보하기 위해 함부로 남발하는 공약을 귀담아 들을줄 아는 유권자가 되어야한다. 그래서 당선의 욕심으로 감당 못할 거짓말을 하는 후보들을 모두 낙선시켜야 같은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된다.

모든 책임과 권한은 유권자에게 달려있다. 정치에 관한 숱한 격언 중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말은 철학자 플라톤이 말한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라고.

바다는 한 방울의 물이 모여 형성되는 것이다. 주권을 포기하는 유권자가 제일 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