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덕암칼럼]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4.03.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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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멀쩡하던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유명을 달리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자 건강을 염려해 쓰는 인사말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하루 평균 8시간 동안 잠을 자고 8시간 일을 하며 8시간은 식사, 운동, 휴식 등으로 보낸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통상적으로 인생의 삼분의 일을 잠으로 보낸다. 요즘처럼 평균수명이 90세라 볼 때 30년은 자는 셈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가장 혹독했던 고문이라면 잠을 재우지 않는 이른바 불면 고문이라 했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 3가지 본능 중 잠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이 중요한 잠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으며 어떻게 자야 건강에 도움이 되고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까.

여기서 꿈이란 유일하게 잠을 잘 때만 가능한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주는 현몽이나 예몽. 남자들의 경우 사춘기 때 겪는 몽정. 여성들도 아이를 임신하면 꾸게 되는 태몽. 허약하거나 불안감이 높을 때는 악몽.

그래서인가 해몽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과 크게 길한 꿈을 꾸면 복권을 사기도 한다. 꿈은 정녕 꿈으로 끝나는 것일까, 아니면 현실 속에서도 어느 정도 실현 가능성을 미리 예언하는 능력이 있는 것일까.

필자의 경우 하루도 빼지 않고 밤새 꿈속에서 또 다른 세계를 다니며 많은 일을 한다. 깨고 나면 금방이라도 꿈속으로 돌아갈 만큼 생생한 꿈의 세계는 다음날 생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가령 기획, 추진, 결단 등 많은 업무에 도움이 된다. 특히 대형사고의 경우 꼭 미리 알려주는 선몽을 해주는데 아무리 피해가려 해도 결국은 겪게 된다. 하루 평균 4시간 정도를 자고 낮잠도 1시간 정도 취한다.

하루 3시간을 절약해 수 십 년을 살았으니 평균수명으로 치자면 아마 120살은 살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독자들은 잠을 자기 전에 어떤 환경과 상황 속에서 꿈나라로 가는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했다.

하늘 아래 땅위에 하나뿐인 소중한 자신의 숙면을 위한 노력에는 푹신한 침대와 경추가 편안한 베개, 적절한 온도, 아름다운 음악이나 은은한 조명이 있다면 더욱 잠을 깊이 자게 된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잠을 잔다면 더욱 좋을 것이고 오후 10시 정도 잠들어 다음 날 새벽 6시 정도 깬다면 다음날 하루 컨디션은 매우 개운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런 환상의 꿈나라를 가지 못해 애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니 평일에는 수면이 부족해도 참았다가 주말이면 해가 중천에 뜨도록 늦잠을 자야 개운한 것이다. 하지만 잠만 푹 자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 쉬운 잠을 자지 못해 약을 먹거나 불면증에 시달려 괴로워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수면장애 환자는 2018년 85만 5,025명에서 지난해 109만 8,819명으로 28.5% 늘었다.

대부분 50대부터 70대가 전체 불면증 환자 중 60%에 이를 만큼 중년들의 수면은 위험수준이다. 수면 부족이 장기간 이어지면 피로 누적은 물론 심혈관 질환과 비만, 고혈압, 혈당 및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과 치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불면증도 외상이나 내상처럼 육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일종의 질환이라 할 수 있다. 이 세상에 아프고 싶어 아픈 사람은 없겠지만 잠을 자고 싶어도 온갖 잡생각과 고민에 잠을 설칠 수밖에 없는 사람은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고 괴로워한다.

제아무리 대단한 왕이나 권력가, 재산가도 그리고 가난하고 천민계층에 속하는 사람도 꿈에서는 공평하다. 눈을 떴을 때 구분이 있는 것이니 돈이 없거나 힘든 삶이라면 잠들 때라도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

피곤한 나그네에게 길은 멀고 잠 못 드는 이에게 밤은 길다고. 오늘은 ‘세계 수면의 날’이다. 잠의 바탕이 되는 침대회사는 수면의 날을 맞아 건강한 수면을 위한 이벤트를 열었다. 수면시간은 그렇다 치고 온도와 습도는 18~21℃와 5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너무 강한 빛이나 어둠속에서 졸릴 때까지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매우 안 좋은 습관이다. 특히 TV를 보다 잠들면 화면이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음향이 수면을 방해 하기에 꼭 필요한 내용만 보고 끄고 자는 것이 건강한 수면을 위해 바람직하다.

인간의 몸은 다른 동물에 비해 약하면서도 매우 예민하다. 과학의 발달이 없었다면 들개보다 더 나약한 존재이며 늘 생존의 위협을 받고 살았을 것이다. 신기한 것은 몸에 대한 습관이 신체적 기능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가령 한국인의 취침자리는 황토바닥에 요를 깔고 다소 높은 베개와 두꺼운 이불이 전부였다. 하지만 침대 문화가 형성되면서 이제는 매트리스 없이 잠을 잘 수 없는 신체적 구조로 변했다.

침대에 습관이 몸에 밴 청년들이 입대하면 매트리스라도 깔아야 잘 수 있는 것과 같다. 독자들은 오늘도 어디서 어떤 일에 종사하며 무슨 목적으로 현실에 충실하실까.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어차피 피하지 못할 것이 잠이라면 낮의 일상을 밤까지 끌고 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뿐더러 밤의 불면이 낮의 일상을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아침이 오지 말았으면 하고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샌 적이 수천 번도 넘었지만 결국에는 괴로움만 더할 뿐 남는 것이 없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매년 3월 셋째 주 금요일로 세계수면학회가 건강한 수면의 날 모든 분들의 건강이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공감하고자 잠만큼은 푹 주무시라는 뜻에서 이글을 남긴다. 꿈이란 참 좋은 영역이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사람을 볼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