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서부뉴스 창간 15주년을 맞이하여
[덕암칼럼] 서부뉴스 창간 15주년을 맞이하여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4.03.2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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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현재 우리는 1년이나 한 달이 아니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은 사는 게 두려워 모여 산다고 해서 사회이고 사후가 두려워 종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 인류가 물물교환에서 화폐를 만들고 집단을 이끄는 지도자를 선출해 조직적인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문명과 문화가 성장했으며 때로는 군대를 동원해 영토 확장을 추구하였습니다.

구소련 시대가 지나고 냉전이 종식되면서 평화가 지속 되는가 했더니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반도 또한 언제 다시 개전될지 알 수 없는 현대판 화약고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국내·외 정세에도 평화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든든한 국방과 우리국민들이 유사시 애국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민족적 근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오천 년이라는 유구한 역사와 수백 번의 외세 침략에도 굳건히 버텨온 것은 모두 민초들의 나라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평상시 힘없는 백성들이 국난에서 가장 강한 군대였고 가족들의 삶을 지키는 전사였습니다. 이래서 나라를 운영하는 분야가 정치라면 지키는 분야는 군대이고 세금을 내고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 국민이며 국민의 여론을 대신해 입법, 행정, 사법을 홍보하고 지적하는 것이 무관의 제왕, 언론인 것입니다.

이제 2주 후면 대한민국의 4년간 국정을 이끌어 갈 입법기관의 구성원이 선출되는 날입니다. 아울러 오늘은 제가 운영하는 6개 매체 중 광역주간신문 (주)서부뉴스가 창간 15주년을 맞이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과거 해마다 창간 기념식을 마련해 정치인들을 소개하고 지역 인사들을 초대해 성대한 기념식을 거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형식적인 기념식 또한 언론의 입지를 나타내는 요식행위임을 깨달았기에 언제부턴가 인사의 글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소중함에도 특정인을 정해 상패와 시상을 했으며 언론의 위치를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 행사로 치러온 바 있습니다. 이제 언론은 가장 엄중한 위치에서 무거운 책무를 수행해야 하는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언론이 대우받고 공공의 권위 의식을 갖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런 결과는 충분히 그럴만한 과정이 있었으며 이제 결자해지의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자신의 매듭은 자신이 풀어야 하는 인과응보의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1인 미디어와 SNS에 밀려 국민들의 관심은 물론 신뢰도 모두 잃었습니다. 신문과 방송을 보고 정보를 습득하는 비중도 낮아졌지만 흥미 위주의 SNS에 독자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실입니다.

신뢰가 무너지는데 10년이 걸렸다면 다시 회복하는데 30년도 더 걸릴 것입니다. 모두 현실이고 아우성친다고 언론의 사회적 순화 기능과 홍보의 순기능이 있다고 아무리 사정해도 이제는 늦었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사회를 구성하는데 행정과 정치의 영역은 필수 불가결하듯이 언론 또한 어둠 속의 목탁, 새벽을 알리는 여명의 종소리, 부패한 생선의 소금과 소외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기능과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국민이 언론을 외면하면 당장은 그런대로 넘어가겠지만 혈세 살림을 살아야 하는 정치, 행정이 자연스레 부패할 것이고 도둑이 물건을 훔치는 과정에서 집주인이 문단속이 허술했다면 누구를 나무랄 것 없이 모두의 책임인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언론은 반드시 존립해야 하고 건전해야 하며 객관적 입장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SNS와 언론의 차이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언론의 단점은 흥미가 없지만 제도권에 소정의 절차와 정기 간행물 등록을 거쳐야 하며 한마디의 보도에도 주어진 권한 만큼 책임이 따르는 것입니다.

반면 SNS는 흥미도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책임의 소재가 불분명하거나 잘해야 명예훼손 정도의 소송이 전부인 것입니다. 비교하자면 수만 마리의 메뚜기 떼가 과수원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훼손하더라도 특정 메뚜기가 책임지거나 손해배상을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정치를 풍자하거나 행정을 패러디하며 수준을 가리지 않고 가짜뉴스를 생산해도 별다른 제재 없이 넘어가지만 언론은 그렇지 않습니다. 진실을 지적할수록 반성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보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거나 고소·고발로 위축되게 만드는 것이 기득권의 대응이었습니다.

모든 분야는 자신들의 권리만 주장하고 책임은 외면하는 시대가 만연하며 도덕의 상실을 회복할 수 있는 분야가 언론인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이 제 목소리를 내는 지방이나 지역 언론을 외면하면 하나둘씩 어두운 밤에 촛불이 꺼지듯 암흑 세상이 올 것입니다.

물론 언론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거나 제 위상을 잃는 것은 앞서 거론하였듯이 자승자박의 결과입니다. 이제는 서로가 대안을 찾아야 할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언론도 운영의 주체마다 견해를 달리하는 제 목소리를 내야 하며 독자들의 관심과 지적이 함께 성장하는 요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무를 잘라보면 춘하추동의 과정이 있고 나이테가 있듯이 저 또한 서부뉴스라는 매체를 창간하면서 15년이나 무더위, 추위를 감내했던 과정이 있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참여와 지도 편달을 통해 보다 나은 신문이 되고자 합니다.

덕암 칼럼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건건한 여론조성에 앞장서는 일. 쉽지 않고 알아주지 않는 일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향후에도 언론의 소임을 깊이 새겨 보다 나은 현실을 추구하고 더 나은 미래를 지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