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경인인물대상 체육부문 수상자
제1회 경인인물대상 체육부문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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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0.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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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하는 각종 대회마다 메달 휩쓰는 '볼링스타' 조남이
‘2006 세계볼링선수권대회’ 남자 3인조 단체전 경기가 열린 지난 9월 3일의 부산아시아드볼링경기장.

다른 국가들이 모두 경기를 마치고 오직 한국 팀만 남아 마지막 프레임을 준비하고 있었다. 관중들은 한국 팀의 레일을 주시하며 숨을 죽인 채 마지막선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선수가 스트라이크를 친다면 한국은 보너스 점수가 더해져 불과 2점차로 은메달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이 선수는 레일에 오르지 않고 그저 손에 흥건히 고인 땀을 수건으로 닦으며 가파른 숨을 고르고 있었다.

한국 응원단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순간 이 선수는 뭔가 결심한 듯 굳은 얼굴로 레일 위로 올라가 16파운드짜리 공을 힘차게 굴렸다.

공은 19m의 레일을 힘차게 달려 10개의 볼링 핀을 모두 쓰러뜨렸다. 한국이 세계대회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확보한 순간이다.

한국 응원단과 동료 선수들은 조국에 은메달을 선사한 이 선수에게 달려들어 부둥켜안고 환호를 올렸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환하게 웃으며 사람들 속에 몸을 던지는 이 선수의 셔츠에는 ‘조남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선명히 적혀있었다.


조남이(26·의왕시청 소속) 선수의 기억 속에 지난 9월 3일 부산에서 열린 세계볼링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은 ‘생애 가장 떨리는 순간이자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으로 남아있다.

조 선수는 “그날의 은메달은 다른 대회에서 받았던 금메달보다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그는 극적인 상황에서 얻은 값진 결과의 짜릿함을 아는 진정한 스포츠맨이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볼링 선수로 공로를 인정받아 경인매일이 주최한 ‘제1회 경인인물대상’ 체육부문 대상을 수상한 조남이 선수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경기도는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볼링선수로 도약하겠다”는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조 선수의 수상 경력은 실로 화려하다.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1999년 전국체전에 경기도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2003년 마스터즈 은메달, 2004년 마스터즈 금메달, 2005년 개인전 은메달 등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족족 메달을 휩쓸었다.

또 200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과 동메달을 동시에 목에 걸기도 했다.

이런 조 선수에 대해 경기도볼링협회 윤성현 전무이사는 “경기도 스포츠의 우수성을 전국은 물론 전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면서 “이런 우수한 선수가 앞으로 경기도에서 많이 배출되고 양성 되어야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조 선수는 현재 남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볼링 실력을 인정받아 실업팀 ‘벽산’을 거쳐 의왕시청 소속 볼링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화려한 경력에 자타가 공인하는 ‘볼링스타’ 조남이 선수지만 가슴 속에는 항상 ‘겸손’이라는 두 글자를 품고 다닌다. 그에게 겸손함을 일깨운 사람은 어머니다.

조 선수는 “‘항상 겸손함을 잃지 말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내 삶의 좌우명이다”라며 “좌절과 영광의 순간에 어머니는 나의 정신적 지주가 돼주었다”고 말했다.

그가 군 입대 문제로 방황하는 시절, 항상 그를 품에 안아준 사람도 어머니였다고 했다.
조 선수는 “금메달을 따아만 군 면제가 되는 현 제도에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은메달에 그친 것이 너무나도 통탄스러웠다”고 당시를 회고하면서 “군 입대로 2년간 운동(볼링)을 쉴 생각을 하니 다시 운동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따뜻한 위로가 나를 볼링장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반면 그를 강한 선수로 만든 사람은 아버지다.

조 선수는 중학교를 재학할 당시만 해도 태권도 선수였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해 교사의 제의를 받아 볼링 선수로 전향했다고 한다.

조 선수의 아버지는 어린 아들을 강한 볼링 선수로 키우기 위해 한 여름에도 내복 위에 운동복을 입혀 평택에서 오산까지 달리기 훈련을 시킬 정도로 강한훈련을 시켜왔다.

조 선수를 항상 따뜻하게 안아준 어머니와 다르게 아버지는 강력한 체력과 정신력을 강조하며 그를 볼링선수로 만들어 주었다.

조 선수는 “정신적 지주가 되 주신 어머니와 강인한 체력을 만들어 주신 아버지, 그리고 의지를 갖고 훈련에 성실히 임한 자신의 삼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졌기에 볼링선수 조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며 오늘을 있게 한 가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었다.

/김철오 기자 kco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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