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사회 구조의 붕괴인가? 또 다른 선택인가?
이혼, 사회 구조의 붕괴인가? 또 다른 선택인가?
  • 설석용 기자 ssyasd@naver.com
  • 승인 2014.12.1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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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파 뿌리 될 때까지 OO를 사랑하겠습니까?” 결혼식에서 들을 수 있는 주례사의 고정멘트 중 하나다. 백년가약을 약속하고 부부의 인연을 맺었던 이들에게 이혼이란 아마도 처음부터 계획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대가족의 문화 안에서 집안 어른들과 함께 평생을 살았다. 엄격한 유교사상 속에서 이혼은 법과 제도에 상관없이 이유 없는 금기사항이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선 일 년 동안 결혼한 신혼부부의 3분의 1가량이 이혼을 선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OECD국가 중 아시아에서 최고의 이혼율을 기록한 나라가 되었다. 가부장제도 속 대가족 안에서의 여성들과 핵가족으로의 가족단위 축소, 여성의 활발한 경제 활동은 과거와 현재 여성의 가장 큰 차이다.

집 밖의 일과 집 안의 일로 나누어 가사를 분담했던 과거 부부 역할은 산업화로 가속화 된 여성의 사회진출로 그 역할의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남편의 경제력에만 의존해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여성의 경제력이 생기면서 가족과 사회 모두에서 여성의 지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맹목적으로 남편에게 의지해야 했던 여성들은 자신들의 지휘 상승으로 자유와 인권에 대한 주장을 하면서 이혼에 대한 선입견을 스스로 깨고 있는 판국이다. 그러면서 이혼은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전통적인 우리나라 가부장제도의 폐단을 확인해주고 있다.

젊은 부부의 이혼 못지않게 황혼이혼도 유행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남성의 가부장적 태도와 억압적이고, 이기적인 행동들은 한 평생을 함께한 노년의 여성들에게도 더 이상 참기 힘든 고통인 것이다. 가부장제도는 이혼 뿐 아니라 이미 사회에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다.

오랫동안 익숙해져 남성과 여성의 역할 구분이 당연하다는 착각은 단지 남성들이 편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사회적 지휘 상승과 그에 따른 경제력 향상은 성의 역할론보다는 인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시점임을 시사한다.

결혼과 이혼과 같은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의 인권이라는 관념이 생겨나고 있다. 나의 자유와 행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회가 정한 제도는 언제든지 벗어던질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사회는 빠르게 흘러가는 개인 자유주의에서의 사회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치솟고 있는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된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짝은 지어야 한다. 개인보다 사회를 지향했던 우리, 시대에 흐름도 바꿀 수 없는 ‘한국인의 정서’라는 것이 있다. 이제 우리는 ‘가족’에 대한 가치관 재정립과 더불어 남성들의 역할인식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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