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빌바오를 꿈꾸며
제2의 빌바오를 꿈꾸며
  • 설석용 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14.12.22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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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물건을 한 번 쓰고 바로 버리지 말고 재활용해서 다시 사용하라는 교육을 받곤 한다.

예를 들어 다 읽은 신문을 그냥 버리지 않고, 기름을 튀며 음식을 해야 할 경우 바닥에 깔개로 사용을 한다든지, 물을 조금 묻혀 손이 잘 닿지 않는 냉장고 밑을 청소할 때 사용하는 등 여러 가지 용도로 다시 사용하면 절약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신문은 성격을 잘 살려 다양한 역할을 함으로써, 그 가치가 재창출 되는 것이다. 스페인의 빌바오는 재활용이 가장 잘된 도시로 손꼽힌다.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인해 빌바오는 당시 세계 최대의 산업국가인 영국의 주요 물자통로였다. 특히 바다에 맞닿은 항구 도시로서의 지리적 입지와 주변 지역에서 생산되는 철광석 등 광물자원은 철강 산업의 핵심도시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었다.

 20세기 중반 명실상부 스페인의 최고 부유도시였던 빌바오는 아시아의 철강 산업 성장과 유럽의 쇠퇴로 인해 점차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했다.

세계경제흐름 속에서 철강 산업에만 기반을 뒀던 빌바오는 산업시스템 붕괴와 함께 실업률이 증폭되고 갖가지 환경문제에 봉착하였다. 도시는 황무지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의 빌바오는 세계적인 대표 재생도시로 인정된다. 황폐화가 된 빌바오가 살아나기 위해 공항, 지하철, 다리 등의 건설을 추진하고 구조적인 문제를 모조리 뜯어 고친 것과 더불어 구겐하임 박물관을 유치한 것이 도시재생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구겐하임 박물관은 미국 철강계의 거물이자 자선사업가인 솔로몬 구겐하임이 수집한 현대미술품들을 기반으로 설립한 것이다. 구겐하임 박물관이 빌바오에 들어서자마자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개관 즉시 많은 미술애호가들의 순례지가 되었다.

네르비온강을 따라 이색적인 조형물들이 즐비하고, 공장지대와 철강 산업의 흔적들은 그대로 디자인 되어 도시전체를 장식했다. 한껏 멋을 부린 빌바오는 현재 스페인의 관광 0순위라 칭 할 만큼 성장했다.

신문 한 장을 재활용해도 대단한 가치를 창출하는데, 도시를 재생시키는 것의 가치는 말하지 않아도 어마어마함을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 경기도가 개최하는 ‘도시재생 활성화 포럼’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서울과 인천을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 31개 시군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 성장해 나간다면 지역경제가 기반이 되어 국가경제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다.

전 분야의 총체적 집합소인 서울을 둘러싸고 있고, 서해 바다와 인천공항의 접근성을 이유로 경기도의 역할은 우리나라에서 막중하다.

경기도의 성장이 국가의 성장기반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번 ‘도시재생 활성화 포럼’에서 빌바오를 뛰어 넘을만한 계획이 세워지길 바란다. 빌바오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지만 경기도의 형편은 조금 나은 듯하다.

철강 산업에만 모든 기력을 쏟아 부었던 빌바오처럼 한 분야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31가지 색깔이 하나의 합을 이루는, 다채로움이 자랑이 될 경기도로 성장하길 바래본다.

 

설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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