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안전불감증 사후약방문 되지 말아야
여전한 안전불감증 사후약방문 되지 말아야
  • 경인매일 kmaeil86@naver.com
  • 승인 2015.01.0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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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얼마됐다고 안전에 대한 관계당국의 고삐가 느슨해졌다는 지적이다.
4일 오후 1시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세월호 사고 정부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화랑유원지 인근 인도와 녹색완충지대가 침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침하 직후 발견하여 긴급조치를 취했고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해당 현장에는 덤프트럭으로 토사를 투입, 구멍은 메웠지만 가로·세로 8m, 깊이 3m 크기의 침하현장은 대형참사를 예고하는 듯 했다. 이 같은 구멍이 녹지대가 아니라 도로변에 생길 경우 주행하던 차량들의 피해는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조사결과 터널 막장면 숏크리트 타설 작업중 천단부 토사유출로 인해 붕귀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도심 한가운데서 발생한 만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베재될 수 없는 실정이다.
대형 싱크홀이 생긴 지점은 소사와 원시선을 연결하는 지하철 선부정거장~화랑터널사이로 수목이 쓰러지고 완충지대가 파헤쳐지는 등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공사현장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안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도심 주요 지역을 모두 살펴본 결과 종로 테헤란로 등이 포함된 싱크홀 위험 지역은 무려 41곳. 이 중 도로에서 단 30cm만 들어가도 빈 공간이 있는 A급 위험 지역도 18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공사는 다른 공사현장과는 달리 공공시설로서 국가기간산업이다. 안전에 대한 사소한 부주의도 자칫 대형인명피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곳이지만 대형 구멍이 생길정도의 차질은 사전에 충분히 인지했어야 했다.
필자는 과거 지하차도 공사 시 일명 복공판을 받쳐주던 가로 철재빔과 세로 철재빔의 연결부위에 대한 부실공사를 지적한 바 있다. 두개의 빔은 공사시간 내내 도로 역할을 하며 통행차량의 하중을 견뎌야 하므로 설계내역대로 지정된 연결철재를 사용해야 함은 물론 연결부위의 조임볼트로 드릴작업을 통해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제작비용과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드릴작업 대신 용접으로 대충 구멍을 뚫어 시공한 사례가 있었다. 계속되는 자동차의 진동을 이기지 못해 유동공간이 발생한 볼트 구멍은 점차 확장되기 시작했고 일부 철재빔들은 제자리를 이탈하여 상부에 설치된 복공판 마져 고정되지 못하고 흔들림 현상이 이어졌다.
대형차량이 한번씩 지날때마다 붕괴조짐을 보인 지하차도 공사현장은 전면 재보수라는 과정을 거쳐서야만 겨우 안전점검을 마치고 재 시공에 들어갈 수 있었다. 부실공사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늘 잠재된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은 꼭 무슨일이 터져야만 뒤늦게 온갖 소란을 피우며 원인 규명 운운하고 있다. 뿐인가. 재생해서는 안될 안전용품에 대한 재사용은 안전사고 방지효과를 낮출 뿐만 아니라 안전관리자들이 당연히 준수해야할 관련규정임에도 지하철 공사현장의 상당수 안전용품은 다른 현장에서 철거해온 흔적이 역력하다.
한국 철도시설공단에서는 동일사례를 미연에 방재해야할 필요가 있는 만큼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공사 전구간에 대한 점검을 통해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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