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여기에?"...하남 덕풍역 5번 출구 위치 논란
"대체 왜 여기에?"...하남 덕풍역 5번 출구 위치 논란
  • 김경식 기자
  • 승인 2019.04.03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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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차도 침범해가며 세워지는 출구 구조물, 통행 불편·교통 지옥 우려
상인들 "가게 문도 열기 어려워진다"며 출구 이전 요구
시행사 측 "이제 와서 위치 변경 어렵다"

경기도 하남시에 새로 들어설 지하철 5호선 덕풍역 출입구를 놓고 시행사와 인근 상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상인들은 출구와 가게가 너무 가깝다며 위치를 옮겨달라고 하지만, 시행사는 법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지하철 5호선 덕풍역 5번 출구 위치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상인들은 영업 방해와 안전 문제로 위치 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행사는 이제 와서 옮길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김경식 기자)
지하철 5호선 덕풍역 5번 출구 위치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상인들은 영업 방해와 안전 문제로 위치 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행사는 이제 와서 옮길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김경식 기자)

하남엔 총 4개 역이 들어선다. 현재 종점인 상일동역에서 연장된 5호선은 강일역(서울 강동구 강일동 소재)을 지나 △미사역 △풍산역 △덕풍역 △창우역(모두 가칭)으로 이어진다.

문제가 되고 있는 건 덕풍역 5번 출구다. 신장초등학교 사거리에서 신장시장으로 향하는 인도 위에 세워질 예정인데, 좁은 길 위에 지하철 출입구가 설치되다 보니 차로 폭도 줄여야 하고 인도 공간도 좁아지는 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5번 출구 구조물 폭은 4m다. 보행자가 지나갈 수 있는 최소 폭 2m를 확보하려면 구조물이 도로 아래까지 내려와야 한다. 경기도와 시공사, 건설사업관리단은 인도 앞 도로를 1.6m 가량 침범해 부족한 설치 공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3m 이상'으로 규정된 현행법상 차로 규격을 아슬아슬하게 지키긴 했지만, 너비가 3m에 육박하는 시내버스들이 다니기엔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5번 출구 앞에서 의료기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은 "신장초등학교 사거리와 신장 사거리를 잇는 이 구간은 하남시에서도 교통 체증이 가장 심한 곳 중 하나"라면서 "5번 출구 설치로 도로 폭이 좁아지면 교통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5번 출구 구조물을 지으려면 도로 폭을 줄여야 한다. 상인들은 가뜩이나 정체가 심한 이곳에 '교통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김경식 기자)
5번 출구 구조물을 지으려면 도로 폭을 줄여야 한다. 상인들은 가뜩이나 정체가 심한 이곳에 '교통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김경식 기자)

인도 위 사정은 더 심각하다. 도로까지 침범해가며 겨우 확보한 2m 폭의 인도는 2명이 동시에 지나가기 어려울 만큼 좁다. 구조물 바로 앞에 위치한 상가들은 현재 설치해놓은 데크도 모두 철거해야 하며, 문 여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장사에 막대한 타격을 입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원래 5번 출구는 지금보다 신장초등학교 사거리와 더 가까운 쪽에 들어설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보상금 문제 때문에 적법한 절차나 설명 하나 없이 현재 위치로 옮겨졌다는 게 상인 측 설명이다.

의료기 가게 상인은 "중앙선을 옮기고, 도로를 좁히고, 상인 피해까지 감수해가며 지하철 출구 설치를 강행하는 곳은 없다"며 "뭔가 비리가 있는 건 아닌가 의심될 정도"라며 고개를 저었다.

 

원래 덕풍역 5번 출구는 사진 속 건설 기계가 서있는 곳에 들어설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보상금 문제 때문에 아무런 설명 없이 지금 자리로 이동했다는 게 상인 측 설명이다. (사진=김경수 기자)
원래 덕풍역 5번 출구는 사진 속 건설 기계가 서있는 곳에 들어설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보상금 문제 때문에 아무런 설명 없이 지금 자리로 이동했다는 게 상인 측 설명이다. (사진=김경수 기자)

논란이 계속되자 하남시의회는 지난 1월 말 시행사 관계자들을 불러 출구 설치 검토 보고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시행사는 법적 문제가 없으며 교통영향평가 재심의에 따른 공사 기간 연장, 경관 재심의 등 이유로 위치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현재 5번 출구는 상인들의 반대에도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꽃집 상인은 "시청에 가서 드러눕기라도 하고 싶지만, 먹고 사는 게 바빠 그러지 못하니까 분통이 터진다"면서 "피해 본 만큼 보상이라도 받았으면 하는데, 하남시에서는 보상 대상이 아니라서 보상도 해줄 수 없다고 한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의료기 가게 상인은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나마 다 같이 (시위하는) 시간 낼 수 있는 게 일요일인데, 그때는 시청에 아무도 없지 않느냐"면서 "시간 날 때마다 담당자에게 항의 전화하는 것 말곤 방법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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