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은 어려울까…” 공공자전거 따라잡은 민간공유자전거, 문제점은?
“공존은 어려울까…” 공공자전거 따라잡은 민간공유자전거, 문제점은?
  • 김도윤 기자 mostnews@kmaeil.com
  • 승인 2021.05.1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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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무인 공공자전거 ‘페달로’ 올해 사업 종료
올해로 사업이 종료되는 안산시 공공자전거 '페달로' (사진=김도윤기자)
올해로 사업이 종료되는 안산시 공공자전거 '페달로' (사진=김도윤기자)

(경인매일=김도윤기자)서울특별시 따릉이, 고양시 피프틴, 안산시 페달로, 세종특별자치시 어울링, 대전광역시 타슈... 

이는 전국 공공자전거에 대한 지역별 명칭으로 지금까지 시민들의 발이 됨과 동시에 친환경·저탄소 시대를 맞아 더욱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로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를 이용한 카카오T 자전거, 이른바 ‘민간공유자전거’를 도입하면서 공공자전거의 시대가 저물고 민간공유자전거란 새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안산시의 무인 공공자전거 ‘페달로’의 경우 올해 사업 종료를 예고하고 있다. 안산 시내 곳곳에 1,200여대가 배치돼 운영 중인 '페달로'는 하루 이용 요금 1천원, 3만원이면 연간 이용이 가능하다. 

'페달로'외에도 전국 공공자전거의 요금은 대체적으로 저렴한 까닭에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았고 오늘날까지 시민의 주요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공공자전거의 이면에는 만년 적자라는 어두운 그늘이 있다. 안산 '페달로'의 경우 매년 막대한 유지 보수비용은 물론, 도난 등으로 물의를 빚었고 매년 1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이 지출됐다. 

지난해 안산도시공사에 따르면 '페달로'가 무단으로 사용된 뒤 지정 거치대가 아닌 곳에 방치된 경우는 지난해 5276건에 달하며 수리비만 3억 원이 투입됐다. 

정비 건수와 무단 이용 사례도 매년 늘어갔으며 때론 절도 중 검거된 사례까지 나온 바 있다.

이로 인해 지자체에서 공공자전거에 부담하는 예산은 늘어갔고 자전거의 특성상 노후화로 인해 매년 교체비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 등장한 것이 카카오모빌리티가 선보인 공유전기자전거 ‘카카오T 바이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9년 경기 성남과 인천 연수구에 첫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전국 12개가 넘는 지역에서 ‘카카오T 바이크’를 운영하고 있다. 

페달로 공공자전거 사업이 종료되는 안산시 역시 현재 500여대에 머무르고 있는 '카카오T 바이크'를 1,000여대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안산시는 올해 카카오T 자전거를 500여대 추가 확대 발표했지만 높은 가격 등은 여전히 단점으로 지적된다 (사진=김도윤기자)
안산시는 올해 카카오T 자전거를 500여대 추가 확대 발표했지만 높은 가격 등은 여전히 단점으로 지적된다. (사진=김도윤기자)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산시의 '페달로'서비스 종료와 함께 이뤄지는 '카카오T 바이크'추가도입을 놓고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첫 번째로 이용요금에 대한 지적이다. 기존 안산 '페달로'이용 요금에 비해 '카카오T 바이크'의 이용 요금은 기본 1500원(15분 기준)으로 이후 1분마다 100원이 추가된다. 

안산시가 지난 4월6일~16일 사이 시민 4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카카오T 바이크' 이용 만족도 온라인 조사 결과 “이용요금이 너무 비싸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4%(2개까지 중복 응답)로 이를 볼 때 이용 요금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존 '페달로'의 특성상 시민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었던 가격을 고려했을 때 '카카오T 바이크'의 이용 요금은 그동안 저렴하게 이용해온 '페달로' 보다는 시민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올해 '페달로'서비스가 올해 종료됨에 따라 일부 시민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의 '카카오T 바이크'를 이용 밖에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기존의 저렴한 이용료를 통해 출·퇴근 및 여가시간 등 자전거를 활용하던 시민들의 실용도가 급격하게 낮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두 번째로 무분별한 거리 방치에 따른 사고와 통행 불편이다. 현 안산시 곳곳에 배치된 '카카오T 바이크'는 공유킥보드 등과 함께 거리 곳곳마다 세울 수 있어 편리함을 주는 과 동시에 시민들의 통행 불편을 가중시키고 때론 아찔한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인도 곳곳에 방치된 공유자전거로 인해 시민들의 통행 불편 및 사고 유발이 야기된다. (사진=김도윤기자)
유동인구가 많은 횡단보도 앞 인도에도 '카카오T바이크'가 방치되어 있다. (사진=김도윤기자)

일부 시민들은 무질서한 주차 문제 등으로 인해 하소연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카카오 측은 향후 별도의 주차 존에 자전거를 주차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등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같은 통행 불편이 지속되는 실정이다. 

세 번째는 관리의 문제다. 안산시민의 경우 지난 3월 말 기준 '카카오T 바이크' 이용이 하루 평균 1407회, 1회 평균 2.1km를 이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아직까지 운영이 1년도 채 안된 '카카오T 바이크'에서는 소음이 발생하는 등 관리 문제도 해결해야할 문제로 손꼽힌다. 

그동안 지자체가 운영하던 공공자전거는 매년 늘어나는 적자와 불편 등으로 인해 점차 사라지는 형국이며 이를 대체할 민간공유자전거가 도로 곳곳을 활보하고 있다. 

하지만 편리함이 있는 대신 문제점도 상존한다. 이를 위해 허가 해준 지자체가 이용 요금에 개입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며 일부에선 지자체만의 공공자전거와 민간공유자전거의 공존(共存)을 바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인도 곳곳에 방치된 공유자전거로 인해 시민들의 통행 불편 및 사고 유발이 야기된다. (사진=김도윤기자)
인도 곳곳에 방치된 공유자전거로 인해 시민들의 통행 불편 및 사고 유발이 야기된다. (사진=김도윤기자)

특히, 교통연계성과 대중교통 요금 등을 고려해 이용료를 책정해야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며 이를 허가해준 지자체의 관리·감독 필요성도 대두된다. 

서울시의 경우 지역 공유자전거인 ‘따릉이’의 이용자 수와 사업규모가 매년 늘어나면서 적자 폭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적자폭이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에선 과다 적자라는 의견도 적지않다. 

하지만 ‘시민들이 공감하는 서울시 정책순위’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1위에 선정된 것을 살펴볼 때 공공정책의 성공적인 사업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따릉이'가 이미 서울시 교통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고 많은 시민들의 이동수단에서 없어서는 안될 주요 이동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은 줄어들고 따릉이, 페달로 등 공유자전거의 이용은 비대면 이동수단으로 각광받으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서울시는 올해 민간공유자전거와는 별도로 서울시민의 발 ‘따릉이’에 대한 3,000대추가 도입 정책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공공사업의 역할과 교통복지, 환경개선, 국민건강증진 차원에서도 운영을 지속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이는 올해 페달로 사업 전면 중단을 선언한 안산시와는 대비되는 모양새다.

민간 공유자전거를 추가도입하면서 지역 고유의 공유자전거 서비스 중단을 선언한 안산시를 두고 사실상 ‘공유자전거 독점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잖다. 

장·단점은 있지만 공공사업으로서 지속해 나가야할 목적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과 함께 향후 지역 공공자전거 정책을 되살린다면 이야말로 이중부담을 낳는 예산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편, 안산시가 공공자전거를 폐지키로 한 이유는 운영 비효율적인 측면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민간 서비스와 공공 자전거의 공존을 택한 서울시의 경우 “시가 효율성만 따질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공공자전거 추가 도입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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