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덕암 칼럼]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7.12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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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과거 우리네 부모님 세대에서 흔히 듣던 말이다. 그렇다. 남편이 잠자리에서 성실(?)해야 임신이 가능한 것이지 아무 관심도 없이 외박을 밥 먹듯 하는데 언제 아이가 생기며 다산을 기대할까. 어쩌다 한량 같은 남편이 그랬지 대부분의 가장들은 성실했다.

1953년 전쟁이 끝나고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한창 베이비붐 현상이 일었으며 이때 출산율이 연간 평균 6명대를 기록했다.

그 시대 출생자들인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사람들,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의 중추적인 중심에 선 사람들이다. 속된 표현으로 사람귀한 줄 모를 수밖에 없는 세대다.

10년 동안 한 해 평균 100만 명이 태어났으니 지금의 인산인해가 된 원인이다. 인터넷을 뒤져 대한민국 출산율 연도별 통계를 보면 1960년 한해 108만 명을 정점으로 해마다 줄어들었다가 2020년 272,000명까지 추락했다.

2020년이 코로나19가 창궐한 시점이고 예식장이 줄 폐업을 했던 시기였으니 2021년 출산율은 훨씬 더 떨어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앞선다.

숫자 나열해봐야 복잡하기만 하고 저출산이 우려된다며 정책을 펼치는 정치 행정가들이 온갖 방법을 다 연구하고 막대한 예산도 퍼붓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가장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근본적인 원인이 뭘까. 바로 자연발생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의 차이가 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교배 과정이 있었으니 임신이 있고 출산이 있는 것이지 손만 잡고 잔다고 아이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말이다. 하루 종일 농사일에 지쳐도 밤이면 마땅히 나갈 곳도 놀이문화도 없었다. 오순도순 저녁상을 물리고 나면 부부간의 애정은 당연한 것이자 본능이었고 자연발생적인 것이다.

과거 1960년대 아이들을 다산했던 부모님 세대는 흔히 말하는 일부종사라는 말이 있었다. 한 남자와 혼인하면 종신토록 남편으로 섬긴다는 뜻인데 여기서 섬긴다는 의미는 노예나 종이 아니라 남편에 대한 존중을 뜻하는 것이다.

물론 남편 또한 아내를 끔찍이 위하며 아무리 힘든 일도 마다않고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헌신했던 시절이었다.

이른바 첫정과 순결을 주었다는 뜻에서 사는 과정에 온갖 험한 일이 있어도 함께 이겨내던 과정이 있었다. 제왕절개가 어디 있었으며 분유는 또 어디 있었는가. 똥 기저귀를 갈아 채우며 하얀 천 기저귀가 마당 빨랫줄에 눈부시게 널려 있었다.

늘 젖을 물리고 포대기로 등에 업고 다니다 보면 언제 잠들었는지도 몰랐다. 업고 다닌 자식이 또 임신을 하면 손을 잡고 낳은 아이는 업게 되며 또 낳으면 업고 안고 손잡고 다닌 시절이었다.

지금처럼 어린이집이 어디 있었으며 그 흔한 커피숍 하나 없이 가사에 농사에 7남매를 거뜬히 키우셨던 부모님들이었다. 키친아트 대신 부뚜막이 있었고 냉장고 하나 없이 온갖 반찬으로 온 가족의 밥상을 준비하셨던 어머님들은 과연 신일까. 아니다. 평범하고 지금의 여성들과 똑같은 신체구조에 외려 배움이 부족했던 환경이었다.

그렇다면 왜 인구가 줄고 저출산이 재앙수준이라며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일까. 실제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은 물론 그 어떤 대안도 없다는 것이다. 돈으로 해결될 일도 아니고 힘으로 될 일도 아니며 이미 돌이키기엔 아이를 낳아야 할 주체의 여성들이 너무 멀리 왔다는 점이다.

‘옳다·그르다’로 판단할 일이 아니라 시대적 흐름이자 사람의 본능이며 누구의 책임이라 할 것도 없이 우리 모두의 탓이다. 세상이 달라졌다.

임신부터 출산까지 모든 과정이 여간 심각한 선택의 여지가 생기는 게 아니다. 금전적인 문제부터 신체적, 시대적 열등감까지 발생할 소지를 안고 있다. 모두 피하는 출산을 굳이 자신이 왜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결혼을 피하는 것은 이미 옛말이고 연애자체를 피하는 것이다. 필요하면 관계는 갖더라도 언제든 돌아설 수 있는 것이고 일부종사라는 말은 전설이다. 지금처럼 남자들이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두려워하는 시대도 드물다.

공기업은 물론 국가 공무원에 임용되어도 결혼 상대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자칫 서둘다 보면 성추행범으로 몰리기 십상이고 성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성은 여성의 결정에 따라 방향이 설정되는 세상이 됐다.

다른 한편으로는 성에 대한 타락과 천박한 거래가 이뤄지는가 하면 양면성을 지닌 한국의 성문화는 자유와 방종을 구분하지 못한 채 정확한 항로를 잃은 셈이다.

동물도 수컷과 암컷을 자연 그대로 두면 알아서 교배를 하고 번식을 하는데 굳이 사람만 온갖 법으로 통제하고 걸핏하면 성추행 어쩌고 하니 사람 형태의 인형까지 수입되어 욕구의 배출을 대신할까. 성을 함부로 대하는 남자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 하지만 성을 빌미로 꽃뱀 짓을 하는 여자도 엄벌에 처해야 한다.

그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간섭하지 않는 게 근본적인 저출산 대안이다. 그 다음은 가장의 수입을 넉넉하게 주어서 어미가 자식을 자신의 품에서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처럼 퍼붓는 예산이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부모처럼 안전하고 좋은 교사는 없고 크는 아이는 부모와 눈을 마주보며 성장해야 맞는 것이지 어린이집 학대 운운하며 겁에 질리게 키운다면 모두가 공범이니 진배없다.

환경이 주어질 때 둘도 셋도 낳는 것이지 지금 같으면 전쟁이 나서 인명이 줄어드는 것보다 더 빨리 줄어들 것이다.

오늘은 한국이 2011년 이 법이 개정되면서 7월 11일을 ‘인구의 날’로 정한 날이다. 백번 정하는 것보다 한번 현실에 와 닿는 정책을 기대해 본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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