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석의 기자수첩]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사는 시기
[정영석의 기자수첩]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사는 시기
  • 정영석 기자 aysjung7@kmaeil.com
  • 승인 2021.07.2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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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석 기자
▲ 정영석 기자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가 날이 갈수록 확진 자가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 시민의 피로도는 형언할 수 없을 만큼 크다. 하지만 평범한 시민을 괴롭히는 건 방역의 기본개념도 이해하지 못하는 철부지 시민의 몰지각한 행태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방역 개념이 생소하던 올 초. 식당에 마주 앉아 이야기하면서 먹는 음식, 커피숍에 모여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마시는 음료가, 주일 예배가 이 시국에 그렇게나 중요한 것인지 도통 모를 일이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고 한바탕 대화를 나눈 뒤 실외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쓰는 모습은 방역을 한다며 바닥에 소독약을 뿌리는 일 만큼이나 실소를 자아낸다. 코로나19 재 유행을 불러온 사례에 모두 등장하는 장면들이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일부 음식점 종사자들의 행태는 가관이다. “일할 때 답답해서 잠시 벗었다. 밖에 나갈 땐 무조건 착용한다”는 천편일률적인 답변과 “왜 나한테만 그러냐”는 적반하장식 태도로 일관한다. 최근에는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려는 직장인도 많다. 하지만 좁은 사무실 공간에 다같이 모여 ‘오손도손’ 담소를 나누며 도시락을 먹는 모습을 보니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방역에 무지한 이들은 정작 주변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거나 자가격리자가 생기면 호들갑을 떤다. 본인은 비말이 난무하는 술자리와 식사자리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서 주변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선제적으로 진단검사를 받거나 휴가를 내는 이들을 비난한다. 그것도 비말을 한껏 분출하면서. 인적이 없는 야외에서 어린이에게 잠깐 마스크를 내리자고 하면 “집이 아닌 곳에서는 무조건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되레 부모를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한없이 미안할 뿐이다.

누구나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 도래했다. 그렇다고 누구나 이 지독한 바이러스를 아무렇지도 않게 전파하는 것을 용인할 수는 없다. 우리가 경제활동을 온전히 하면서 코로나19를 이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책이자 비법은 마스크를 쓰고 흩어지는 것뿐이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사는 시기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수도권은 4단계 비수도권도 3단계 등 방역수칙을 높이고 있으나 확진자는 매일 1천3백여명을 웃돌고 있다.

이는 무조건 방역수칙을 올바로 지켜야 한다. 조금만 참고 정부방침을 따르면 참는 만큼 마스크를 벗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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