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 역풍...보수층·국민의힘 지지층·윤석열 대통령 지지층의 탄핵 불안감으로 결집, 대통령 지지율 상승 가능성. 2024년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견제론 확산 가능성
- 윤석열 대통령 탄핵 불가능 이유 ①탄핵소추안 국회 의결정족수 미달...국회재적의원 수 299명의 2/3인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국민의힘 국회의원 115명, 나머지 국회의원 194명 ②대통령, 탄핵 사유인 헌법이나 법률 위배하지 않아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월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큰 파장을 불러왔고 역풍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중반으로 추락하자 민주당에서 부담감 없이 정치 금기어인 ‘탄핵’ 단어가 난무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측근 비리는 정권뿐 아니라 나라의 불행까지 초래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고한다.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 특히,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논란과 국민의 우려에 윤석열 대통령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1. 김민석·이원욱·박주민 등 민주당 의원들의 탄핵 언급
앞서 민주당 소속 몇몇 국회의원들도 비공식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을 거론해왔다.
당대표 예비후보인 김민석 의원이 지난 14일 야당에서 탄핵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거론하며 “만약 이대로라면 대한민국 역사에 또 한 번 불행한 탄핵의 역사가 되풀이 될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20일에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공적 시스템 일탈에 대한 비판을 무시하면 탄핵 정서가 급속하게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3선의 이원욱 의원도 지난 18일 라디오에서 "요즘 국민들 사이에 탄핵이라는 단어가 광범위하게 회자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대표 예비후보인 박주민 의원도 지난 19일 언론에서 "경제나 정책 실패만으로 탄핵되기는 어렵지만 걱정되는 게 최근 사적 채용 논란이 아슬아슬하다"고 탄핵을 거론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섣부른 탄핵 거론은 역풍이 우려되므로 자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민주당 내에서도 지배적이다.
민주당 지지층만을 의식한 인기영합주의 발언인 이러한 탄핵 언급은 국민적 거부감과 보수층의 위기감을 불러와 민주당 지지율 하락,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의결
2004년 3월 12일 한나라당, 새천년민주당 등 야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법 9조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 조항 위반, 대선자금 및 측근 비리, 실정에 따른 경제파탄 등을 이유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국회의원 193명의 찬성으로 의결하여 같은 해 5월 14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은 탄핵 역풍으로 2004년 4월 15일 17대 총선에서 참패를 하였다.
2016년 9월부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에 몰리기 시작하였으나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언급은 신중했다.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역풍이 얼마나 컸는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016년 연말로 갈수록 거세진 소위 ‘촛불 혁명’이라는 거대한 성난 민심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에 정치권이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수 128명 가운데 최소 62명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찬성함으로써 국회재적의원 수 300명 중 234명이 찬성(대통령 탄핵 소추안 의결 정족수, 국회재적의원 수의 2/3인 200명)하여 2016년 12월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의결되었다.
3. 윤석열 대통령 탄핵 불가능 이유 ①탄핵소추안 국회 의결정족수 미달...국회재적의원 수 299명의 2/3인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국민의힘 국회의원 115명, 나머지 국회의원 194명 ②탄핵 사유인 헌법이나 법률 위배하지 않아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경고하거나 정치적 협박을 하지만 탄핵이 불가능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운석열 대통령 탄핵은 현재 여야의 국회의원 의석수 분포로 봤을 때 탄핵소추안 국회 의결정족수 미달로 불가능하다.
헌법 제65조 2항에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현재 국회재적의원 수는 299명(더불어민주당 169명, 국미의힘 115명, 정의당 6명, 기본소득당 1명, 시대전환당 1명, 무소속 7명)이고 3분의 2는 200명이므로 200명 이상의 국회의원이 탄핵소추안에 찬성해야 의결될 수 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115명이므로 이 중에서 16명 이상이 이탈하지 않는 한 탄핵소추안 의결은 불가능한 일이다.
과거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시에는, 당시 새누리당 내부가 20대 총선 공천학살 등으로 친박과 비박 간 계파 갈등이 극심했고, 박 대통령이 비박계 의원들을 포용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 비박계 의원들의 박 대통령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컸고, 촛불혁명으로 박 대통령 탄핵 지지여론이 80% 이상이었기에 여당인 새누리당 국회의원 중 최소 62명이 탄핵소추안에 찬성해 234표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었다.
둘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헌법에 규정한 탄핵 사유인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헌법 제86조 제1항에 “대통령 등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는데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지지율은 추락했지만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탄핵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민주당이 현실적으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 불가능하다. 국민적 동의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4. 탄핵 역풍...보수층·국민의힘 지지층·윤석열 대통령 지지층의 탄핵 불안감에 따른 결집, 탄핵 거론에 대한 중도층의 반감으로 대통령 지지율 상승
그러나 이러한 내막을 모르는 일반 국민들, 특히 보수층·국민의힘 지지층·윤석열 대통령 지지층에서 혹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지나 않을까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경고한 것은 큰 실책이고 자충수이다.
보수층·국민의힘 지지층·윤석열 대통령 지지층의 탄핵 불안감으로 결집하게 되고 탄핵 거론에 대한 중도층의 반감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또한 더 나아가 2024년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견제론이 확산되면서 국민의힘이 제1당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참고 자료) 대한민국헌법 제65조 ①대통령ㆍ국무총리ㆍ국무위원ㆍ행정각부의 장ㆍ헌법재판소 재판관ㆍ법관ㆍ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ㆍ감사원장ㆍ감사위원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②제1항의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하며, 그 의결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③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④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 그러나, 이에 의하여 민사상이나 형사상의 책임이 면제되지는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