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연의 것은 자연에 돌려줘라, 그리고 돌발적 기상환경의 변화에 분골쇄신(粉骨碎身)하라. 지금은 “치산치수(治山治水)의 깊은 뜻”을 겸허히 생각할 때!!
[사설]자연의 것은 자연에 돌려줘라, 그리고 돌발적 기상환경의 변화에 분골쇄신(粉骨碎身)하라. 지금은 “치산치수(治山治水)의 깊은 뜻”을 겸허히 생각할 때!!
  • 이찬엽 pinetree0516@hanmail.net
  • 승인 2022.08.1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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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엽 논설위원
▲이찬엽 논설위원

홍수로 초토화된 한국은 지금, “기억상실” 중이다. 이젠, 일본이나 중국에서의 홍수피해만 생각할 때가 아니다. 속수무책에 가까운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자연재해는 매년 반복되지만,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기습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피해는 천문학적이다. 그래도 또 당하니 어찌할 방도가 없는 것 같다. 최근, 서울과 경기 중부에 내린 폭우로 그 피해에 대한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피해가 커 정신적 충격이 더 크다.

그런데, 110여 년 만의 일이라 정확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허나, 그동안 너무나 안이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아직 “아열대기후”로 판정받은 국가는 아니다. 해양과 마주한 반도 국가의 특성상 기상변화의 폭은 매우 크다. 즉, 이는 아무리 잘 대처해도 주무관청, 나아가 최고 통치권자도 욕을 얻어먹을 수밖에 없다. “화난 국민을 누가 이길 손가.”

서울은 이미 섭씨 10도 이상의 달이 7개월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가장 추운 달의 평균기온이 18도가 되지 않아 아열대기후로 편입되지 못했다. 다만, 남부지방은 이미 아열대기후에 편입되어가고 있다. 이건,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재앙을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부정적인 면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도” 소용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관련 기관인 기상청은, 20C 후반에 이르면, 차령산맥을 경계로 평균 5도 이상 온도가 상승하면서 한반도의 4분의 1이 아열대기후 지역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니까, 이건, 한국은 이제 온대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책에서 탈피하여 아열대 지역에 맞는 “재난정책”을 설계해야 함을 의미한다. 중국과 일본처럼 매년 당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즉. 그동안의 기상 관련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봐야 함을 뜻한다. 그리고, 특정적으로, 건축법과 하천법 등도 이에 걸맞게 개선해야 함을 의미한다. 예로부터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우리는 중요시 했다. 왜냐면 그것이 “근본”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자연재앙은 예고 없이 오고 거침없이 올 것이다.

인구 밀집 지역인 “서울과 수도권은” 난개발로 인한 환경침해로 재앙은 항상 예상되었었다. 이번 기록적인 폭우에 피해를 본 지역 역시 자연적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을 서두른 지역이 대다수였다. 일례로, 도림천의 경우 강폭은 매우 협소하고 주변에 변변한 나무하나 없다. 그러면 많은 양의 물은 어디로 흘러가겠는가. 안이한 대처를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

주민들이 오늘도 잠을 못 이루고 있는 실정을 생각하면 답답할 따름이다. 오로지 사람을 위한 개발,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개발뿐이었다. 죄책감은 없는가. 즉, 상류에서 물이 갑자기 불어나면 감당하지 못할 처지에 항상 놓이게 돼 있다.

한 두어 달쯤인가, 지금의 5분의 1도 안 되는 강수량에 도림천 상류는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때 필자는, “도림천”을 바라보며 지금을 예측했었다. 즉, 당시 살기 바빠 이를 지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천 주변 지역에 도로를 건설하고 건물을 지었지만, 그곳은 원래 물이 흐르던 곳이었다. 이게 문제였다. 한 평이라도 사람을 위해 써지길 바랐으나, 결국 자연재해의 “역풍”을 맞고 마는 “악순환”이 예정돼 있었다. 

언급한 홍수는 내수범람과 외수범람으로 나뉜다. “내수범람”은 집중호우와 하천으로 내려보내야 할 물이 제반 시설의 한계로 역류하여 발생하지만, “외수범람”은 도시내 내지는 주변하천의 범람에 의해 제방이 붕괴된 홍수다. 그런데, “전국 2만 6천여 개”의 하천 중 소하천에서의 홍수는 매우 심각하다. 우리의 경우 소하천의 비중은 85%를 넘는다. 관련하여 “홍수범람위험도”의 실용적 구축을 촉구한다.

그래서, 전국하천유역조사가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진행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지금은, “시간당 100m의 폭우”가 쏟아질 때 온전히 견딜 수 있는 홍수대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빗물 저류 배수시설”을 설치하여 적극 대응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많은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땐 또한 속수무책 아닌가. 따라서 이제는 우리와 유사한 기후 국가의 홍수를 연구하고 이를 적극 수용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랐다.

일반적으로, 홍수엔 재해성 홍수, 간만성 홍수, 하천성 홍수 그리고 해안성 홍수 등을 들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 문제 되는 것은, “하천성 홍수와 재해성 홍수”다. 전래적으로 홍수 다발지역은 중국을 포함한 세계 4대 문명지역이었다.

그러나, 여타 다른 곳은 홍수에서 대체적으로 벗어났지만, 아직도 중국은 1년에 250여만 명 이상(사망 등)이 장강과 황하의 범람으로 희생되고 있다. 통계적으로, 아시아의 홍수피해는 “유럽이나 남미”에 비해 2배가량 크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은 인구 최대국가이지만 사망자 또한 최대국가다. 중국 홍수의 특징은 인명피해도 피해지만 항상 전염병 문제를 일으켰고, 특히 한국에 악영향을 끼쳤었다.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중국 역시, (도시)홍수의 원인으로, 경제성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배수시스템 등 과학적인 “치수정책의 불비”를 꼽고 있다. 특이한 것으로, “스펀지 도시 조성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 정책은 주택 주위로 “정원 내지 습지, 연못 등을 조성”함으로써 그와 동시에 추진중에 있는 “도로(투과성 재료)재정비”를 통해 유출량을 현저히 줄여보자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획기적인 기획이지만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도 이런 시스템을 연구할 단계가 온 것이다. 즉, “생태학적 개발”을 연계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그리고 또한, 홍수문제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심상해 있는 일반 사람들의 고통은 배가되고 있다. 원래는 흙이었지만 흘러가는 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포장” 때문에 저지대가 댐처럼 물을 모으는 장소가 되고 만 것이 주원인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해마다 반복되는 재해를 막을 수 없다.

그리고, 건축구조와 관련하여 반 지층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피해가 컸는데, 이 문제는 구조적인 문제로, “정부의 진실된 지원”이 필요하다. 발표된 수해 대책 점검 긴급 당·정협의회의 긴급복지지원조건은 까다롭기 때문에 피해 주민이 수혜자가 될 확률은 낮다. 정책은 실효성이 높아야 하고, 나아가 행정가들과 위정자들의 분골쇄신이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의 경우, 홍수에 의한 인명피해 비율은 30%를 상회하고 있다. 집중호우는 기후변화에 따른,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처치 곤란한 국가적 문제다. 1990년대 이전처럼, 시간당 75m이상의 집중호우를 보기 드문 시대와 지금은 딴판이다.

지금은, “불 투수면”이 많은 도시홍수가 빈발하고 있는 상태다. 강수가 땅에 스며들지 않고 지표면에 노출됨으로써 저지대 주택이라든지 지하상가 등은 항상 홍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위와 같이, 기후변화만 탓할 순 없지 않은가. 피해에 대한 사후구제책도 바람직하고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세우는 것도 필요하나, 문제는, “보여주기식”으로 진실성 없이 그럴싸하게 포장만 하는 “부실한 행정”은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할 수 없지만, “치산치수”의 진정한 의미를 바로 알고 “그늘진 곳”을 헤아리는 참된 행정이, 시대의 요구 사항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이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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