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창] 봄 오는 소리
[동심의창] 봄 오는 소리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kmaeil86@naver.com
  • 승인 2023.03.10 08: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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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오는 소리

               정완영

별빛도 소곤소곤 
상추씨도 소곤소곤 

물오른 살구나무 
꽃가지도 소곤소곤

밤새 내 내 귀가 가려워 
잠이 오지 않습니다.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백수(白水) 정완영(鄭椀永, 1919~2016)은 시조를 위해 태어난 시인이다. 그는 고향 김천의  황악산과 직지사를 사랑하였다.

그의 호 ‘백수(白水)’는 김천의 샘 ‘천(泉)’ 자의 파자로 ‘백’ 자와 ‘수’ 자를 붙인 것이다. 196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골목길 담모롱이」가 입선되고, 196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해바라기처럼」이 당선되면서 동시조도 즐겨 썼다. 

백수는 10여 권의 시조집 외에 『꽃가지를 흔들듯이』, 『엄마 목소리』 등의 동시조집을 펴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그의 대표작 「분이네 살구나무」, 「바다 앞에서」가 수록되어 애송되고 있다.

백수는 동심의 원천인 엄마를 그리워하고, 꽃중에서도 살구꽃을 퍽 좋아했다. 봄이 되면 새싹을 피우느라 잎눈과 꽃눈들은 밤새 일한다. 수맥을 통해 물을 나르느라 씨앗들도 꽃가지도 밤새 소근거린다. 온갖 생물들이 물을 길어올리는 생명의 봄밤은 그래서 분주하고 그 소리를 듣는 시인은 귀가 가려워 잠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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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숙 2023-03-10 17:53:37
지금 딱 보기 좋은 동시입니다. 이 시를 보니 봄오는 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좋은 동시를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