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창] 겨울 종소리
[동심의창] 겨울 종소리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kmaeil86@naver.com
  • 승인 2023.12.15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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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종소리

                 김사림

종소리가
눈송이 사이로
소복소복 묻어서 내린다.

뛰어 놀던
아가의 머리카락에
썰매 타는 아이들의 빠알간 볼에
흘러내리는 종소리.

눈을 퍼 담아내고 있는
아저씨의 삽 위에
눈과 함께 쌓이는 종소리.

눈과 함께 내리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반짝반짝
빛나는 종소리.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김사림(金思林 1939~1987)의 본명은 김광수(金光秀)이다.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태어나  해방 전에 귀국하여 삼랑진에서 성장했다.

1958년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였으며, 1962년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국민대와 명지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1957년 고등학교 재학 중 시집 『사파집(思坡集)』(제일문화사)을 출간하였으며, 1960년 <자유문학>에 「대지의 소네트」, 「대합실」, 「극언(極言)」등의 작품으로 추천 받아 등단했다. 

1963년 미8군 <유사공보> 기자로 활동했으며, 1965년 배영사(培英社) 편집부장, 1969년 <중등교육> 편집부장을 지냈다. 1970년 이후에는 대한교육연합회에서 간행하는 <새교육>, <새교실>, <방학생활> 등의 편집장을 지냈다. 1966년 김요섭, 박경용, 석용원, 신현득, 유경환 등과 함께 〈동시인〉을 결성하여 활동했다.

등단 이후 간행한 시집으로는 『잎을 모아서』(1972), 『바람의 비밀』(1976), 『송짓골 우화(寓話)』(1981), 『수몰지구(水沒地區)』(1982) 등이 있다. 1986년에는 시선집 『끄나풀』(교음사)에서 간행했다.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아동문학가협회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경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지냈다. 1974년 제7회 세종아동문학상을 받았으며 1987년 간암으로 타계했다.

이 시는 청각 이미지인 종소리를 시각 이미지로 마술처럼 변화시켰다. 눈이 내리면 세상은 고요하고 소리도 더 가까이 들린다. 눈오는 날 멀리 교회의 종탑에서는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종소리가 묻은 눈은 신나게 뛰어노는 아가의 머리카락에 썰매타는 아이들의 볼에 눈을 퍼담는 아저씨의 삽위로도 쌓인다. 마침내 나뭇가지에 얼려 반짝거리며 빛나는 성탄절 무렵의 종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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