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갈 데까지 가보자 놀고먹자
[덕암칼럼] 갈 데까지 가보자 놀고먹자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4.04.2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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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 때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아연실색할 판이다. 돈 잔치로 표를 사려는 후보나 그런다고 찍는 유권자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며 대체 어디까지 상황을 몰고 갈 것인지 매우 난감하다.

물론 개인적으로 어떤 후보를 선택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일단 선거전에서 내뱉은 공약들을 보면 아예 놀고먹게 해주겠다는 노골적인 단어만 안 썼을 뿐이지 마지노선이 없었다.

청년층이 표가 될만하면 청년층을 대상으로 마구 퍼주고 여성들이 모여 단체를 이루면 현실성 없이 대책 없는 공약을 남발한다.

지난 총선의 흔적을 들춰보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4월 6일 부산 해운대구 유세전에서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청년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청년요금제 데이터 제공을 2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해 공연·전시 관람비를 1인당 최대 15만원까지 보전하는 청년 문화예술 패스를 기존 19세에서 24세까지 늘릴 것이라며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직장인 대상 총선 공약으로 주 4.5일제 확산을 내걸었다.

4.5일제를 도입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 실제 노동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계획인데 포괄임금제를 금지해 만연한 야근을 줄이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리고 현행 1년 이상 계속 근로 시 연차 휴가 취득 요건을 6개월 이상 계속 근로로 완화하고 지역 관광 인프라를 이용할 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분담금을 지원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그뿐만 아니라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유급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내용도 공약에 포함됐다. 이번 총선에서 국회 입성에 실패한 녹색정의당은 직장인 연차를 5일 추가하고 자녀가 있는 부모들에 대한 연간 30일의 유급 돌봄 휴직 제공도 공약 사항으로 내걸었다.

산전후 휴가와 배우자 출산 휴가제를 확대하고 육아휴직 급여 상한선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노동시간도 주 4일제를 실현하겠다며 하루 노동시간 상한제를 도입하고 심야 노동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전반적인 노동시간 역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총선 결과 녹색당의 공약이 얼마나 먹혔을까.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 미래 역시 법정 노동시간을 기존 40시간에서 35시간으로 단축하는 한편 최소 15일인 법정 연차를 25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출산 전후 휴가, 배우자 출산 휴가, 육아휴직 대상자가 있음에도 3년 연속 휴가를 쓰지 않는 사업체의 경우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놨다. 일하는 근로자와 월급을 주는 당사자는 고용인이며 양측의 근로조건과 급여 지급 등은 당사자 간의 일이다.

이미 해도 너무할 만큼 근로자들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고용주와 이간질했으면 이제 멈춰야할 일이다. 선거를 두 번 치렀다가는 나라 살림이 폭삭 망하고 근로자들은 모두 안방과 거실에서 뒹굴어야 될 판이다.

복지향상을 자제하라는 것이 아니라 가만둬도 자연스레 해결될 고용인과 근로자와의 노사관계에서 한쪽을 지나치게 편을 들고 가만히 서있던 사람을 앉아라 누워라 하니 인간의 본능적인 안일함이 끝도 없이 늘어지는 것이다.

이 또한 이미 늦었다. 뭐라도 할 수 있음에도 아무것도 못 하고 은둔한 청년이 300만 명이고 갈수록 쉬운 것만 찾으려는 경제인구의 근로환경은 정치인들이 모두 망쳐놓았다.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은 없듯이 쉽게 돈 버는 직업은 없다.

온통 AI가 판을 치는 현실 속에서 사라지는 직종들은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가. 그나마 남은 일자리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탄탄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으니 놀고먹으라는 정치인들의 공약과 그런다고 찍어주며 놀겠다는 유권자나 공범 아니던가.

필자는 일명 꼰대 발언이나 라떼로 치부되더라도 땀과 눈물을 당부한다. 땀이란 육체적 노동과 운동, 기타 환경적 요인에 의해 체내에서 발생되는 액체지만 현재 시점으로 바라볼 때 땀이란 생소한 단어다.

헬스클럽과 등산, 기타 여러 가지 작용으로 흘리기도 하겠지만 근로 현장, 특히 1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땀과 노력은 개인적인 경제활동 이외에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이다.

자고로 휴식이란 노동을 전제로 달콤한 것이지 마냥 쉬고 있으면 휴식의 가치나 소중함을 알 수 없다. 그리고 눈물을 흘려보라고 권한다. 어떤 일이든 도전하다 보면 성공도 있겠지만 실패도 감수해야 한다.

경제적 고난과 육체적 고통, 그리고 정신적 좌절감을 겪어가며 눈물을 흘려본 자만이 성공의 반열에 서도 그 가치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성공하면 자신에 대한 대견함과 성취감으로 감격의 눈물을 흘려봐야 한다.

되도록 젊은 날 성공하지 말고 몇 번이고 실패해 보면 그만큼 나무의 나이테처럼 겹겹이 언륜이 쌓이게 되며 어느 정도 인생의 중반기쯤 성공해야 기초가 탄탄하다. 당장은 죽을 것만 같지만 이 또한 지나가게 되며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워 본 나날이 쌓이고 쌓여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게 된다.

가만히 거실 소파에 누워 배달음식이나 시켜먹고 잔뜩 살찐 다음 살을 뺀다고 또 돈 들이고 그나마 경제력이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결과는 자명하다. 없던 병도 생기며 병실에 누워 항생제나 영양제를 맞아가며 버티기보다 숲길도 걷고 강변도 걸어봐야 한다.

그 걷는 길도 걸을 수 있을 때 걸어야지 더 약해지면 깨닫고도 걷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신상태가 그러하고 그 출발점에는 세금 걷어 제 돈처럼 생색내는 정치인들이 앞장섰기 때문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일어나라 아이야 다시 한번 걸으라는 1983년 허영란 가수가 부른 날개라는 노래가 상기 되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