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쉬어가며 걷다보면
[덕암칼럼] 쉬어가며 걷다보면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4.05.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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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사람은 태어나 네발로 걷다가 두발로 걷다가 다시 지팡이를 짚은 세발에서 보행기를 잡은 네발로 걷게 된다. 다만 이러한 행보를 어떠한 이유로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문제다.

사람이 살다보면 겉보기에 멀쩡한 것 같아도 내면에는 그 누구도 고민 없는 사람 없고 화려한 빌딩과 아파트 불빛사이 어느 곳이라도 완벽한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없다. 오늘은 사람이 걷는 길에 대해 여러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오랜 옛날 사막에서 별을 보고 길을 찾던 시절이 있었고 조선시대에도 한양 천리 길을 지금처럼 네비게이션도 없이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아니 지도 한 장 없이 방방곡곡 잘도 찾아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필자도 요즘 그러한 심경으로 달빛을 벗 삼아 멀고 먼 길을 걷는다.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회가 통합한지 5년 만인 문재인 정부시절 코로나19의 창궐로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완전 분리가 됐고 천 만 명도 넘던 동호인들의 뜨거운 생활체육의 영역과 활동범위는 대부분 축소되거나 최소한의 대회로 명분만 갖추는 현실에 봉착했다.

국민들의 위축된 생활체육은 다시 복구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이미 이러한 일을 예측한 지 3년 전 어렵사리 설립한 대한생활체육회가 가는 길이 그러하다. 정부가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겨우 덮어놓은 판도라 상자가 다시 들썩이자 내용도 파악하지 않은 채 혹여 같은 일이 번복되지 않을까.

사소한 트집까지 서슴지 않았던 과정을 보며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는 현실이 당시 모습이다. 불확실한 미래, 행보가 맞는지에 대한 불안감, 그 와중에도 길을 걸었다. 깜깜한 밤길을 오로지 별만 보고 함께 걷는 무리들의 이정표가 되어야 하는 심경은 이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함께 하얀 백지에서 점을 찍고 선을 긋고 밑그림을 그리기까지 3년이 걸렸다.

법률적 등록부터 47개 종목별 회장과 17개 시도별 협회장을 임명하고 원대한 항해를 꿈꾸며 한걸음씩 걸어온 흔적은 비교적 굵직했다. 아무도 걷지 않던 길을 가야하는 길목에 돌부리와 가시덤불이 훈련과정을 만들어 놓았고 하늘에는 예상치 못했던 비와 눈까지 쏟아졌지만 피할 곳도 없었다.

적어도 지난 3년은 그러했다. 오로지 주눅 든 5천만 국민의 생활 속에 운동의 여지를 만들어 화투와 카드, pc와 스마트 폰, TV 등 사각귀신으로부터 벗어나 생활체육을 활성화 시키는 것, 그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고난의 행군에 꾸준한 발걸음을 옮겼다.

정부예산으로 온갖 체육잔치를 벌이면서 정작 그 마무리에는 특정인의 축사와 생색, 국민세금으로 조성된 수천억대의 예산을 매년 사용하는 굴레를 지켜본다. 조직은 돈이 생명이다. 지금까지 땡볕에도 불구하고 함께 걸어온 동료들을 생각하면 고마움과 미안함보다 희망을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

2년 전 계룡군 문화 엑스포의 메인 무대를 장식하면서도, 1년 전 믿고 따라준 임원들의 뜨거운 협력에 의해 거대한 조직의 발판이 완성되면서도, 반년 전 독일에서 개최된 세계생활체육연맹의 정회원 승인을 받으면서 별을 보았다.

이제 무리들을 이끌고 정확한 목표물을 가르치며 함께 걸을 것을 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러시아가 전쟁을 벌여 강제 취소된 생활체육올림픽, 아라비아가 대행할 수 있었고 다음 대회를 아프리카 가나 공화국이 선정되자 당시 독일 회의장은 공화국 대표와 임원들이 춤판으로 모두의 환영을 받았다.

부러웠다. 86아시안, 88올림픽, 평창 동계 올림픽까지 치러낸 한국이 분명 다음 유치국이 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새만금 잼버리의 수치를 만회하고 부산 엑스포의 실패를 다시 복구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라는 도마 위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올려놓고 전 세계 생활체육인들이 속속 인천공항에 입국하는 그날을 꿈꾸며 한류의 찬란한 문화를 보여주고 손님접대를 근본으로 알고 있는 우리 민족의 저력을 함께 보여줄 그날을 꿈꾼다.

경제가 어떠하든 국방이 어떠하든 정치권이 어떤 정쟁을 벌이든 사람이 최소한의 운동으로 통해 활력을 찾고 그 사소한 노력으로 건강해 진다면 그보다 가치 있는 일을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 많은 국민들이 움직이지 않는 건 코로나에 길들여 지고 굳이 안 해도 되는 운동에 게을러진 것이며 이기적 사회분위기에 자기중심적 생활환경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함께 협력하여 승부를 가리는 팀워크도 사라지고 운동으로 얻을 수 있는 활력과 어울림의 묘미를 점점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과감히 떨쳐 버리고 다시 냉수바가지를 뒤집어쓰더라도 정신이 확들 수 있는 자신과의 싸움에도 승리하길 바랄 뿐이다.

인체는 자전거와도 같다 멈추면 정체되고 굳어지고 제 기능과 면역력을 잃어버린다. 무슨 짓을 하든 한 종목의 생활체육이라도 실천하여 독자님들의 건강이 곧 개인적으로 자산이겠지만 나아가서는 국력이라는 점을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병은 생기는 게 아니라 운동하지 않는 게으름이 만성되어 만들어지는 것이다. 더 이상 병원이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아프기 전에 진료하는 곳으로 더 유능한 의료선진국이 되길 바라며 현재의 기성세대가 이대로 멈추어 약해진다면 머지않아 약봉지 쌓아두고 배달음식에 습관 되어 한국판 마루타가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오늘은 필자의 길에 대해 논했지만 독자님들이 각기 걷고 계신 길 또한 아스팔트만은 아닐 것으로 사료된다. 좁든 넓든 험하든 곱든 멈추지 말고 함께 걸어보길 권한다. 그리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꿈꾸며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가 지구촌 곳곳에 확산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2032년 세계생활체육올림픽 유치를 향한 걸음은 계속된다. 첫 걸음으로 강원도 태백에서 화려한 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제 전국대회와 종목별 대회들이 연속적으로 개최되면서 소외되었던 국민들의 운동신경에 동기를 부여할 것이고 지켜보던 국민들이 서서히 일어나 함께 뛰며 땀 흘리고 승부에 따른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전 종목을 두루 체험하며 각자의 DNA에 따라 자신만의 적합한 운동을 하게 되는 미래가 현실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정치, 종교, 상업적 목적 없이 오로지 순수한 생활체육의 발판이야 말로 국민들의 행복을 위한 실천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국민세금으로 생색낼게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국민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일, 돈으로 국민들 길들이려 하지말고 안되는건 안된다하고 움직여야할 일이 있으며 누워있지 말고 일어나야 말해야 한다.

돈보다 더 강한 건 뜻과 의지다. 지금처럼 돈에 얽매여 아무일도 못하는 게으름이 만연되면 종래에는 전국민이 돈의 노예나 환자로 변하게 된다. 이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19~34세 인구 중 2.4%가 은둔형 외톨이며 전국적으로 24만4000명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