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필요한 길거리 행려자들
관심이 필요한 길거리 행려자들
  • 설석용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15.01.0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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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에 가면 추운 날씨 속에서도 길거리를 배회하는 노숙인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들의 낡고 허름한 옷차림과 지져분한 얼굴로 동냥하고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춥고 더운 날씨와 상관없이 길거리에 신문지 한 장 깔고 누우면 그들에겐 이불이 되고, 커다란 박스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집이 된다. 모습은 다르지만 역시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이다. 기피대상이 아니라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집도 절도 없다는 이들을 사회는 크게 두 가지 시선으로 쳐다본다. 측은한 시선과 삶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비판적인 시선이 대표적일 것이다. 이들이 길거리로 내앉게 된 사연은 아무도 모른다. 처음부터 길거리 인생은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무슨 이유에서 인지 경제활동이라고는 동냥이 전부인 이들에겐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할 만큼의 돈이 생긴다면 더 바라지도 않는다. 과거도 미래도 없이 오늘을 살아가는 거리의 행려환자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들의 인생을 위해서도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상부상조일 것이다.

얼마 전 정초부터 주취행려자의 사망소식이 안산시내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사건인 즉슨, 2일 밤12시경 익명의 제보자로 인해 화장실에서 발견된 주취행려자는 10여 곳의 관내 병원 및 기관 등의 외면으로 사망에까지 이르는 또 하나의 참사였다.

술 냄새 풀풀 풍기고 옷에서 냄새난다고 매몰차게 외면한 해당 병원들은 의사로서, 병원으로써의 의무를 져버린 것이다. 의사가 환자를 편애한다면 아무리 기술이 좋다한들 의사의 자질이 있는 것인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당사자가 시와 해당 구의 관심을 받고 있었지만, 결국 이런 참사로 번지게 된 계기는 행려환자들의 관리보다 행려환자들의 발생 원인에 대한 본질해결이 우선순위라는 점에서 찾아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처음부터 노숙인이었던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들이 집 밖으로 나와 길거리에 상주하게 된 이유와 원인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 이것이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인식되어 사회구조나 제도 안에서 문제점을 찾아 개선한다면 사후관리보다 예산절감이라든지 그들의 경제활동으로 인한 수입창출 등 경제적 이득을 꾀할 수도 있다.

각종 봉사단체의 손길은 그들을 따뜻하게 해주지만, 일시적이고 노숙인생을 바꿔주기에는 역부족이다.

누구나 차가운 길거리보다는 온기 가득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것이다. 안타까운 사연 하나씩은 다들 가지고 길거리에 내앉아있겠지만, 이들을 진정 따뜻하고 배부르게 해 줄 수 있는 건 본인 스스로의 경제력뿐이다.

관계 부처를 비롯해 국가적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은 행려환자들에 대한 복지증편보다는 경제적 자립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관리보다는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설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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