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의원 집단 탈당… 요동치는 표심
바른정당 의원 집단 탈당… 요동치는 표심
  • 김도윤 기자 mostnews@naver.com
  • 승인 2017.05.2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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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국회의원 13명이 지난 2일 집단 탈당해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함과 동시에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지난 1월 창당한 바른정당은 98일 만에 당이 사실상 쪼개지며 위기 상황에 처했다. 제19대 대선 선거일을 일주일 앞두고 발생한 이 같은 집단 탈당 사태는 막판 선거 구도에도 상당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탈당 의원들은 '보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의 염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보수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다 거부당하자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극히 낮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반등의 기회도 잡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는 현실이라는 측면에서 이들의 탈당과 홍 후보 지지 선언은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으면서 분열했던 보수 진영이 대선을 앞두고 다시 결집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바른정당은 개혁적 보수를 가치로 내걸고 창당한 정당이다. 당시 몸담았던 새누리당을 국정 농단 세력으로 규정하며 친박 청산과 개혁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당시와 비교해 큰 상황 변화가 없는데도 이렇게 창당 100일도 안 돼 다시 돌아갈 것이라면 탈당의 명분마저 사라지는 것이다. 바른정당이 내건 개혁적 보수라는 슬로건도 결국 헛구호에 불과했다는 비판도 면하기 어렵다. 또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한 대선 후보를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상 사퇴하라는 것이 정당정치의 기본 원칙에 비추어 온당한지도 의문이다.

원칙과 명분 없는 정치적 이익만을 위한 이합집산은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가중시킬 뿐임을 정치권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바른정당은 왜 창당을 했는지를 생각하며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 또한 개혁적인 보수라는 구호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자각해야 한다. 지난 2일 집단 탈당 후 치러진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에서 유승민 후보는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있다는 충무공의 마음처럼 꿋꿋하게 소신을 이어나갈 수 있는 개혁적 보수로 거듭나겠다"며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한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유 후보의 이같은 발언 이후 바른정당에 대한 후원금은 10배로 늘었으며 당원가입도 7~8배 상승한 것으로 보도됐다. 오는 9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은 다시 한 번 엄중한 잣대로 주권을 행사할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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