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거리두기와 대응시스템의 개선이 급선무
생활 속 거리두기와 대응시스템의 개선이 급선무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06.0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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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어제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모순과 현실적 대안에 대한 시급함을 어필한 바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방역시스템의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인 열화상 카메라는 보조역할을 하는 삼각대, 노트북, 비접촉 체온계, 안내 배너, 장갑과 가운을 착용한 전문 계측 관리인 등 동반되어야 할 요소가 많은 편이다.

물론 시간당 수 십 만원의 비용이 청구되는 업체마다 다르지만 코로나긴급자금이 마련된 관공서나 단체는 몰라도 일반 사업이나 개인사업자들은 꿈도 못 꿀 일이다.

현장에 투입되어 근무하던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실내에서 실내로 이동하는 경우는 어느 정도 효율성이 있겠지만 차가운 야외에 있던 출입객들이 입구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에 체크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전언이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실제 야외의 온도에 충분히 차가워진 신체가 작은 미열의 차이까지 찾아내어 카메라로 촬영되기는 상당한 모순이 있는 것이다.

마치 구멍 뚫린 그물로 고기를 잡으려는 형국이다. 보다 정확한 방역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진실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지난 5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방침을 변경한 정부는 최근 학생들의 등교 문제를 두고 여간 고심이 아니다.

문제는 아무리 방역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막아지는 것이 아니란 게 이태원이나 부천 콜 센터에서 3·4차 감염으로 확산되는 경로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인근 도시인 시흥시나 안산 시는 멀쩡한데 비해 부천은 현대판 대구로 알려지며 실제 시민들 간의 기피현상까지 벌어진다.

안산의 경우 생활속 거리두기가 무색할 만큼 유흥가나 식당은 인파들이 넘치고 있으며 개인 간의 거리는 콩나물시루처럼 붙어 거리낌 없는 대화를 나눈다.

물론 전역이 그렇지 않겠지만 적어도 상업 지구만큼은 딴 나라 풍경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월 22일부터 45일만에 종료되자 왠지 질병종식을 의미하는 분위기다.

국립공원과 실내체육시설 등 실외 분산시설과 미술관, 박물관 같은 실내 분산시설이 개장되고 스포츠 관람시설과 같은 실외 밀집시설이 문을 열었다. 이대로 두면 모두가 자멸의 길을 재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방역 지침을 잘 이행해도 노력과는 별개로 재수 없으면 걸리는 질병으로 가고 있다. 정부와 보건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로 방침을 변경한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여름 성수기 대비 물놀이형 유원시설에 대해 7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런 개방의 밝음 이면에는 집합금지명령이라는 어둠이 공존한다. 이태원 발 집합금지 명령은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으로 확산 중인데 이로 인해 웨딩은 물론 유흥주점, 노래방, 학원 등 웬만한 업종은 모두 통제선 안으로 들어갔다.

수도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최대 전파 매개지로 급부상하면서 인구 밀집 지역인 서울·인천·경기에서 확진자들이 속출하고 있어 방역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전체적인 증가속도를 보면 지난 1월말 대구지역의 모양새와 유사하다. 전 국민의 절반이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방역망의 빈틈이 벌어진다면 이는 경로 확보도 하기 전에 4차·5차 감염까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 한 명이라도 번져서는 안 될 전파속도는 미국의 사망자 10만이 남의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도권에는 방역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밀폐와 밀집시설이 몰려있다.

유흥클럽으로 시작해 물류센터, 학원, 종교시설에서 잇따라 확산되는 질병은 정체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두려움이다. 일명 무증상 감염자, 자신이 감염되었는지 조차 모를 만큼 증상이 없다가 주변인들을 감염시키고 나서야 뒤늦게 확진판단이 결정되는 경우다.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주간 감염 경로가 불분명해 여전히 조사 중인 비율은 8.0%이며 이는 4월까지 6%대에 머물던 불분명 사례가 5월에는 7%대, 6월에는 8%대까지 빠르게 치솟는 상황이다.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요인 중 하나가 항체· 항원검사다. 현재의 방법보다 항체·항원검사를 실시하면 더 많은 확진가가 가려질 수 있다는 점인데 그물로 비유하자면 망사가 더 촘촘해진 것으로 예방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안고 있다. 이미 작은 고기가 다 빠져 나간 뒤에 말이다.

문득 4·15 총선거때 수동식 방역통 짊어지고 멀쩡한 도로변에 소독액을 뿌리던 모 정치인의 사진이 떠오른다. 하란다고 하는 후보나 그걸 특종이랍시고 카메라에 찍어 대서특필하던 장면이 엊그제 같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5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꼭 무슨 일이 터져야 난리를 치며 필요이상의 과잉반응을 보일까.

이쯤 되면 정부방침을 떠나 모든 시민들이 국민간의 배려와 어려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역시스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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