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예방 철저 행동은 천방지축
말로는 예방 철저 행동은 천방지축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06.0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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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정체불명의 코로나19 감염확산이 폭염에도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전파는 기온이 3~13도 일때 활성화 되고 발생 초기 1월부터 3월사이 평균기온이 18도 보다 높은 국가에서는 확산 속도가 낮았다는 통계가 나왔다.

발병국가였던 중국에서도 섭씨 8.72도에서 가장 빠르게 전파되며 그 이상 오르면 확산세가 둔화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경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번져가는 질병의 창궐에 방역당국의 안타까움만 심도를 더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월 8일 기준 신규 확진자가 38명 발생하여 총 누적 확진자수는 11,814명이라고 밝혔다.

주춤했던 클럽 집단발생 관련 감염자 확산은 전국으로 전파의 씨앗을 남겼고 최근 불거진 부천시 쿠팡물류센터 집단발생은 꺼져가던 불길에 기름을 부은 셈이며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추가 확진은 예방에 애쓰는 의료진들에게 안타까움을 더했다. 죽은 것 같다가도 다시 살아나 꿈틀대는 바이러스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서울 관악구 소재 리치웨이, 서울 양천구 운동시설, 용인 큰나무 교회, 군포·안양 목회자 모임, 경기도 광주시 행복한 요양원 등 시도 때도 없이 출몰했다.

특히 서울 중랑구 소재 원묵 고등학교 고3 학생과 교직원의 롯데월드 어드벤처 방문은 놀이시설 특성상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으로 2차·3차 확산의 여지에 대책이 안 서는 상황이다. 이 모든 발병 상황을 종합해보면 설마 하는 방심이 원인이다.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모임과 유흥시설·주점 등의 방문을 자제하고 식사나 노래 부르기 등을 자제해 달라고 신신당부 했지만 소귀에 경 읽기다.

특히 경기도 안산지역의 상업밀집 장소를 보면 거리두기나 예방수칙과는 거리가 멀다. 바싹 달라붙은 파라솔 의자는 물론 마스크 쓰기는 찾아볼 수도 없는 실정이다. 정부가 아무리 당부해도 너는 짖어라 나는 마신다 다.

인근 시흥지역인 오이도 주변은 더더욱 가관이다. 넓고 탁 트인 방파제에서는 너도나도 마스크를 쓰면서 정작 횟집이나 찻집에서는 신나게 먹고 마시느라 방역수칙에 대한 의식은 안중에도 없다.

물론 너무 위축되어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도 지역경제 살리기에 역행하는 것이지만 일단 사람이 살고 봐야 할 것 아닌가. 이미 전세계적으로 670만 명이 감염되었고 사망자만 해도 40만 명에 육박했다.

위기에 워낙 숙달된지라 한반도 위기설이나 기타 난리 통에도 미국처럼 사재기나 방화, 약탈이 전무한 나라이니 말해 뭐할까. 수도권의 집합금지 명령이 해제된 어제부터 꾹꾹 눌러 참았던 놀이문화의 본격적인 표출이 시작된다.

하지 말란다고 안할 민족도 아니고 정부관계자의 속이 타든 의료진의 수고가 헛되든 놀건 노는 배짱에 망연자실할 뿐이다.

바라는 게 있다면 최근 폭염의 연속이 도움이 될지 기대된다. 월요일인 8일 무더위는 경기지역에 폭염경보와 전북 담양에도 폭염주의보가 추가로 발효됐다. 경상남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마스크가 질병확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어떤 방법으로든 확인된 바 없다. 환경이나 각자의 면역성에 따라 얼마든지 쓰나마나 일수도 있고 밀집, 밀폐 상황에 따라 감염의 속도를 체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가지 확신할 건 눈에 보이지도 않고 냄새나 만져지지도 않는 병원균이 도처에 비산하며 누구든지 감염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설마 하는 대담함보다는 최소한 함께 방역지침을 지키는 배려의 국민성을 기대해 본다. 언젠간 지나갈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질병이 그래왔고 때론 재앙과 같은 결과를 낳기도 했지만 어떤 식이든 지나갔다.

가급적이면 하지 말란 거 하지 말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아가며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방역수칙을 지킨다면 최소한의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조류독감 유행 시 죄 없는 오리나 닭 등 가금류를 살처분 했고 구제역 때도 소들이 비명을 지르며 생매장 된 바 있다.

비브리오 폐혈증 유행 시 잘 먹던 생선 활어집 근처에도 안가고 아프리카 열병에 삼겹살 쳐다도 안보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한 바퀴 돌던 질병은 인간에게 넌들 별수 있냐는 식으로 접근해 오고 있다. 한마디로 각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재수 없으면 걸리는 것이다.

40만 명 이면 웬만한 전쟁 때 나타나는 전사자 수준이다. 한꺼번에 떼죽음이라도 당해야 움찔할까. 한반도는 면적도 좁고 제대로 번지면 수습 불가한 인구밀집형 나라다. 소나기 지나갈 때 까지 웅크리고 있다 보면 좋은 날도 오지 않을까.

안 그래도 경제적 불황으로 벼랑 끝에 몰렸던 서민들의 삶이 더욱 걱정되는 여름이다. 실제 없는 서민들은 거리로 나오라 해도 나갈 돈도 없기에 조금 살만한 사람들이 자제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없이 사는 것도 서러운데 목숨까지 위협받아서야 될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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