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윤석열 검증’이냐, 존재감·반사이익用 ‘찝쩍·저격’이냐...김용판·홍준표·서병수·유승민 의원은 공격, 주호영 원내대표·권성동 의원은 중립·원론, 정진석·김태호 의원은 옹호
[정웅교의 정치분석] ‘윤석열 검증’이냐, 존재감·반사이익用 ‘찝쩍·저격’이냐...김용판·홍준표·서병수·유승민 의원은 공격, 주호영 원내대표·권성동 의원은 중립·원론, 정진석·김태호 의원은 옹호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4.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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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후보 검정 3가지 차원...윤리·정의·공정성 검증, 국가경영능력 검증, 이념 정체성·노선 검증
- ‘야권 정권 창출 유일 카드 윤석열’ 공감대로 야권 호응 못 얻고 거센 비판 받아
- 주호영 원내대표 "과거 직무수행 과정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윤 전 총장 본인이 정리할 필요"
- 권성동 의원 “(검사 시절) 실수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입장을 밝혀야”
- 정진석 의원 “정권교체라는 큰 강물에 자잘한 감정은 씻어내야, 일에는 선후와 경중이 있다”
- 김태호 의원 “국민의힘에서 총장님의 가치와 철학으로 당당하게 증명해 주시길 바란다.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갑시다”
- 윤 전 총장 과거 수사상 문제 있었다면, 정치활동 시작 시 국민과 피해 당사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당사자로부터 용서받아야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여야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비판과 저격이 여야를 불문하고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 경쟁에 등판하려면 응당 맞닥뜨려야 하는 검증이라는 필수 과정이다.

윤석열 전 총장과 대립 관계인 민주당의 이낙연, 정세균, 추미애, 박용진 등 대선 도전을 꿈꾸는 전·현직 의원들이 윤석열 전 총장을 비판·공격하는 것은 자신의 존재감과 반사이익을 노리기 위한 전략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와 야권 지지층에서, 현재로서는 ‘야권의 정권 창출을 위한 유일한 카드는 윤석열 전 총장’이라는 공감대가 널리 형성된 상황에서 야권 인사들이 그를 공격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억울한 일이 있거나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고 정치적 반사이익을 위한 발언일지라도 너무 과하다는 여론이 대세라는 분석이다. 

1.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의 3가지 차원

과거 대선 과정을 보면 일반적으로 대선 후보들에 대한 검증은 크게 3가지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첫째, 자신과 친인척에 대한 사생활·도덕성·위법성 등 윤리·정의·공정성 검증이다.

대선 후보로서는 이 검증이 가장 고난도의 허들이다. 과거 김영삼과 김대중도 여자 문제, 가정 문제, 사상 문제 등이 검증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워낙 지역 기반과 지지층이 탄탄해서 이겨낼 수 있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두 차례 대선에서 아들 병역 면제 문제가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

이명박 대선 후보는 BBK·도곡동 땅·다스 논란 등이 크게 이슈화됐으나 ‘경제 살릴 대통령’이라는 국민 여망 덕에 위기를 겨우 넘겼다.

박근혜 대선 후보는 최태민 일가와 관련된 의혹, 정수장학회 등 박정희 대통령 관련 문제 등이 크게 이슈화됐으나 개인 인기로 겨우 위기를 넘겼다.

둘째, 국가경영을 할 수 있는 정책·비전·리더십 등 국가경영능력 검증이다.

이는 후보 간 TV 토론, 각종 단체 초청 토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하여 검증이 이루어진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어떻게 잘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학자가 학문적 업적이 뛰어나고 실력이 있어도 강의를 잘 못하는 경우도 많고, 어떤 학자는 반대로 학문적 업적이나 실력은 별로 없어도 인기 강의로 명성을 날리는 경우도 있다.

셋째, 이념, 외교 노선, 대북 정책 노선, 경제정책 노선 등 이념 정체성·노선 검증이다.

이것은 앞의 정책·비전 능력과도 연결돼 있다. 이념은 보수, 중도, 진보 중 어느 것이냐. 외교 정책은 한미동맹 중시냐, 미·중 등거리 외교냐. 대북 정책은 포용·온건 정책이냐, 봉쇄·강경 정책이냐. 경제정책은 성장주의자냐 분배주의자냐, 또는 친기업이냐 친노동자냐 등 거시적인 정책의 철학적 기조와 노선이다. 

2. 야권 일각의 윤석열 전 총장의 과거 수사 관련 비판·공격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검증과 공격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일각에서의 그의 과거 검사 직무 관련 비판과 견제성 발언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향후 야권 재편,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기 때문이다. 

최근 논란이 시작된 검사 재직 시 부당한 수사·기소 여부, 이미 수사와 재판이 진행된 그의 장모와 배우자의 사업 관련 위법성 여부가 앞에서 거론한 3가지 후보 검정 차원 중 하나인 그에 대한 윤리·정의·공정 검증의 핵심이 될 것이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서울경찰청장 재임 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축소·은폐 지시 혐의로 당시 윤석열 수사팀장의 검찰에 의해 기소됐지만 1, 2, 3심 모두 무죄를 받았으나 자신은 기소·재판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 적폐 청산의 행동대장”이었다며 "고해성사부터 하라"고 윤석열 전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야권 대선 주자 중 한 명이고 국민의힘 입당을 원하고 있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서 “조폭 리더십이 형님 리더십으로 미화되고, 양아치 리더십이 사이다 리더십으로 둔갑하고, 응답률 5%도 안 되는 여론조사가 활개를 치는 나라가 돼서도 안 된다”며 윤 전 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판했다.

서병수 의원은 지난 4월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총리 직무대행을 상대로 “저를 포함해서 많은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되었다고 믿고 있다”며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석방을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해달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탄핵부정론과 사면론을 재소환해 국민의힘 내외부로부터 강한 반발과 여론의 역풍을 불러와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4월 8일 마포포럼에서 “윤 전 총장이 특검 수사팀장을 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던 분”이라며 “구속 기소와 구형, 법원의 형량이 너무 과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3. 국민의힘 내부, 전 총장의 과거 수사 관련 비판에 대한 반응
 
이들의 윤석열 전 총장 비판·견제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의 반응은 정진석 의원과 김태호 의원처럼 반대 입장 또는 윤 전 총장을 적극 옹호하는 여론이 대세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권성동 의원(원내대표 후보)처럼 중립적·원론적 입장을 내는 경우도 있다.
 
현재로서는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대선 지지율 1위 윤석열 전 총장인 상황에서, 그의 과거 검사 직무와 관련해 비판하는 것은, 윤석열 전 총장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그의 국민의힘 입당 또는 연대를 무산시켜 유일한 카드를 버리게 되고, 결국 야권 정권 창출 실패의 길로 가자는 의미이기 때문에, 야권 대다수 여론은 윤 전 총장의 과거 수사 관련 비판에 대해 반대하는 분위기이다.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28일 "공직을 수행하는 과정에 있었던 결정 때문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본인이 그런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29일 기자들과 만나 "과거 직무수행 과정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윤 전 총장 본인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원론적·중립적으로 말했다.

권성동 의원(원내대표 후보)도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사 시절) 실수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원론적으로 말했다.

윤 전 총장의 부친의 고향인 공주가 지역구로 윤 전 총장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적인 정진석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용판 의원 주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윤 전 총장을 적극 옹호했다.

정진석 의원은 “묵은 감정은 정권교체의 큰 강물에 씻어 버려야”라는 제목으로 “김미리 부장판사가 오랫동안 붙잡아둔 조국 사건, 울산 부정선거 사건에 무죄가 선고되면, 수사 책임자였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과하여야 하는 것인가요?”라며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한 ‘윤석열 검사’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의 ‘윤석열 팀장’은 우리 사법체계에서 주어진 역할을 했을 뿐입니다. 그게 ‘홍길동 검사’ ‘홍길동 팀장’이었다고 해도 아무런 차이가 없었을 것입니다. 결과가 달라질순 없다는 것입니다”며 윤 전총장을 옹호했다.

이어 “검사 윤석열은 자신의 자리에서 본분을 다한 것일 뿐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IMF 사태 직후 우리 사법부는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들의 정책적 판단에 대해서는 그 어떤 책임도 묻지 않았습니다”며 “좁쌀에 뒤웅박을 판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협량하다’, ‘되지도 않을 일’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검사 윤석열에게 수사했던 사건들에 대해 일일이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좁쌀에 뒤웅박을 파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 야당이 수행해야 할 시대적 대의(大義)는 정권교체입니다. 정권교체라는 큰 강물에 자잘한 감정은 씻어내야 합니다. 일에는 선후와 경중이 있습니다”고 주장했다.

김태호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국민의힘 입당 제안과 러브콜을 보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총장님, 우리와 함께 합시다”라며 입당을 제안하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직을 걸었던, 가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윤석열 총장님을 기억한다”면서 “지난 재보궐선거에 국민께서 보내주신 선택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한 정권교체의 열망이자 준엄한 명령이었다. 결실은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당, 국민의힘에서 총장님의 가치와 철학으로 당당하게 증명해 주시길 바란다”며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갑시다”라고 했다.

4. 윤 전 총장, 적절한 시점에 자신의 과거 수사 관련 비판에 대해 입장 표명 예상

현재까지 윤석열 전 총장은 자신의 과거 수사 관련 비판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 이슈가 민감한 사안이고 윤 전 총장의 브랜드·정체성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 탄핵부정론과 사면론은 당시 특검 수사팀장 윤석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론은 당시 서울지검장 윤석열과 각각 밀접한 관련성이 있기에, 윤석열 전 총장은 적절한 시점에 입장 정리를 해야하는 이슈이다.

윤 전 총장의 수사에 대한 국민의힘 일각의 비판은 일견 이해되는 면도 있으나, 지금은 그 시점이 아니라는 여론이 많다.

윤 전 총장이 정치 참여 선언을 하거나 본격 정치 활동을 시작할 때, 자신이 수사 실무책임 또는 수사지휘 책임을 맡았던 사건 특히 두 전직 대통령 사건 등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것을 들어보고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있어서, 윤 전 총장은 대전고검 검사 신분으로 특검에 파견 가서 박영수 특검과 3명의 특검 밑에서 수사팀장을 맡아 나름 직무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에 있어서, 윤 당시 수사팀장이 여러 명을 수사·기소하여 유죄 받은 사람, 김용판 당시 서울경찰청장처럼 무죄 받은 사람도 있다.

수사를 받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불만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핵심은 수사 과정에서 과잉수사, 별건 수사, 먼지털기식 수사, 형평·비례의 원칙 위반, 인권 침해 등 위법·부당성이 있었냐 여부이다.

만약 윤 전 총장이 검찰 재직 시 이러한 수사상 문제가 있었다면, 본격 정치 활동을 시작할 때 마땅히 국민과 피해 당사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하고 피해 당사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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