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한국경제 복병되나
내수부진 한국경제 복병되나
  • 경인매일 kmaeil@
  • 승인 2008.07.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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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4년만에 감소, 투자도 활력 잃어
“내수부진이 한국경제의 복병될까" 고유가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 하고 있다. 그나마 수출이 버팀목이 돼 주고 있지만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한 성장세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성장률 후퇴=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8%, 작년 동기 대비로는 4.8%로 집계됐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작년 4분기 1.6%에서 올 1분기 0.8%로 반 토막 난 뒤 2분기 연속 1%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1분기 5.8%에서 2분기에 1%포인트 급락했다. 경제 성장세가 이처럼 꺾인 것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한 때문으로 풀이됐다. 최춘신 경제통계국장은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물가오름세는 확대되고 있다”면서 “고용과 임금 상승이 기대만큼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상승으로 가계 채무가 증가해 소비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민간소비는 전 기 대비 0.1% 줄면서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0.9%에서 3분기 1.3%로 반짝 상승한 뒤 4분기 0.8%, 올 1분기 0.4%로 약화했다. 승용차 에어컨 TV 등 내구재가 전분기 3.0% 증가에서 이번 분기 1.1% 감소로 돌아선데 이어 의류 신발 등 준내구재는 1.5%에서 -3.0%로 부진했다. 비내구재 소비증가율 역시 1.2%에서 0.5%로 떨어졌다. 투자도 힘을 잃고 있다. 건설투자가 전기 대비 0.6% 줄면서 1분기(-1.4%)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내수(재고 제외)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이는 0.1% 감소했던 1분기 보다 나아진 것이지만 2004년 4분기(0.3%) 수준임을 감안하면 내수가 심각한 상황이다. ◇“내수 부진이 복병”= 한은은 고유가 등을 감안할 때 소비와 투자환경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다만 수출 호조가 내수 부진을 만회하면서 하반기 성장률은 당초 예상치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고유가에 부동산 및 주식시장의 침체로 자산 디플레이션 조짐이 겹치면서 내수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값은 5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도 코스피 지수가 이날 1500대로 내려올 만큼 힘을 못 받고 있다. 고용시장은 지난달 신규 취업자가 3년 만에 가장 적은 14만7000명에 그칠 정도로 급랭했다. NH투자증권의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내수경기 악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내수 기여도는 바닥권이다. 올 1,2분기 모두 0.2%포인트에 그쳤다. 민간소비의 기여도 역시 지난 1분기 0.2%포인트에서 2분기에는 제로(0)였다. 이 추세라면 3분기에는 오히려 성장률을 깎아 먹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내수 부진은 기준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내수가 침체에 빠지는 경우 금리 인상 결정은 어렵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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