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총체적 위기속에서 산다
우리는 총체적 위기속에서 산다
  • 경인매일 kmaeil
  • 승인 2009.01.1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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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직대 원춘식
우리는 지금 총체적 난국에서 살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두가 난국이다. 오늘의 시국은 집권측이 그것을 수궁하든 안하든 분명히 위기다. 그것은 정권의 위기이자 이명박 대통령의 위기이며 또한 국가사회의 위기다. 국가경영의 효율성의 위기, 집권측에 대한 신뢰의 위기, 국가적인 정체성 위기,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촉발하고 있는 정권의 무능력의 위기가 뒤엉켜 있다. 신뢰의 위기는 집권세력의 말과 실제 사이의 괴리로 인해 국민이 더 이상 정부의 정직성을 믿지 않게 된 데서 비롯한 것이다.대한민국은 지금 심각한 정치위기에 처해 있다. 그냥 위기가 아니라 정치의 모든 주체가 기능을 상실한 총체적 위기다. 선진국은 정치 리더십이 경제 구난(救難)을 이끄는데, 한국에선 희대의 경제위기에 정치위기까지 덮치고 있는 것이다. 정치가 고장난 시계처럼 작동을 멈추면서 한 곳으로 모아져야할 국민적 위기 극복의 의지가 산산조각으로 흩어지고 있다. 정치는 국가 리더십의 모태(母胎)며 경제·사회 위기에서 국가를 구할 생명줄이다. 정치 리더십의 핵심은 권위와 신뢰인데 두가지가 다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통령서부터 국회의장·원내대표에 초선 의원까지, 보수뿐만 아니라 진보세력의 지도자까지 권위가 추락하고 있다. 그 원인은 신뢰 붕괴 탓이다. 국민과 정치권, 행정부와 입법부, 국회의장 의원, 여당과 야당, 지도자의 말과 행동 사이에서 신뢰가 부서져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12일 심각한 정치위기를 충격적으로 개탄했다. 대통령이 우리의 작동 정지된 정치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그마나 위안이라 하겠다. 그러나 정치위기 책임의 일단은 국가 리더십의 봉우리라 할 수 있는 대통령에게 있다고 본다. 대통령도 그 책임을 통감하고 정치가 올바로 기능토록 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놨어야 옳았다. 우리는 난장판 국회가 끝나지 않았으며 후유증은 오래갈 것이라 지적했다. 아니나 다를까 국민 우롱 코미디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불법 점거로 국회를 장기간 마비시켰으면 자숙·근신 모드로 들어가야 했다. 그런데도 의원 9명이 회기 중에 태국으로 골프여행을 떠났다. 국회를 난장(亂場)으로 만들어 놓고도 아무일 없는 듯 행동하니 그들에게 공인 의식이나 염치는 아예 없는 것인가. 국회는 다시 열렸는데 기획재정위·법사위·문방위·외통위 위원들은 각종 명분을 달아 외유를 떠났거나 떠나려 했다. 관례라고 하지만 의정활동이라는 더 소중한 관례는 왜 결사적으로 지키지 못했는가. 이들에게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국회의 리더인 원내대표들은 앞장서서 국회를 소극(笑劇)으로 만들고 있다. 그들은 TV 토크쇼에 나가 서로 치켜세우고 어깨동무하고 노래를 불렀다. 코미디 봉숭아 학당을 보는 것 같다. 미국 멕시코로 외유를 떠나려다 여론이 까칠하자 포기하기도 했다. 이들이 리더이니 국회의 품격이 시장 바닥에나 뒹구는 것이다. 강기갑 민노당 대표는 격투기·공중 부양 폭력을 사과한다면서 국민만이 나를 심판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진보세력 지도자의 수준이 저러하니 보수만큼 진보도 위기인 것이다. 국회 내부에서도 국회 차원의 일대 정풍 운동, 도덕 재무장 운동이 거론되고 있다. 정풍을 뛰어넘는 정치 재건 운동이 필요하다. 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해야 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적 기능들이 작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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