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論人에게 어떤 공격도 허용 안된다
言論人에게 어떤 공격도 허용 안된다
  • 원춘식 기자 wcs@
  • 승인 2009.08.1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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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부르고, 읽고 싶은 책을 거리낌 없이 읽고, 하고 싶은 말을 두려움 없이 하면서 살게 되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이다. 민주주의 실현으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었다. 자유의 선택이 감옥이나 생명의 위협을 의미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그러나 민주화가 도래했다고 자유에 대한 위협이 끝난 것은 아니다. 지난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이 깊어지면서 일부 네티즌들이 자신들의 촛불 집회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조선 ·중앙·동아일보에 광고하는 기업들에 압력을 넣고, 일부 시위대는 조선일보사와 동아일보사에 무단으로 폭력을 행사했다. 또 거리의 시위 군중들은 취재기자들을 폭행하기도 하였다. 이는 자유 사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자유의 사회에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 가치를 갖는다. 사상과 토론의 자유의 절대성을 옹호한 철학자 J.S.밀(Mill)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단 한 사람이 전 인류와 다른 의견을 가진다고 할지라도 그의 의견은 존중되어야 한다.그 한사람이 절대 권력을 장악했을 때 전 인류를 침묵하게 하는 것이 정당하지 못한 것과 같이 인류가 그 한 사람을 침묵시키는 것도 정당하지 못하다. 그가 필사적으로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옹호한 이유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오류 수정과 진리 인식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가 무한한 것은 아니다. 모든 개인이 최대한의 자유를 누리면서도 그것이 타인의 자유를 침해되도록 해서는 안된다.불행하게도 자유는 법에 의해 제한되어야 한다. 사상과 언론의 자유는 국가가 법질서를 보장하는 상태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법질서를 어기는 사람이나 집단은 통제해야 한다. 사상과 언론의 자유 원칙도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제한되어야 한다는 원칙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언론(言論)의 자유가 보장된 상황에서 꽃필 수 있다. 언론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펼쳐지는 광장이고, 그것은 국가가 아니라 개인이 소유할 때 광장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유주의 국가에서 언론 기관들이 국가 소유가 아니라 개인의 소유로 운영되며 그 기관들이 각자 독립적인 설립 이유를 갖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무엇을 위해 자신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존재 이유는 언론 기관 스스로가 결정한다. 그리고 구독자와 광고주는 그 결정을 선택하거나 외면한다. 이것이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 그것을 담아내는 언론 기관이 존립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어떤 행태든 광고 탄압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것이고 자유 민주주의 사회의 기반을 파괴하는 것이다. 언론사들이 갖는 논조의 다양성은 사회를 갈등하게 하고 분열시키는 저주가 아니라 발전시키는 축복이다. 자유 민주사회에서 획일성은 악이고 다양성은 선이다. 이념이나 정책, 시사 문제에 대해 각자의 의견이 다르다는 사실은 그 사회의 건강을 보여주는 징표이다. 자신과 입장이 다른 의견을 비판하고 공격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때, 비판하고 공격해야 할 대상은 언론사나 언론인이 아니라 그들이 제시한 의견이다. 칼이 아니라 말로 싸워야 한다. 우리가 다시 숨죽이며 노래 부르고 읽고 써야하는 사상의 암흑 시대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면, 다시 금서와 금지곡이 존재하고 자유로운 의사 표명이 생명의 위협을 초래하는 그런 사회에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언론사와 언론인에 대한 어떤 형태의 공격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공격이 우리 사회에서 허용되고 있다면 그것은 국가의 잘못이고 국가의 직무유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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